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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미국 경제마저 꺾이나? … 10년 ‘나홀로 호황’ 변곡점 다다를 듯

중앙일보 2019.01.06 00:02
연준,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미·중 무역전쟁, 선진국 경기 둔화 등 악재 수두룩

 
트럼프 대통령은 증시 하락 등의 주요 원인이 연준의 금리 인상이라고 보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연일 비판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증시 하락 등의 주요 원인이 연준의 금리 인상이라고 보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연일 비판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2019년 미국 경제에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어진 ‘나홀로 호황’이 정점에 다다를 전망이라서다. 그동안 미국 경제지표는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실업률은 2018년 10월 3.7%로 1969년 12월 이후 가장 낮고,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목표치인 2%에 도달하고 있다. 2018년 미국 경제성장률은 2.9%(IMF 전망치)로 소비지출과 기업투자가 성장을 견인하는 축으로 작용했다. 2017년 12월 통과된 세제개혁안 효과로 가처분소득이 늘어 소비지출이 증가했다. 여기에 법인세 인하, 설비투자 인센티브 시행으로 기업투자가 증가하면서 미국 경제는 세계 경제 성장을 주도해왔다.
 
2019년은 좀 다를 듯하다. 미국 경제는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활력이 떨어지면서 성장률이 2.5%(미 연준 전망치는 2.3%)로 낮아질 전망이다. 2019년 상반기까지는 세제혜택에 따른 민간소비 증가와 이와 연계된 기업활동이 성장률 상승에 기여했다. 고용지표도 비농업부문 취업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고용시장이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유럽과 일본 등 미국 외 선진국 경제가 둔화되기 시작했고, 유럽의 양적완화 축소 등 글로벌 통화긴축 기조가 강화되고 있다. 때문에 2019년 하반기 미국 경제는 이런 대외적 환경을 맞이하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여파가 영향을 미치는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를 바탕으로 한 자산가격 상승, 소비·투자 확대라는 유동성 효과가 사라지는 것이다. 이는 점차적으로 기업투자와 건설 수요, 소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미 경제도 부담
저금리로 시중에 풍부해진 유동성이 흘러들어갔던 미국 주택 시장은 2015년 이후 5%대의 상승률을 이어왔다. 신규 주택 판매와 기존 주택 판매도 완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연준이 금리 인상을 하는 횟수만큼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력 또한 높아지는 점을 고려한다면 금리 인상으로 주택시장은 점차 둔화 또는 정체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2018년 들어 주택건축 허가, 신규 착공 수가 감소하고 있어 신규 주택 판매와 기존 주택 판매도 비슷한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는 ‘부의 효과’ 로 말미암아 소비를 늘려왔던 미국인의 소비행태와 이에 연계된 기업활동에 변화를 가져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2019년 미국 경제의 성장활력을 떨어뜨리는 또 다른 요인으로 2018년 경제 성장의 주축으로 작용했던 감세효과의 점진적 감소와 미·중 무역전쟁으로 커진 기업 부담을 들 수 있다. 2018년 1월부터 적용된 세제개편의 효과는 상반기에 극대화된 후 점진적으로 낮아지고 있고, 2019년에는 기저효과로 예년 만큼의 효과가 나타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불거진 미·중 통상마찰에 따른 갈등은 장기적인 소모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서로 힘만 빼는 양상이 컸다면 2019년부터 중국과의 통상마찰이 가져온 영향력이 미국 경제의 부담으로 본격 작용할 것이다.
 
미국 정부는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강화하고 통상법 301조 등을 발동시키며 중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통상법 301조는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무역제재 관련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근거다. 미국은 이를 통해 2500억 달러(2018년 11월 기준)에 달하는 중국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ISM, 2018년 10월 57.7)는 2016년 이후 경기 확장과 수축의 기준선인 50을 지속적으로 넘었다. 다만, 중국 수입품에 대해 미국 정부가 관세를 부과해 원가 상승, 대체 협력업체 물색 등에 따른 제조 업계의 이익 감소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
 
미국 경제는 성장세를 바탕으로 관세 부과에 따른 원가 상승 압력을 버티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기업비용 증가는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결국 미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증시 측면에서도 이런 대목은 여실히 드러난다. 2018년 미국 증시는 성장세를 바탕으로 중국과의 통상마찰을 이겨내며 상승세를 보였다. 이와 달리 중국 증시는 미국과의 통상마찰 악화에 대한 경계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2019년 미·중 통상마찰에 따른 영향력이 미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기 시작한다면 2018년 중국 증시 하락에서 봤듯이, 미국 증시의 하락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다.
 
