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상파 연기대상 지겨운 공동수상…요일별로 최우수상 까지

중앙일보 2019.01.02 00:03 종합 23면 지면보기
실리도, 명분도 없었다. 지난 연말 열린 지상파 3사 연기대상 시상식 얘기다. 특히 대상은 쟁쟁한 후보로 고민스러운 선택보다는 누굴 줘야 할지 몰라 난감한 처지에 가까웠다.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저조한 탓에 후보를 추리기도 쉽지 않아 보였다. 방송사 파업이 길어지면서 시상식 개최조차 불투명했던 2017년 연말보다 초라한 모습이다.
 

화제작 줄어들며 명분·실리 잃어
케이블·종편 드라마에 크게 밀려
“3사 시상식 통폐합해야” 의견도

유동근

유동근

김명민

김명민

지난 31일 나란히 방송된 ‘KBS 연기대상’과 ‘SBS 연기대상’은 대상도 나란히 공동 수상을 택했다. KBS는 37%대 높은 시청률을 거둔 주말극 ‘같이 살래요’의 유동근과 미니시리즈 ‘우리가 만난 기적’에서 1인 2역으로 열연한 김명민에게 대상을 안겼다. 두 사람의 연기에 대해선 이견이 없다. 하지만 KBS는 4년 연속 공동대상을 남발하면서 스스로 공신력에 금이 가게 만들었다. 2017년 ‘아버지가 이상해’의 김영철과 ‘황금빛 내 인생’의 천호진의 공동 대상이 우열을 가리기 힘든 선택이었다면, 올해는 남녀 최우수상까지 최수종(하나뿐인 내편)·차태현(최고의 이혼), 장미희(같이 살래요)·차화연(하나뿐인 내편) 등 복수 시상했다.
 
김선아(사진 위), 감우성(아래).

김선아(사진 위), 감우성(아래).

SBS의 고민은 달랐다. ‘리턴’ ‘황후의 품격’ 등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은 작품들이 있었지만 둘 다 대상감은 아니었다. 상반기 화제작 ‘리턴’(17.4%)은 제작진과 불화로 주연 배우가 고현정에서 박진희로 교체됐고, 하반기 화제작 ‘황후의 품격’(17.9%)은 전체 48부작 중 현재 절반 정도만 방송된 상태다. 결국 대상은 ‘키스 먼저 할까요?’의 감우성·김선아에게 돌아갔다. 보기 드문 현실적 어른 멜로로 호평을 받으며 최고 시청률 12.5%를 기록한 드라마이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동력을 잃으면서 시청률이 반 토막 난 작품이다.
 
소지섭

소지섭

하루 앞서 30일 진행된 ‘MBC 연기대상’은 더 가관이다. 남녀 최우수상을 월화·수목 미니시리즈, 주말 특별기획, 연속극 등 4부문으로 나눈 데다 복수 수상까지 더해지면서 수상자만 10명에 달했다. 특히 미니시리즈 부문은 첩보부터 육아까지 종횡무진한 소지섭의 ‘내 뒤에 테리우스’(10.5%)를 제외하면, ‘검법남녀’(정재영·정유미), ‘나쁜형사’(신하균), ‘붉은 달 푸른 해’(김선아) 모두 한 자릿수 시청률을 면하지 못한 작품이다.
 
덕분에 감우성은 데뷔 27년, 소지섭은 23년 만에 첫 대상을 받았지만 그 빛이 바랬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주 1회 방영되는 ‘내 사랑 치유기’까지 연속극 부문에 넣어 시상하는 것은 그 상의 의미가 얼마나 퇴색됐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3사가 발전적으로 시상식을 통폐합해 공신력을 높이고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네티즌들 사이에선 호평받은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 작품이 빠진 것을 두고 ‘앙꼬 없는 찐빵’이란 반응도 나왔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드라마 부문 화제성 조사 결과 역시 tvN과 JTBC가 휩쓸었지만 별도 시상식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한 해 52주 동안의 조사 결과를 분석해보니 tvN은 29주간 1위를 차지하며 절반(55.8%)이 넘는 점유율을 보였다. 10주간 1위를 한 ‘미스터 션샤인’을 선두로 ‘김비서가 왜 그럴까’(7주), ‘나의 아저씨’(6주) 등이 다양한 작품이 선전한 덕분이다. JTBC도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SKY캐슬’(3주)을 비롯해 ‘뷰티 인사이드’(4주),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3주), ‘미스티’(3주) 등이 고르게 활약하며 15주간 1위를 기록했다. 반면 지상파가 1위를 차지한 것은 단 7주(15.4%)에 불과하다. KBS2 ‘황금빛 내 인생’이 5회, SBS ‘리턴’과 MBC ‘위대한 유혹자’가 각각 1회씩 1위를 차지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