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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소변 못 가려”…엄마의 '화장실 벌'로 숨진 4세 여아 부검 결과 보니

중앙일보 2019.01.02 11:24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새해 첫날 경기도 의정부 한 빌라에서 4살 여자아이가 친엄마의 학대로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1일 오후 3시 44분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119 구급대가 출동했을 때 아이는 이미 무호흡·무맥박 상태였다. 아이의 엄마, 외할머니가 등 현장에 있던 보호자가 심폐소생술을 요구해 조치했지만 호흡이 돌아오지 않았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아이 엄마가 ’오후 1시쯤 아이가 정상인 것을 봤다. 아이 상태가 좋지 않아 온수 샤워를 해주느라 신고가 늦었다’고 말했다”면서 당시 상황을 전했다. 
 
발견 당시 아이 이마가 많이 부어 있고 입술 등에 상처가 많았다. 구급대원의 신고로 현장에 온 경기도 의정부경찰서 소속 경찰은 엄마를 취조하는 과정에서 이날 오전 3~7시까지 아이를 화장실에 방치한 사실을 알아내 그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아이 엄마는 아이가 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새벽 화장실에 데려가 4시간 동안 내버려 뒀다가 오전 7시쯤 화장실에서 ‘쿵’ 하는 소리가 나자 화장실에 넘어져 있던 아이를 씻기고 방에 눕혔다. 당시 아이는 ‘으’ 하는 앓는 소리를 냈지만 의식이 있었다고 한다. 아이 엄마는 이후 다시 아이 상태를 보니 숨을 쉬지 않아 119에 신고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아이 엄마는 경찰 조사에서 “잘못했다. 훈육하려고 그랬다”며 학대 혐의를 일부 시인했다. 숨진 아이는 3남매의 막내로 아빠는 따로 살고 있다. 아이 아빠는 경찰 조사에서 “사망 원인을 알고 싶다”고 진술했다. 
 
2일 오전 부검 결과 이마와 머리 뒷부분에 고루 나타난 여러 개의 혈종이 사망 원인으로 지목됐다. 경찰 관계자는 “넘어져서 날 수 있는 상처보다는 심해 폭행의 흔적으로 보고 있다”며 “하지만 이 혈종이 사건 당일 생긴 것인지 확인되지 않아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입술의 부르튼 상처는 질병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1일 새벽 기온이 영하권이었지만 직접 사인으로 보이는 상처가 있어 저체온증은 논의되지 않았다. 아이 체격이 작은 편이라 영양결핍 등이 있었는지도 추후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2일 오후 아이 엄마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이 엄마가 정신질환은 없는 것으로 보이며, 다른 두 아이가 학대를 받았는지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함께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정부=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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