금리 인상, 2019년 상반기 일단락 가능성 
세계 경제 성장을 주도했던 미국 경제가 통화정책 정상화로 유동성 효과가 희석되고, 중국과의 통상마찰에 따른 교역 위축으로 2019년 정점을 지날 가능성이 커졌다. 경제 성장을 위한 재정확대 정책 기대가 높아질 수 있는 시점으로 통화정책도 완급 조절을 통해 경기를 저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재정확대 정책의 일환으로 인프라 투자와 같은 성장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크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2019년 상반기에 일단락될 것으로 전망한다 [박스 기사 참조].
 
미국 경제의 단편을 보여줄 수 있는 고용상황을 보면, 고용률은 완만한 상승곡선을 보이고 있다. 2015년까지 하향세를 그리던 경제활동참가비율도 60%대로 유지되는 모습이다. 연준이 통화정책 결정의 잣대로 삼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2018년 9월 2.0%)도 연준의 목표치인 2%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준은 2018년 기준금리를 4차례 올려 지난 12월 말 현재 2.25~2.5%가 됐다. 2018년에는 성장모멘텀이 이어졌지만 대외적으로 세계 경기 둔화 압력과 미·중 통상마찰로 미국 내 소비자물가가 상승하는 등 압박 요인이 커진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2019년 경제 성장률이 예년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 단행은 잠정적으로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성장의 둔화는 금리 인상 속도를 줄이게 하는 요인이다. 만약 성장 둔화 위험이 커질 경우 금리를 인하해야 할 수도 있다. 2019년 상반기까지 나타날 연준의 금리 인상은 어쩌면 미국 경제가 하강할 경우 금리 인하 대응력을 기를 수 있는 선제적 대응으로도 판단할 수 있다고 본다.
 
2018년 11월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는 예상대로 상원 공화당, 하원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했다. 미국 국민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집권 이후 공을 들여왔던 ‘외교·경제’보다는 ‘건강보험·이민정책’ 등 민생과 직결되는 문제에 더 관심을 가졌다. 이 결과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의 무역분쟁’으로 대변되는 외교 측면, ‘감세와 규제완화’라는 경제 측면에 역량을 집중하기가 어려워졌다. 11월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의 행보는 아직 먼 시기이지만 2020년 대선을 염두에 두고 정치적 행적이 그릴 것이다. 중간선거를 통해 표출된 ‘민생’이라는 민심에 부응하기 위해 대선 공약 중 하나였던 ‘인프라 투자’라는 새로운 무기로 민생 문제 해결과 경기 회복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할 것이다.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했던 세제 개편이 감세를 통한 간접적인 경기 활성화 수단이었다면 인프라 투자는 일자리와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직접적인 경기 부양 수단이다. 인프라 혁신 계획은 트럼프 공약 중 국민의 지지가 가장 높고 민주당도 매우 호의적이라는 점에서 인프라 투자를 통한 미국인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판단한다.
 
뚜렷한 상승동력 찾기 어려워 
다만, 2018년 1월부터 적용된 세제개편의 효과로 개인소득세 및 법인세수 감소가 예상되고 앞으로 인프라 투자를 위한 재정 지출 확대는 미 연방정부의 부채 부담을 증가시킬 것이다. 최근 3년 간 연도별 미국 연방정부의 세입 증가율은 2% 미만에 그친 반면, 세출 증가율은 3~5%를 기록하고 있어 재정적자 규모 확대를 야기해왔다. 미국 의회예산국에 따르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2018년 3.9%에서 2019년 4.6%로 늘어날 전망이다. 2019년에는 GDP 대비 부채비율도 1968년 이래 최고치인 79%가 전망되는 만큼 재정에 대한 우려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재정적자 이슈는 인프라 투자의 꼬리표로서 2019년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2019년 미국 경제의 성장활력이 감소한다면, 언제쯤 미국 경제가 다시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을까? 현재로선 뚜렷한 상승동력을 찾기 어렵다에 무게가 실린다. 과거 2000년 초반 미국 정보기술(IT) 확산 효과가 성장활력을 높이며 장기적인 상승 추세를 견인했지만, 지금은 뚜렷한 상승동력이 눈에 띄지 않는다. 실물 부문의 경기 회복은 생산성 향상이나 신기술 개발이 동반돼야 한다. 과거 미국은 1980년대 IBM의 퍼스널 컴퓨터 개발과 MS의 윈도우 소프트웨어 출시, 2000년대 애플의 아이폰 개발 등 신기술 개발을 통해 경기를 회복해 나갔다.
 
