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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찔렀나?…강북삼성병원 의사 살해범 '횡설수설', CCTV에도 범행 장면만

중앙일보 2019.01.01 16:48
1일 오후 강북삼성병원 외래동 2층 모습. 남궁민 기자

1일 오후 강북삼성병원 외래동 2층 모습. 남궁민 기자

정신과 진료를 받던 환자가 담당 의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다음날인 1일, 병원에는 침묵이 감돌았다. 
이날 오후 강북삼성병원 로비에는 병원 관계자나 환자들이 2~3명씩 모여 목소리를 낮추고 사건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로비에 있던 한 방문객은 “가족이 어젯밤 응급실에 실려와서 급하게 따라오느라 사건이 일어난 건 오늘 알았다”며 “끔찍하고 무서워서 병원 진료는 어떻게 하냐”고 우려를 표했다. 환자 김모씨는 “병원에서 사람이 죽었다고 해서 당연히 환자가 죽은 줄 알았다”며 “소식 듣고 다들 깜짝 놀라 난리가 났다”며 병원 분위기를 전했다.  

 
사건이 벌어진 3층 정신건강의학과를 비롯한 외래동 전체는 이날 공휴일을 맞아 진료를 하지 않고 있었다. 보안요원은 길목을 지키며 외래동으로 향하는 환자와 방문객을 막아섰다. 병원 관계자는 “외래 진료가 없는 날은 원래 출입을 막아둔다”며 “전날 사건이 있다 보니 오늘은 더 엄격하게 출입을 통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종로구 강북삼성병원에서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신경정신과 진료를 받던 환자가 의사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경찰 과학수사대 대원들이 사건 현장을 감식하고 있다. [중앙포토]

종로구 강북삼성병원에서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신경정신과 진료를 받던 환자가 의사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경찰 과학수사대 대원들이 사건 현장을 감식하고 있다. [중앙포토]

종로경찰서는 전날 체포한 박모(30)씨에 대해 살인 혐의를 적용, 1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전날 오후 5시44분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임세원(47)교수에게 외래 진료를 받다가 임 교수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 교수는 즉시 응급실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오후 7시30분쯤 숨졌다. 
간호사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박씨를 현장에서 긴급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범행은 시인하나 동기에 대해서는 횡설수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종로경찰서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있다. [중앙포토]

사건이 발생한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종로경찰서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있다. [중앙포토]

경찰은 병원 복도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와 목격자 진술 등을 통해 사건 당시 상황을 파악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범행 동기에 대해 제대로 진술하지 않고 있지만 CCTV에 찍힌 영상과 목격자 진술 등을 확보해 수사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CCTV에는 진료실에서 몸을 피해 복도로 나온 임 교수를 박씨가 흉기로 찌르는 범행 장면이 담겨있다. 목격자는 임 교수가 칼에 찔려 누워있는 상태에서 피의자가 도망가는 모습을 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CCTV와 목격자의 진술 만으로는 정확한 범행 동기를 파악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경찰은 박씨의 진료 기록은 물론 그 주변 인물들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사건 당시 진료실의  ‘콜벨’이 작동했으나 범행을 막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콜벨은 일상적으로 의사가 진료실에서 간호사실로 호출할 때 쓰는 버튼이다. 반면 간호사실에 설치된 콜벨은 보안요원에게 바로 연결되는데, 위급상황에는 진료실에서 간호사실로 온 콜벨을 보고 간호사실에서 콜벨을 눌러 보안요원을 호출할 수 있다. 
병원 관계자는 "사건 당시에도 간호사실에서 콜벨을 눌러 보안요원을 호출했다"고 밝혔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보안요원이 출동한 건 맞으나 이미 임 교수가 칼에 찔려 쓰러져있는 상황에서 도착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해자 임 교수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오는 2일 부검할 예정이다.  
 

권유진·남궁민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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