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클이 입으니 매출 20배…해리의 그녀 ‘패션 끝판왕’

중앙일보 2019.01.02 14:47
영국 해리 왕자의 부인 메건 마클 서섹스 공작부인 [AP=연합뉴스]

영국 해리 왕자의 부인 메건 마클 서섹스 공작부인 [AP=연합뉴스]

지난해 12월 10일(현지시간) 영국 패션협회가 런던 로열 앨버트 홀에서 개최한 연례 패션 시상식. 모델 케이트 모스와 영국 보그 편집장 에드워드 에닌풀, 모델 켄달 제너, 베컴 부부 등 패션업계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이 대거 참석했다. 하지만 가장 주목을 받은 이는 해리 왕자와 결혼한 메건 마클, 서섹스 공작부인이었다. 
 

웨딩드레스 만든 켈러 英 최고 여성의류 디자이너상
캐나다브랜드 코트 입자마자 미디어에 16억회 노출
호주 방문 때 든 가방 북미 매출 2배↑ '메건 효과'
자선하는 브랜드 선호…올해는 출산용품에 주목

 마클은 자신의 웨딩드레스를 제작한 클레어 웨이트 켈러가 최고 여성 의류 디자이너 상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무대에 깜짝 등장했다. 프랑스 브랜드인 지방시의 최초 여성 아티스틱 디렉터를 맡고 있는 영국 디자이너 켈러가 마클의 긴소매 보트넥 웨딩드레스를 디자인해 명성을 드높이게 된 것이다.
영국 디자이너 클레어 웨이트 켈러가 디자인한 보트넥 지방시 웨딩드레스를 입은 마클과 해리 왕자(가운데 왼쪽) [AP=연합뉴스]

영국 디자이너 클레어 웨이트 켈러가 디자인한 보트넥 지방시 웨딩드레스를 입은 마클과 해리 왕자(가운데 왼쪽) [AP=연합뉴스]

 
 입거나 들기만 하면 브랜드의 매출이 두 배로 늘어나는 인물. 패션 회사의 운명을 바꿔놓는 셀럽으로 배우 겸 모델 킴 카다시안이나 베컴 부부, 영국 윌리엄 왕세손의 부인 케이트 미들턴 케임브리지 공작부인 등이 꼽혀 왔다. 하지만 마클이 지난해 이들을 모두 능가하며 패션 업계에 ‘메건 효과'를 일으켰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입으면 대박을 만드는 매출 ‘끝판왕’에 등극한 셈이다.
 
 마클은 알렉산더 맥퀸이나 구찌, 프라다 같은 고급 브랜드 외에 잘 알려지지 않은 독립 패션 브랜드를 선택함으로써 새로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에티켓 전문가인 조 브라이언트는 “영국 왕실 가족은 외투를 입고 공식 행사에 나설 때 많은 시간을 들인다. 마클이 입었다면 흠잡을 데가 없고 신중하게 골라졌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북아일랜드 벨파스트를 방문한 해리 왕자와 마클 [EPA=연합뉴스]

북아일랜드 벨파스트를 방문한 해리 왕자와 마클 [EPA=연합뉴스]

 
 마클이 어떤 코트를 입을 경우 그 업체엔 크리스마스가 찾아온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캐나다의 한 의류 브랜드에는 지난해 3월 크리스마스가 왔다. 메건이 해리 왕자와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방문할 때 해당 브랜드의 모래색 코트를 입었기 때문이다. 24시간 만에 이 브랜드는 16억회가량 미디어에 노출됐고, 인스타그램 팔로워도 2000명이 증가했다고 칸타르 컨설팅이 분석했다.
 
 마클이 해리 왕자와 첫 번째 해외 방문에 나선 호주에서 에든버러에 기반을 둔 스트라스베리 가방을 들자 5년 된 이 브랜드의 전년 대비 북미 매출이 두배로 뛰어올랐다. 이 업체는 일본에서 웹사이트를 개설하게 됐고 큰 주목을 받았다. 브랜드 설립자 가이 헌들비는 “그 노출 한 번으로 받은 반응은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2000개 이상의 기사가 수개월 동안 나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이 업체는 유명한 런던 상가에 첫 부티크를 열었다. 600만 파운드였던 연 매출이 지난해 1200만 파운드로 뛰어올랐다.

 
지난해 연말 런던에서 열린 브리티스 패션 어워드에 참석한 모델 켄달 제너. 쟁쟁한 스타들이 모였지만 매건 마클이 패션업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인물로 꼽히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해 연말 런던에서 열린 브리티스 패션 어워드에 참석한 모델 켄달 제너. 쟁쟁한 스타들이 모였지만 매건 마클이 패션업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인물로 꼽히고 있다. [AP=연합뉴스]

 심지어 마클의 실수도 수익성을 입증했다. 지난해 10월 호주에 갔을 때 그는 셀프 포트레이트 브랜드의 빨간 드레스를 입었는데 상품 태그가 붙은 채였다. 전 세계 타블로이드가 이를 다뤘다. 해당 브랜드 설립자는 “모든 노출이 마클이 하면 좋은 홍보가 된다. 그녀가 태그가 붙은 드레스를 입고 나왔을 때 미국에서만 2일 만에 15억 회의 반응을 낳았다”고 말했다. 이어 “호주 방문을 통틀어 태그 때문에 그 옷이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CNN을 포함해 패션 뉴스를 잘 다루지 않는 매체도 보도할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호주 방문 때 마클이 입은 빨간 드레스 아랫 부분에 상품 태그가 붙어 있다. 해당 브랜드는 이 일로 미국에서만 이틀 만에 15억회의 홍보 효과가 났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호주 방문 때 마클이 입은 빨간 드레스 아랫 부분에 상품 태그가 붙어 있다. 해당 브랜드는 이 일로 미국에서만 이틀 만에 15억회의 홍보 효과가 났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마클은 자선 활동을 하거나 그런 정신을 가진 브랜드를 좋아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호주 방문 때 입은 블랙진은 아웃랜드 제품인데, 캄보디아에서 성매매하다 구출된 여성들에게 재봉사 훈련을 시키는 것을 지원하는 브랜드다. 호주 방문 이후 이 브랜드는 전 세계 온라인 판매가 2000% 증가했다. 
크리스마스 행사에 참석한 윌리엄 왕세손과 부인 미들턴 케임브리지 공작부인, 마클 서섹스 공작부인과 해리 왕자.(왼쪽부터) [AP=연합뉴스]

크리스마스 행사에 참석한 윌리엄 왕세손과 부인 미들턴 케임브리지 공작부인, 마클 서섹스 공작부인과 해리 왕자.(왼쪽부터) [AP=연합뉴스]

 
 매건은 제품이 팔릴 때마다 소말리아나 잠비아 같은 곳에 백신과 치료제를 제공하는 사업을 지원하는 브랜드의 백도 들었다. 전략 컨설팅회사인 OC&C의 코이 노케스는 “마클의 지원으로 혜택을 본 브랜드는 소비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가격 수준의 브랜드였다"고 말했다.

 
 브라이언트는 “지난해 1월 마클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닫았다. 신비함과 비밀이 더해지면서 왕실에 대한 흥미도 올라갔고, 마클이 무엇을 입을지에 더 이목이 쏠렸다"고 말했다. 메건이 임신해 올해는 출산 제품에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