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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 안내견 8년 일한 후 은퇴…사람 나이론 몇 살?

중앙일보 2019.01.02 13:00
[더,오래] 신남식의 반려동물 세상보기(16)
2018 세계안내견의 날인 지난 4월 25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서울맹학교, 상계제일중학교 학생들이 삼성화재 안내견학교가 마련한 '안내견 보행체험'에 참가해 안내견과 한 조를 이뤄 걷고 있다. '세계 안내견의 날'은 비영리단체인 세계안내견협회(IGDF)가 1992년 처음 지정해 매년 4월 마지막 수요일에 세계 각국에서 행사가 열린다. [뉴스1]

2018 세계안내견의 날인 지난 4월 25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서울맹학교, 상계제일중학교 학생들이 삼성화재 안내견학교가 마련한 '안내견 보행체험'에 참가해 안내견과 한 조를 이뤄 걷고 있다. '세계 안내견의 날'은 비영리단체인 세계안내견협회(IGDF)가 1992년 처음 지정해 매년 4월 마지막 수요일에 세계 각국에서 행사가 열린다. [뉴스1]

 
장애가 있는 사람의 생활을 도와주는 개를 ‘서비스 독(service dog)’이라 한다. 그중에서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보행을 도와 독립된 삶을 증진하는 역할을 하는 개를 ‘맹인안내견(guide dogs for the blind)’이라 부른다. 맹인안내견은 태어나서 성장·노년기를 거쳐 무지개다리를 건널 때까지 사람과 함께하는 봉사와 사랑의 시간을 가진다.
 
평생 봉사와 사랑의 시간 보내는 맹인안내견  
일생의 대부분을 시각장애인과 함께해야 하기에 신체적·정신적 건강은 물론 품성도 좋아야 한다. 한국에서는 주로 래브라도 리트리버 품종을 안내견으로 활용한다. 유전적 질환이 없고 건강하고 좋은 품성을 지난 부모에서 태어난 새끼들이 안내견 후보가 된다.
 
이들은 생후 7주 정도가 되면 안내견으로서 적절한 성품을 지녔는지 검증하는 1차 테스트를 받는다. 너무 소심하거나 지배적이지 않고 적당한 탐구심이 있는 건강한 개체가 선발된다.
 
선발된 후보 강아지는 안내견학교의 집단생활을 떠나 1년간 자원봉사자의 가정에서 사람과 같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퍼피워킹(puppy walking)’이라 하고, 이를 수행해주는 자원봉사자를 ‘퍼피워커(puppy walker)’라 한다. 
 
퍼피워커의 선정도 매우 중요하다. 되도록 화목하고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여러 사람을 접할 수 있는 대가족 가정이 좋다. 부부싸움이 잦고 불화가 있는 가정이면 후보 강아지의 성품 형성에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핵가족은 경험의 기회가 축소될 우려가 있다.
 
퍼피워커의 선정도 매우 중요하다. 되도록 화목하고 대가족일수록 좋다. 불화가 있는 가정이면 후보 강아지의 성품 형성에 나쁜 영향을 주고 핵가족은 경험의 기회가 축소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김현동 기자

퍼피워커의 선정도 매우 중요하다. 되도록 화목하고 대가족일수록 좋다. 불화가 있는 가정이면 후보 강아지의 성품 형성에 나쁜 영향을 주고 핵가족은 경험의 기회가 축소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김현동 기자

 
이 과정에서는 다양한 환경을 경험하며 인간사회에 적응력을 높이고 기본적인 지시어에 따르는 교육을 받게 된다. 이 기간은 안내견으로서 품성과 자질 형성에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퍼피워커의 헌신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1년의 퍼피워킹 과정에서 안내견으로서 자질이 검증된 후보 견은 다시 안내견학교로 돌아와 약 6개월간 안내견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본격적인 교육을 받게 된다. 여러 가지 지시어를 알아듣는 교육과 안전하고 효율적인 이동방법 그리고 각종 장애물과 교통상황을 인지하는 교육 등이 포함된다. 모든 교육은 장애인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사용자가 지시해도 위험 상황에서는 복종하지 않는 ‘지적 불복종’이라는 고등교육도 받는다.
 
