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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흉기에 목숨 잃은 의사는 '우울증 명의' 임세원 교수

중앙일보 2019.01.01 21:32
자신을 찾아온 환자에게 목숨을 잃은 의사 임세원(47)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생전 우울증 치료와 자살예방 프로그램 개발에 힘써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이 커지고 있다.  
1일 오후 강북삼성병원 외래동 2층 모습. 남궁민 기자

1일 오후 강북삼성병원 외래동 2층 모습. 남궁민 기자

 
임 교수는 2011년 개발된 한국형 표준 자살예방 교육프로그램 ‘보고 듣고 말하기’(보듣말)의 개발자로 해당 프로그램에는 지금까지 전국에서 70만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군을 위해 자살 예방 전문 교관으로 활동하면서 군인들의 자살 예방 프로그램도 짰다. 군인을 위한 ‘보듣말’ 프로그램은 지난해 공군에 이어 올해 육군에도 도입될 예정이었다.  
 
임 교수는 우울증·불안장애 등과 관련한 100여편의 논문을 발표하고 대한불안의학회 학술지 편집위원장을 맡는 등 국내 불안의학 학술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 2016년 자신의 우울증 극복기를 담은 책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를 펴냈다. 임 교수는 2017년 한국자살예방협회가 선정한 ‘생명사랑대상’을 받기도 했다.
 
임 교수는 31일 오후 5시 44분쯤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에서 자신의 환자 박모(30)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박씨는 임 교수와 상담하던 중 돌연 흉기를 휘둘렀고 진료실 밖으로 도망치는 임 교수를 쫓아가 3층 진료 접수실 근처 복도에서 가슴 부위를 여러 차례 찔렀다. 임 교수는 마지막 순간까지 간호사들을 대피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1일 “박씨가 범행 동기 등에 대해 횡설수설하고 있다”며 살인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사건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의료진의 안전을 보장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1일 하루 사이 재 2만명 가까이이 동의했다. 이 청원은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들에 대한 병원 내 폭력 및 범죄 행위를 강력히 처벌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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