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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신과 대피통로 유무 실태조사…故 임세원 교수 사건 대책

중앙일보 2019.01.02 14:45
서울 강북삼성병원 신경정신과에서 진료 상담을 받던 환자가 의사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사건이 지난해 12월 31일 발생했다. 이날 경찰 과학수사대 대원들이 조사를 위해 현장에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북삼성병원 신경정신과에서 진료 상담을 받던 환자가 의사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사건이 지난해 12월 31일 발생했다. 이날 경찰 과학수사대 대원들이 조사를 위해 현장에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정신과 진료 현장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선다. 지난해 말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고(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숨진 사건에 대한 대책이다. 의료진 보호를 위한 제도적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외래치료명령제 등 법 개정도 추진

보건복지부는 지난 1일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회의를 열고 안전한 진료 환경을 위한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자리에서 복지부와 학회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으로 정신질환자가 위험하다는 사회적 인식이 생겨서는 안 되지만 의사와 환자가 1대1로 대면하는 일이 많은 정신과 진료 특성을 반영한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복지부는 우선 일선 병원 정신과 진료현장의 안전실태 파악을 추진하기로 했다. 진료실 내 대피통로(후문)가 마련됐는지, 비상벨 설치 유무 등을 파악한다. 보안요원이 있는지와 폐쇄 병동 내 간호인력이 적정하게 있는지 등도 살펴보기로 했다. 또한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함께 진료환경 안전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이에 필요한 제도·재정적 지원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또 ‘정신건강복지법’을 개정해 정신의료기관에서 퇴원하는 환자의 정보를 관할 정신건강복지센터에 통보하고, 지역사회에서 정신질환자를 관리하는 외래치료명령제도 도입할 계획이다. 이 제도는 시·군·구청장이 정신의료기관의 장의 청구를 받아, 비자의로 입원한 환자에 대해 퇴원하기 위한 조건으로 1년 동안 외래치료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한다.
 
다만 이 제도들은 법을 개정해야 실시할 수 있다. 퇴원 정신질환자의 정보를 관할 정신건강복지 센터에 연계하는 법안은 현재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복지부는 외래치료명령제를 활성화하는 법안은 국회와 협의해 발의할 예정이다.
 SNS서 확산하고 있는 故 임세원 교수 추모 그림 [원작자 늘봄재활병원 문준 원장=연합뉴스]

SNS서 확산하고 있는 故 임세원 교수 추모 그림 [원작자 늘봄재활병원 문준 원장=연합뉴스]

고 임세원 교수는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5시 44분쯤 진료 보던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사건 당시 임 교수는 진료실에 마련된 대피공간으로 피해 충분히 살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바깥에 있는 간호사들을 대피시키려 뛰어나갔고, “빨리 대피하라”고 소리치며 다른 이들을 살리려 애쓰다 변을 당했다. 
 
복지부는 임 교수에 대해 “고인은 생전 마음이 아픈 사람을 걱정하고 치유과정을 함께 하면서 환자를 위해 성실히 진료에 임했다”며 “자살예방을 위한 생명지킴이 프로그램 개발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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