6개월간의 교육을 성공적으로 이수하면 안내견으로서 자격을 얻게 되고 다음 단계로 사용자인 시각장애인과 만남이 시작된다. 안내견과 마찬가지로  사용자도 신체적 조건과 행동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적합한 안내견을 맺어주는 과정이 중요하다. 적합한 안내견이 선정되면 사용자는 약 한 달간 안내견과 같이 합숙생활을 하면서 상호신뢰를 쌓아가며 다양한 현장교육을 통해 사용방법을 숙지하게 된다.
 
6개월간의 교육을 성공적으로 이수하면 안내견으로서 자격을 얻게 되고 사용자인 시각장애인과 만남이 시작된다. 적합한 안내견이 선정되면 사용자는 약 한 달간 안내견과 합숙생활을 하면서 상호신뢰를 쌓는다. [일간스포츠]

6개월간의 교육을 성공적으로 이수하면 안내견으로서 자격을 얻게 되고 사용자인 시각장애인과 만남이 시작된다. 적합한 안내견이 선정되면 사용자는 약 한 달간 안내견과 합숙생활을 하면서 상호신뢰를 쌓는다. [일간스포츠]

 
이러한 모든 과정을 마치면 사용자는 그간 사용했던 흰 지팡이 대신 안내견과 함께 다니게 된다. 보호자가 되는 시각장애인의 일상에 합류한 안내견은 주인의 안전을 위해 배운 책무를 충실히 수행한다. 수행과정에서 실수가 없도록 때때로 보수교육도 시행한다. 
 
약 8년간 시각장애인의 동반자로 안내견 생활을 하면 노화의 시기가 돼 은퇴하게 된다. 은퇴할 때의 안내견 나이는 10살, 사람의 나이로 65세 정도의 시니어가 된다. 그간 시각장애인을 위해 헌신한 탓에 심신의 피로가 많이 쌓여 안락한 생활이 필요하다. 은퇴한 안내견에게는 그간의 희생에 보답하고 노후의 편안한 삶을 보장해줄 좋은 환경을 가진 자원봉사자를 찾아 여생을 보내게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10마리 맹인안내견 중 7마리 중도 탈락  
맹인안내견의 양성과정은 이렇듯 여러 단계가 있으며 그 과정은 쉽지 않고 자원봉사자의 도움이 따르며 비용도 많이 소요된다. 강아지로 태어나 다양한 교육을 받으면서 완전한 안내견으로 성공할 확률은 30% 정도로 10마리 중 7마리는 중도에 탈락한다. 한국의 맹인안내견 양성은 주로 한 대기업의 사회공헌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1992년 이후 지금까지 약 220여 마리가 배출되었고 60여 마리가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 나라의 장애인 복지 수준은 맹인안내견의 양성과 활성화 여부로 가름할 수 있다고도 한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25년 전과 달라진 것이 별로 없다. IT 기술의 발달로 안내견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장비를 개발할 수도 있겠으나, 생명체로 연결되어 교감을 나누는 안내견과는 비교할 수 없을 것 같다.
 
신남식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명예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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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남식 신남식 서울대 명예교수·(주)이레본 기술고문 필진

[신남식의 반려동물 세상보기] 동물원장과 수의과대학 교수를 지냈다. 반려동물인구가 1000만이 넘고, 동물복지에 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시대에 반려동물 보호자는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동물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새로운 시각이 요구된다. 동물의 선택, 보호자의 자격, 예절교육, 식사, 위생관리, 건강관리 등 입양에서 이별까지의 과정에 보호자가 해야 할 일을 알아보고 사람 삶의 질을 높여주는 반려동물의 세계를 구석구석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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