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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영웅의 후손이라는 얘기 듣고 커…일제 희생되신지 100년, 그분 더 알고 싶어”

중앙일보 2019.01.03 00:04 종합 5면 지면보기
독립운동가 최재형 후손 최 일리야 세르계예비치

독립운동가 최재형 후손 최 일리야 세르계예비치

러시아 땅에서 독립운동을 이끌었던 최재형 선생의 이름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한국인들에게 낯설었다.
 
지난해 6월 21일 문재인 대통령이 러시아 하원 연설 도중 “안중근·홍범도·최재형·이상설 선생 등 수많은 한국의 독립투사들이 이곳 러시아에 망명해 러시아 국민의 도움으로 힘을 기르고 국권 회복을 도모했다”고 언급했다. 많은 이가 최재형을 새롭게 주목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광복절 전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재한 독립유공자 및 유족 초청 오찬에 최재형 선생의 증손 쇼르코프 알렉산드로 올레고비치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기자는 모스크바에 거주하는 초이 일리야 세르계예비치(17·사진)를 e메일로 인터뷰했다. 그는 최재형의 현손(玄孫·고손자), 즉 4대손이다. 최재형-표트르(장남)-인노켄티-예브게니-일리야로 면면이 이어져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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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고교를 졸업할 예정인 일리야군은 “지난해 7월 경상북도가 주최한 재러시아 독립운동가 후손 초청 행사에 참석해 (최재형) 할아버지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됐다”며 “독립운동 영웅의 후손이란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할아버지께서 한국의 자유와 독립을 위한 투쟁에 많은 인력과 자원을 썼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학교도 세우고 독립을 위한 투사단을 조직했다는 이야기를 할머니로부터 듣고 자랐다”고 한다.
 
연해주 우수리스크에 만들어진 ‘최재형기념관’에는 아직 못 가봤지만 언젠가는 꼭 방문할 예정이라고 했다.
 
2019년이 임정 100주년이란 사실에 대해서는 “그런 뜻깊은 기회에 할아버지의 나라를 다시 방문할 수 있으면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최재형 선생은 1920년 4월 일본군의 총탄을 맞고 순국했다. 2020년은 최 선생의 순국 100주년이다. 일리야군은 “순국 100주년 행사 계획을 아직 구체적으로 모르지만 친척(최 발렌틴)과 꾸준히 연락하면서 새로운 소식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조상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다. 훌륭한 할아버지의 활약상을 (내가 결혼하면) 아이들에게 꼭 전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최재형 선생을 주인공으로 만든 뮤지컬 ‘페치카’가 2월 20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장세정 논설위원 z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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