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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경제 실패 프레임 강하게 작동, 성과가 국민에 전달 안 돼”

중앙일보 2019.01.01 00:04 종합 8면 지면보기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청와대 인왕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이해찬 대표(맨 왼쪽)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청와대 인왕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이해찬 대표(맨 왼쪽)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31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이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한 데 대해 “저는 민정수석이, 더구나 피고발인 신분인데 출석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 (야당의) 정치 공세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그 때문에 국민들의 안전이나 민생에 관한 법안들이 또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되기 때문에 출석하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청와대서 여당 지도부와 오찬
오찬 앞서 이해찬과 30분 독대

올해 마지막 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당 지도부와 90분간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열린 국회 운영위 때문에 민주당 지도부에선 홍영표 원내대표와 박주민 최고위원, 청와대에선 임 실장 등이 오찬에 불참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7일 조 수석의 국회 운영위 출석과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처리가 맞물려 있다는 한병도 정무수석의 보고를 받고 해당 법의 연내 국회 통과를 위해 조 수석의 국회 출석을 지시했다. 국회 국정감사 기간이 아닌 시기에 민정수석이 국회에 출석하는 것은 조 수석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국회가 원활하게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청와대에서도 협력할 부분은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도록 하겠다”며 “새해에도 당·정·청 간의 협의는 정책에 있어서 뿐만 아니라 정무적인 문제에 있어서도 더 활발해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안타까운 것은 성과가 있어도 우리 사회에 ‘경제 실패’ 프레임이 워낙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어, 성과가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밝혔다고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 예산 등 여러 가지 보완책이 마련돼 이를 차근차근 집행하면, 내년에는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리라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올해 소비는 지표상으로 좋게 나타났다. 하지만 소비심리 지수의 지속적 악화를 이야기하면서, 소비가 계속 안 되는 것처럼 일관되게 보도됐다”며 “취사 선택해서 보도하고 싶은 것만 부정적으로 보도되는 상황이 너무도 안타깝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찬에 앞서 이 대표와 배석자 없이 30분간 독대한 뒤 함께 오찬장에 입장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문 대통령과 이 대표가 청와대에서 단둘이 만난 것은 지난 8ㆍ25 전당대회 이후 4개월여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직원들에게는 “더 엄격한 윤리적·도덕적 기준에 따라 행동하고 처신은 물론 언행조차 조심해야 한다”며 “그것을 요구하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출 수 없다면 청와대에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 생중계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청와대는 국정을 총괄하는 곳으로, 국민들은 청와대에 근무한다는 이유만으로 권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청와대 직원들이 어떤 부처나 기관보다 높은 기준을 요구받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거울에 비춰보듯 또 살얼음판을 걷듯 자중자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청와대 경호처 직원의 시민 폭행, 의전비서관의 음주운전 적발, 비위 의혹에 따른 특별감찰반 전원 교체 등 기강 해이 문제가 도마에 오른 만큼 집권 3년차를 맞아 자세를 바로하고 긴장감을 갖자는 취지다. 문 대통령은 “일이 손에 익게 되면 요령이 생기고 긴장이 풀어져서 일을 관성적으로 하게 된다”며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처음 업무를 맡았을 때의 열정과 조심스러움이 교차하는 날선 느낌처럼 초심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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