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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노사 정면충돌…내일 파업, 경영진 54명 전원 “조건부 사직”

중앙일보 2019.01.07 00:02 경제 3면 지면보기
19년 만에 총파업(8일)을 앞둔 KB국민은행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노사 양측은 주말인 6일에도 협상을 이어갔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양측은 성과급 기준과 임금피크제 도입과 적용 시기 등 주요 현안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 “300% 성과급,임금피크 연장”
사측 “영업 차질 땐 책임지고 사표”

가장 뜨거운 쟁점은 성과급이다. 노조는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현행 기준에 따라 2017년과 같은 수준인 기본급 300%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주장하고 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에 연동한 성과급 지급 기준을 주장하는 사측은 200% 이상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제안하며 한 발짝 물러섰지만 노조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신입 행원 페이밴드(호봉상한제)와 만 55세인 임금피크제 진입 시점 등에 대한 협상도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지는 협상에도 노사 양측은 이미 배수의 진을 치고 있다. 국민은행 부행장을 비롯해 전무·상무·본부장·지역영업그룹대표 등 KB국민은행 경영진 54명은 지난 4일 허인 행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총파업으로 영업 차질이 발생하면 이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조건부 사임 의사를 밝혔다. 시중은행장 가운데 첫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노사 화합을 강조했던 허 행장이 총파업을 막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조는 7일 저녁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전야제를 연 뒤 8일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 노조는 지난달 27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96.01%(1만1511명)의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했다. 경영진의 사임 압박에 대해서 노조는 “사표 수리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든 번복할 수 있다. 더욱이 최고경영자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노사가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파업에 돌입할 때를 대비해 은행은 비상대책도 마련하고 있다. 은행은 정상영업이 어려울 경우 거점점포 중심으로 고객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하지만 전 직원(1만7000여 명) 중 노조원(1만4000여 명)이 차지하는 비중 등을 감안하면 파업에 따른 고객의 불편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하현옥·염지현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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