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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제보 수호 외치던 여권, “김태우는 미꾸라지, 신재민은 스타강사 지망생”

중앙일보 2019.01.01 15:56
전직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유투브 개인방송을 통해 ’청와대가 KT&G 사장을 바꾸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영상을 올린 이는 신재민씨로 그는 올해 7월까지 기재부에서 사무관으로 근무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지난 29일 올라온 영상은 온라인을 통해 퍼지고 있다. [유튜브 캡쳐]

전직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유투브 개인방송을 통해 ’청와대가 KT&G 사장을 바꾸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영상을 올린 이는 신재민씨로 그는 올해 7월까지 기재부에서 사무관으로 근무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지난 29일 올라온 영상은 온라인을 통해 퍼지고 있다. [유튜브 캡쳐]

 
“공익제보자 보호제도 개선이 절실합니다. 90%의 공무원이 양심적이라는 말에 공감하지만 침묵하는 양심은 불의의 편입니다.”
2016년 12월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익제보자에 대한 보호제도 개선을 요구하며 자신의 트위터에 쓴 글이다. 당시 유진룡 전 문화부장관이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청문회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이같이 남겼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트위터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트위터

 
청와대와 민주당은 정권을 잡기 전 부터 공익제보에 대한 보호와 철저한 진상조사를 강조해왔다. 대선을 석 달 앞둔 2017년 2월 당시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내부 고발자는 고발 과정에서 스스로 큰 결심과 용기를 필요로 하고, 고발 이후에도 공익제보자라는 자신감보다 배신자라는 주홍글씨를 안고 살아가는 게 오늘의 현실”이라며 “내부 고발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 27일 대통령인수위원회를 대신해 출범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공익신고자보호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공익신고자 범위 확대 ▶신고자 보호 전담조직 강화 ▶공익신고자 불이익 발생 여부 상시 모니터링 ▶신속 구제 수단 적극 활용 등을 골자로 하는 강화안이었다. 이를 발표한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공익신고자 보호를 대폭 강화해 부정부패와 타협하지 않은 공익신고자들이 더는 눈물 흘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라며 “보다 많은 사람이 부패와 공익침해 행위에 대해 침묵하지 않을 때 청렴 한국을 실현하고 선진국 수준의 국가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범계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정치행정분과위원장이 5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국정기획자문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행정자치부 업무보고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박범계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정치행정분과위원장이 5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국정기획자문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행정자치부 업무보고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하지만 최근 유튜브를 통해 청와대가 KT&G 사장 교체와 적자 국채 발행을 지시했다고 주장한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에 대해 민주당 측은 사실 여부 확인보다는 신뢰성 흠집내기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31일 열린 국회 운영위에서 박범계 의원은 “스타강사가 되기 위해 기재부를 그만두고 돈을 벌기 위해서 메가스터디에 들어간다는 사람”이라며 신 전 사무관의 말을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 유튜브 캡쳐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 유튜브 캡쳐

 
서영교 민주당 의원도 “이 사람의 동영상 화면 위에는 학원 광고가 떠 있다. KT&G에 대한 이런 영상을 보고 세상이 한 번 떠들썩하게 누군가가 덥석 문다. 다시 한번 돌아볼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술자리 이야기감도 안 되는 이야기가 어떻게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한 김태우 검찰 수사관에 대해서도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궁지에 몰린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개울물을 온통 흐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31일 운영위에서도 조국 민정수석과 민주당 의원들은 김 수사관이 비위혐의자라는 점을 집중 부각했다.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은 1일 국채 발행을 지시하는 것처럼 보이는 기재부 차관보의 메시지가 담긴 채팅방 캡처 이미지를 공개했다. [사진 고파스 캡처]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은 1일 국채 발행을 지시하는 것처럼 보이는 기재부 차관보의 메시지가 담긴 채팅방 캡처 이미지를 공개했다. [사진 고파스 캡처]

 
한편 신 전 사무관은 1일 고려대 재학생 커뮤니티인 ‘고파스’에 올린 글을 통해 “스타강사 되려고 인지도 끌려고 영상을 올렸다는 이야기는 너무 듣기 힘들다. 고발을 안 했으면 강사로 더 잘 나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내부고발하고도 더 잘 살고,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그래야 저 말고 다른 사람도 저를 보고 용기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파스에는 재학생들의 “지지한다”“응원한다”는 격려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고려대 재학생 커뮤니티 '고파스' 캡쳐

고려대 재학생 커뮤니티 '고파스' 캡쳐

 
유성운·이병준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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