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기 둔화 우려 속 올해 금리 동결 전망 우세, 최대 1회 인상

중앙일보 2019.01.01 14:59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해 11월 30일 서울 중구 본관 한은 기자실에서 열린 통화정책 방향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연 1.5%에서 연 1.75%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해 11월 30일 서울 중구 본관 한은 기자실에서 열린 통화정책 방향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연 1.5%에서 연 1.75%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계 빚 증가에 따른 금융불균형 우려에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이 1년만에 돈줄을 조였다. 그렇지만 올해 들어 그 속도는 빨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잠재성장률 밑도는 2.7% 성장 예상
반도체 부진 우려, 투자도 줄어들어
미국 금리 인상도 속도 조절 들어가
원화가치 하반기 강세로 돌아설 듯

 커지는 경기 둔화 우려 탓이다. 매(통화 긴축)의 발톱을 감춘 미국이 숨고르기에 들어가며 한은도 일단 한숨 돌리게 됐다.  
 
 한은은 지난달 26일 발표한 ‘2019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에서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급격하게 금리를 올리거나 돈을 거둬들이지 않겠다는 의미다.  
 
 시장은 올해 기준금리 동결이나 1회 인상을 예상한다. 일단 상황이 여의치 않다. 경제 지표만으로 따지면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이 인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7%로 전망했다. 기획재정부의 전망치는 2.6~2.7%다. 잠재성장률(2.8~2.9%)을 밑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경기는 사실상 둔화 국면으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8개월 뒷걸음질쳤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6개월째 낮아졌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 지난해 11월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5.1% 감소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내년 건설투자는 1년전과 비교해 2.4%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경제의 엔진인 반도체도 식어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반도체 생산은 전달보다 5.2%나 줄었다.  
 
 물가도 더디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물가가 목표치(2%)에 다다르지 않았는 데 돈줄을 죄면 경기 둔화의 기울기를 더 가파르게 할 수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것을 감안하면 올해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중 금리도 제한적인 흐름 속에 낮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금리인상의 명분도 약해지고 있다. 지난해 긴축의 가속 페달을 세게 밟으며 국내 금리 인상을 압박했던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속도 조절에 나섰기 때문이다. Fed는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올해 금리 인상 횟수 전망치를 기존의 3회에서 2회로 낮췄다. 현재 미국과 한국의 금리차는 0.75%포인트다.  
한·미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한국은행, 미국 연방준비제도]

한·미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한국은행, 미국 연방준비제도]

 
 변수는 있다. 미국이 올해 추가로 금리를 올리고 한은이 동결 기조를 이어가면 금리격차는 1%포인트 이상 벌어진다. 외국인의 자본 유출을 자극하는 트리거(방아쇠)가 될 수 있다. 한은이 금리 인상 쪽으로 움직일 수 있는 요인이다.  
 
 중앙은행의 속도 조절에도 시장 금리는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예대율 규제 등이 금리를 밀어올릴 수 있다. 가계대출 위험 가중치(15%)가 높아지며 대출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하는 은행이 예수금 확보를 위해 예금금리를 올리면 대출금리도 덩달아 오를 수밖에 없다.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기준인 코픽스 금리는 이미 3년만에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한편 원화가치는 하반기에 들어서며 강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달러화 가치가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올해 평균 원화가치는 달러당 1112원이다.
 
 이영화 교보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감세 정책에 따른 세수 감소와 인프라 투자와 같은 재정 지출 확대 정책으로 재정적자가 커지는 것도 달러 약세를 야기하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원화 가치와 동조화 현상이 강해지는 위안화 가치도 중국 당국의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인해 약세 압력이 커지다 하반기 들어야 안정을 찾을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올해 3월부터 외환시장 개입 내역이 공개되는 탓에 금융 당국이 개입할 여지는 줄어들겠지만 순매입 기준으로 발표되는 만큼 충격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올해 원화가치가 달러당 1070~1160원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며 “위안화 가치가 안정되고 견고한 대외 건전성 등이 원화 가치 하락을 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