혹자는 2018년 등장한 4차 산업혁명을 거론할 것이다. 미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R&D) 투자와 유수한 첨단기업을 보유하며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이를 주도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 발표에 따르면 2017년 세계 100대 혁신기업 중 50개 기업이 미국 기업이었다. 2016년 36개였던 혁신기업수가 한 해 만에 14개가 늘어난 것으로 세계 5대 혁신기업 중 4개(세일스포스·테슬라·아마존·넷플릭스)가 미국 기업이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대표 기업이 대부분 미국 기업이라는 점에서 4차 산업혁명은 분명 미국 경제 도약에 큰 힘이 될 것이다. 다만, 미래 수요에 대비한 기업투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실제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길게 보면 미국 경제는 신시장 창출을 통한 4차 산업혁명 성과가 가시화되며 성장세가 견고해 질거라는 믿음은 확고하다. 그러나 당장 도래하는 2019년 미국 경제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울 가능성이 커진 만큼 금융위기 이후 잠시 잊고 살았던 미국 경기 둔화가 경제·금융시장 전반의 큰 관심사로 부각될 것이다. 미국 정부도 이를 잘 인식하고 있는 만큼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확대 정책과 통화정책 완급 조절을 통해 대응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문남중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위원 

 
[박스기사] 미 금리 2019년에 얼마나 오를까 - 인상 횟수 3회→2회로 줄어들 가능성
한 나라의 경제가 어느 정도의 금리 수준을 수용할 수 있을지는 경제의 체력에 따라 좌우된다. 지금과 같은 미국 경제의 기초 체력에서는 3%대의 금리가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전의 경기 확장 사이클을 보자. 변곡점이었던 2000년(IT버블 정점)과 2007년(주택버블 정점)에 미국의 장기 금리가 5%에 도달하자 실물경제와 주식시장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당시 미국의 명목 잠재성장률은 6.5% 내외였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3.5%에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3.0%를 더한 6.5% 내외가 2000년대 초·중반 미국 경제의 명목 잠재성장률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경제의 기초 체력이 약해지면서 명목 잠재성장률은 한 단계 떨어진 4.5% 내외(실질 GDP성장률 2.5%, 물가상승률 2.0%)로 추정된다. 실물경제의 성장 잠재력은 10여 년 전보다 2%가량 낮아졌다고 볼 수 있다. 미국 경제의 체력이 과거에는 5% 내외의 금리까지 버틸 수 있었다면, 요즘에는 그렇지 않다. 금리가 그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서도 경기가 둔화될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2019년에 미국 금리는 얼마나 오를까? 연준은 2019년 2차례, 2020년 1차례의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연준이 12월 19일(현지시간) 연방공개 시장위원회(FOMC) 직후 공개한 점도표(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표시한 그래프)를 보면 2019년 말 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2.875%였다. 연준이 이날 금리를 2.25~2.50%으로 올렸기 때문에 내년에는 2차례 더 인상한다는 뜻이다. 연준은 지난 9월 발표한 점도표에서 2019년 3차례의 인상을 전망했었다.
 
2019년 2번의 금리 인상을 전망한 FOMC 위원은 5명이었다. 또 6명은 3번의 인상을, 6명은 1번 이하의 인상을 예상해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했다.
 
2020년 말 점도표 중간값은 3.125%였다. 연준이 2020년에도 금리를 한 번 더 올린다는 뜻이다. 1번의 인상을 전망한 위원은 4명이었다. 2번 이상은 5명, 0번 이하는 8명의 지지를 받았다. 연준은 9월 발표한 점도표에서 연방기금금리가 2020년 3.375%까지 올린 후 2021년에는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을 예고했다. 장기 기준금리 수준은 3.0%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번 12월 점도표에서는 2020년과 2021년 금리가 3.125%로 제시됐다. 장기 금리 전망은 2.75%로 낮아졌다. 연준은 이날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이후 미국의 경제 지표 전망치도 수정했다. 경제성장률은 2018년 3.0%, 2019년 2.3%, 2020년 2.0%, 2021년 1.8%를 제시했다. 이는 9월 전망(2018년 3.1%, 2019년 2.5%, 2020년 2.0%, 2021년 1.8%)보다 하향 조정된 수치다. 실업률은 2018년 3.7%, 2019년 3.5%, 2020년 3.6%, 2021년 3.8%로 관측했다. 실업률 전망 역시 9월(2018년 3.7%, 2019년 3.5%, 2020년 3.5%, 2021년 3.7%)보다 미세하게 비관적인 방향으로 바뀌었다.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은 2018년 1.9%, 2019년 1.9%, 2020년 2.1%, 2021년 2.1%를 예상했다. 9월(2018년 2.1%, 2019년 2.0%, 2020년 2.1%, 2021년 2.1%)에는 2018년 말부터 물가상승률이 목표 범위인 2%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8년과 2019년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2% 밑으로 내려왔다는 것은 연준이 긴축 속도를 늦출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 한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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