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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온그린 몇 번 아이언이죠” “6번으로 170m요”

중앙일보 2019.01.04 00:02 경제 7면 지면보기
지난해 9월 라이더컵 당시 경기 후 인터뷰하는 저스틴 로즈(가운데)와 헨릭 스텐손. [AP=연합뉴스]

지난해 9월 라이더컵 당시 경기 후 인터뷰하는 저스틴 로즈(가운데)와 헨릭 스텐손. [AP=연합뉴스]

 
“방금 먼 거리에서 온그린에 성공했는데요. 몇 번 아이언을 사용했나요.” “170m를 앞두고 6번 아이언을 잡았습니다.”
 
앞으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선 라운드 도중 방송 리포터와 선수 사이에 이런 퀵 인터뷰가 가능해진다. PGA투어 사무국은 새해부터 일부 대회의 경우 라운드 도중 선수 인터뷰를 허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3일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의 카펠라 리조트에서 개막한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대회부터 라운드 도중 인터뷰를 허용했다. 그동안 라운드 전후에 인터뷰는 가능했지만, 경기 도중 선수에 대한 접근은 엄격히 금지됐다. 작은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선수가 적잖기에 골프 경기 도중 인터뷰는 금기에 가까웠다.
 
지난해 마스터스 연습 라운드에서 방송 인터뷰에 나선 이언 폴터. [AFP=연합뉴스]

지난해 마스터스 연습 라운드에서 방송 인터뷰에 나선 이언 폴터. [AFP=연합뉴스]

 
그러나 최근 유럽·호주 등 일부 투어에서 경기 도중 선수 인터뷰를 허용하면서 PGA투어도 문호를 개방키로 했다. 골프 팬과 시청자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서겠다는 의도다. 물론 모든 대회, 모든 라운드에서 그런 건 아니다. AP는 “PGA투어가 라운드 도중 인터뷰를 허용했지만 아직은 시범 단계”라면서 “TV 시청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또 하나의 노력”이라고 전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 리포터가 라커룸에 들어가거나 미국프로농구(NBA) 경기 하프타임 도중 감독에게 전략을 묻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대회를 중계하는 방송사는 선수의 동의 하에 라운드 도중 인터뷰를 할 수 있다. 시청자들은 경기 도중 인상적인 샷이나 퍼트가 나올 경우 이에 대한 선수의 반응을 인터뷰를 통해 전달받을 수 있다.
 
 
이번 조치에 대한 선수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호주 투어에서 라운드 도중 인터뷰를 경험했다는 마크 레시먼(36·호주)은 미국 ESPN과의 인터뷰에서 “인터뷰 시점에 따라 예민한 문제이긴 하지만 시청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면 무엇이든 좋은 것이다. 우리는 더 많은 사람이 골프 경기를 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자 골프 세계 1위 브룩스 켑카(29·미국)도 “지난해엔 라운드 도중 인터뷰에 거부감이 있었지만,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다. 라운드 도중이라도 인터뷰를 하자고 하면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방송 인터뷰에 응하는 로리 매킬로이. [AP=연합뉴스]

방송 인터뷰에 응하는 로리 매킬로이. [AP=연합뉴스]

 
반면 저스틴 토마스(26·미국)는 “라운드하는 도중 혼잣말을 많이 하는 편이다. 그 시간은 온전히 나와 캐디만의 시간”이라면서 “라운드 도중 인터뷰가 별로 큰 이익을 가져다줄 것 같진 않다. 오히려 나를 더 나쁘게 보이게 만들 것 같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로리 매킬로이(30·북아일랜드)도 “유럽 투어에서 몇 년 전부터 라운드 도중 짧은 인터뷰를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난 매번 ‘안 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PGA투어는 올해 라운드 도중 선수 인터뷰를 시범적으로 운용해본 뒤 모든 대회로 확대할 지 결정할 계획이다. 물론 긴박한 승부가 벌어지는 최종 라운드 때나 선수가 민감하게 느끼는 시점엔 인터뷰 요청을 하지 않는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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