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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대선' 민주당 후보, 신년초 출마선언 쏟아진다

중앙일보 2019.01.01 06:00
"트럼프, 거기 섰거라!"
 
2020년 '트럼프 재선'을 막기 위한 미국 민주당 '잠룡'들의 움직임이 꿈틀거리고 있다.

연말연시 휴가 기간 중 출마 여부 확정할 듯
최근 조사에선 바이든·샌더스 ·오루크 '톱 3'
"백인 남성으론 안 돼" 여론 점차 거세질 수도
엘리자베스 워런, 연말 전격적인 출마 선언

2018년만 해도 "아직 멀었는데 벌써부터 무슨…"이란 분위기였지만 2019년은 다르다. 당장 신년 초에는 후보들의 출마 선언이 잇따를 전망이다. CNN은 "연말연시 휴가를 맞아 가족, 친지들과 둘러 앉아 있을 향후 2주 동안이 (잠재적 후보들에게) 2020년 대선 출마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아이오와주 민주당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대선 출마 선호도 조사 결과. [CNN 캡처]

최근 아이오와주 민주당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대선 출마 선호도 조사 결과. [CNN 캡처]

 
이와 관련, 아이오와주의 최대 신문사인 디모인 레지스터와 CNN이 최근 아이오와주 민주당원 455명을 대상으로 '2020년 대선에 나섰으면 하는 민주당 후보'를 설문조사한 결과, 지지율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36%)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19%) ^베토 오루크 전 상원의원 후보(11%)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8%)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5%) ^코리 부커 상원의원(4%) 순이었다.  
본격적인 대선전이 시작되기 전인 데다 아이오와주만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인 만큼 아직 이 순위는 '누가 더 지명도가 높나' 정도의 척도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1943년부터 시작된 아이오와주 여론조사가 중요하게 받아들여지는 건 4년마다 열리는 대선의 포문을 여는 코커스(당원대회)가 열리는 곳이 바로 아이오와주이기 때문이다. 이 곳에서 승리를 거둔 대선 경선 후보는 당 대표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커 아이오와 코커스는 '대선 풍향계'로 여겨지고 있다. 아이오와 코커스는 14개월 후에 열린다.
 
 2016년 아이오와 코커스 장면

2016년 아이오와 코커스 장면

 
'70대 백인 남성 후보가 민주당 정체성?...' 
 
정치전문매체 '더 힐'은 설문조사 결과를 부정적으로 해석했다. 힐은 "상위 3명이 모두 백인 남성인 것은 다양성을 추구하는 민주당의 정체성이나 이미지에 맞지 않는다"며 "여성이나 소수 인종 후보들이 더 전면에 나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이나 흑인, 젊은 유권자는 '70대 백인 남성'을 찍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2008년, 2012년에 최초의 흑인 대통령(오바마)를 탄생시키고, 2016년 대선에선 최초의 여성 후보를 내세운 자긍심을 갖고 2020년 대선에 임해야 한다는 주문이기도 하다.
 
CNN과 힐 등은 지난 연말 민주당의 잠재적 대선 후보들의 출마 예상과 더불어 장·단점을 분석했다.
 
바이든= 그는 지난달 4일 "2019년 1월까지 '달리기'를 결정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 한 달 사이 대선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말이다. 

 
바이든에겐 이번 대선이 마지막이다. 76세의 나이 때문이다. 대선이 치러지는 2020년에는 78세다. 당선하더라도 82세, 재임까지 하면 86세까지 대통령으로 있어야 한다. 
그는 최근 들어 "솔직히 말해 내가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 생각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 노동자 계급 출신, 상냥한 이미지에 높은 대중성, 부통령 경력은 큰 장점이다. 
 
다만 그의 '구설'이 약점이다. 가뜩이나 트럼프의 막말에 유권자들이 피곤해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마저 비슷한 후보를 뽑을 순 없다는 주장이 대두될 수 있다. 
 
샌더스= 2016년 민주당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맞붙었던 경력은 장점이다. 당시 무소속으로 민주당 경선에 나섰던 샌더스는 '당내 소수파'란 한계에도 불구하고 '버니 돌풍'을 미 전국에서 일으켰다. 하지만 샌더스 또한 77세의 고령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그는 지난달 인터뷰에서 "어떤 이유에서든 나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난 그 사람을 뽑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다른 후보에의 '양보'보다는 "만약 내가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최고의 후보라는 것이 밝혀지면 나는 아마도 출마할 것"이란 말에 방점을 둔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CNN은 "샌더스는 2019년초에 출마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2016년 경선에서 드러났듯 흑인 유권자의 지지가 약한 것이 '민주당 후보'가 되는 걸림돌이다.
 
오루크=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텍사스주에서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에 맞서 상원의원에 출마했던 오루크는 당시 각인된 '핸섬하고 젊고(46세) 강한' 이미지가 전국 유권자에게 각인됐다. 

 
비록 아깝게 패배하기는 했지만 공화당 텃밭에서 48%를 득표하며 격전을 벌였기 때문이다. 당시 "2020년 대선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했던 그는 이후 "하원 임기(1월2일)를 마치고 나서 (대선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입장을 바꿨다. 
 
다만 당내에선 "유통기한 한달짜리 애송이"란 평가도 만만치 않다.
 
워런= 신년을 하루 앞둔 31일(현지시간) 지지자들에게 보낸 4분 30초짜리 영상에서 출마 의사를 밝혔다. 사실상 주요 대선 후보 군 중 첫 출마선언이다. 미 언론들은 2016년 대선 당시 타이밍을 놓쳐 출마하지 못하고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해야 했던 과오를 재현하지 않기 위해 '다소 이른 발표'가 이뤄졌다고 해석했다.
 
워런은 유투브에 올린 영상에서 "어쩌다 우리가 여기까지 왔느냐"며 트럼프를 정조준했다. 2020년 대선 예비 선대위를 출범한다고도 했다. 대선 레이스에 불을 붙인 셈이다.  
 
이름이 널리 알려진 '전국구'에다 개혁적 이미지의 여성이란 점이 강점이다. 다만 2016년 대선 당시 지원유세에서 드러났듯 '파워'와 '1:1 싸움'에서 다소 뒤쳐진다는 평가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런은 원주민 혈통이 아닌데도 하버드대 로스쿨 입학은 물론 졸업 후 펜실베이니아대 등을 거쳐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를 역임할 떄까지 줄곧 '소수 민족 특혜'를 받았다. 나는 그녀가 출마하길 바란다. 왜냐면 상대하기가 매우 쉽기 때문"이라며 '가짜 포카혼타스(원주민 혈통)'라 조롱하고 있다.
 
해리스=캘리포니아주가 선거구인 '트럼프 저격수'다. 

 
그는 "연말(2018년)에 가족들과의 상의를 거쳐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 출신인 그는 인도계 어머니와 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미국 최초 인도계 여성 상원의원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해리스가 유력한 후보"라고 말한 적도 있다. 
 
부커= 다른 후보들과 달리 출마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정부에서) 대선에 나서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⑦기타=힐러리 클린턴 전 후보에 대해선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평가가 많다. 
 
본인의 강한 의욕에도 불구하고 "이제 그만둘 때"라고 응답한 민주당원이 더 많았다.

 
 
억만장자인 마이클 블룸버그(76)는 민주당 후보로 대권도전을 시사하고 있다. 대선에 출마하게 되면 자신이 소유한 블룸버그 미디어그룹을 매각하거나 보유지분을 백지신탁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새해 초까지 대선 출마 여부를 결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막강한 자금력이 강점이지만 공화당과 민주당을 오고 간 경력이 약점이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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