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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AI, 미 항공모함 겨냥 '벌떼' 작전 노린다

중앙일보 2019.01.01 00:03 종합 20면 지면보기
차이나 인사이트
2019 중국군의 변모
중국의 ‘AI(인공지능) 굴기’가 거세다. 이 분야 중국의 전문기업 수는 1100여 개로 미국(2000여 개)에 이어 세계 2위다. 일본 80여 개, 한국 약 30개와 크게 대비된다. 특히 음성인식, 안면 인식 등의 영역에서는 이미 미국을 제친 것으로 평가된다.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AI는 경제뿐만 아니라 군사 분야에도 영향을 준다. 중국군은 AI를 어떻게 보고 있고,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괄목할 만한 중국의 ‘AI 굴기’
스마트 전쟁에서 미국에 도전

민간과의 협력 통한 기술 고도화
무인화 등 AI 군사적 응용에 집중

2030년 AI 군사기술 선도국 진입
“미군에 위협 줄 만한 수준”이 목표

 
중국은 AI 기술을 이용해 국가 전반을 개조하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2017년 10월 제19차 당대회에서 이미 ‘AI 기술의 적극적 도입을 통한 경제·사회·군사 영역의 인공 지능화’를 공식화했다. ‘AI 기술을 매개로 한 사회 지식의 통합’을 뜻하는 ‘지련망(智联网, Internet of minds)’이 미래 경제 사회의 거버넌스로 제기된 상태다. 이중 특히 주목해야 할 분야가 바로 군사다.
 
중국군의 비전은 명확하다. 2035년까지 ‘국방과 군대의 현대화 실현’ ‘21세기 중엽 세계 일류 군대의 전면적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30년대 중반 군사 강대국 대열로 진입한 뒤 2050년경에는 세계 초강대국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뜻이다. 그 핵심 수단이 바로 ‘군사의 지능화’다. AI, 빅데이터, 바이오테크놀로지, 나노기술 등에 기반을 둔 무기 개발, 작전 교리 개발, 인재 양성, 부대 편제 개편 등을 군 현대화의 핵심 구성 요소로 인식하고 있다.
 
이는 머지않은 장래에 AI 기술이 전쟁의 승패를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중국은 전쟁의 속성이 변하고 있다고 본다. ‘정보 우세’(information superiority)에 따라 전쟁의 승패를 결정하는 ‘정보화 전쟁’ 시대를 지나 AI 기술 응용 능력, 즉 지능 우세가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스마트 전쟁’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제해권, 제공권과 같은 범주의 ‘제지권(制智权)’ 개념을 추가하고, 적군의 AI 시스템 장악을 미래 군의 주요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준비는 오래전부터 치밀하게 진행됐다. 2013년 중국군은 군사과학원의 ‘전략학’이라는 출판물을 통해 전쟁 양상이 점차 무인화, 지능화, 스텔스화, 정밀화하고 있는 것으로 공식화하고 지능전에 대한 준비에 나섰다. AI 기술의 군사 분야 이용도 이 굴레에서 비롯됐다. 2017년 중국 국무원(중앙정부)은 2030년까지 AI의 이론, 기술, 응용 등의 면에서 전반적으로 세계를 리드하겠다는 것을 목표로 한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 계획’(新一代人工智能发展规划)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서 중국은 지능화 지휘통제, 군사 시뮬레이션, 국방 장비 영역의 적용 등의 목적에서 향후 집중 발전시켜야 할 AI 기술과 이론을 명문화했다.
 
민간과의 협력도 강조된다. 중국 정부는 민간 AI 기술의 군사적 응용을 촉진하고 군사력과 경제력을 동시에 발전시키기 위해 민군 협력을 국가 차원에서 기획, 지원하고 있다. 2017년 당 주도로 설립된 ‘군민융합발전위원회’(军民融合发展委员会)는 중국이 첨단 과학기술 영역에서 민간과 군의 긴밀한 협력을 얼마나 중시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중국군은 AI 기술을 개발하고, 실제 작전에 활용할 수 있도록 최근 주요 국방 싱크탱크와 군교육기관의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국방과학기술대학의 ‘지능과학학원’, 중국군 군사과학원의 ‘시스템공정연구원’ ‘국방과기창신연구원’, 국방대학의 ‘연합작전학원’ 등이 새롭게 설치됐다. 이에 더해 기존 중국과학원의 ‘자동화연구소’ ‘뇌과학탁월창신센터’, 중국과학원대학의 ‘인공지능기술대학’ 등도 AI 기술의 군사적 응용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AI 기술 응용과 관련된 중국군의 몇 가지 최근 성과로는 국방과학기술대학 지능과학학원의 무인기 자동화 작전 수행을 위한 ‘혜안(慧眼)’시스템의 개발, 무인 자동화 작전 수행을 위한 ‘국부 네트워크 중심의 자동화 작전’(Local Network-Centric Autonomous Warfare)이론 개발, 불완전 정보 태세 감지와 ‘군집 게임 전략 최적화’(群体博弈策略优化) 기술에 초점을 둔 인공지능 프로세스 ‘CASIA-先知V1.0’ 등이 있다.
 
중국군의 AI 기술 응용은 미국과 이웃 일본을 자극하고 있다. 2018년 미국 의회 보고서는 “AI 영역에서 중국이 가장 중요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며 “중국군은 의사 결정의 지능화와 자율 군사 이동 장비(autonomous military vehicles)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2018년 3월 일본 산케이 신문은 인공지능 기술의 군사적 응용에 관한 특집 기사에서 중국이 육군, 해군, 공군, 로켓군 전 군종에 걸쳐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고, 향후 무인 병기 영역에서 세계 1위를 도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2017년 미국 신(新)아메리카 안보센터의 카니아(Elsa B. Kania) 연구원은 중국이 AI 기술의 군사적 응용 노력을 강화하는 이유를 비용대비 효과 차원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는 “중국이 항공모함, 잠수함, 스텔스 전투기 등의 영역에서는 미국과 격차가 크지만, AI 분야는 신생 기술로서 격차가 크지 않다”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미래 전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AI 기술 응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우려의 눈으로 중국 AI를 보는 데는 이유가 있다. 미국 전문가들은 “중국이 체제, 조직, 자본, 인재풀, 데이터 등의 측면에서 우세를 보여 급속한 발전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민군 융합(军民融合) 측면에서 중국의 우세는 분명해 향후 민간기업의 기술을 활용한 군사 능력 제고가 가능하다.
 
중국군은 그동안 AI를 어떻게 군사적으로 응용할지에 대해 상당폭 미국의 영향을 받았으나 최근에는 독자적 행보를 걷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향후 중국군은 미군 항모에 대한 ‘벌떼(蜂群)’ 공격 등을 위한 지능 및 자율 무인시스템의 개발, AI에 기초한 데이터처리, 정보분석, 워게임, 시뮬레이션 군사훈련, 지휘 시스템 정보화, 의사결정 시스템 등의 영역에서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쟁은 점점 더 지능화, 스마트화되는 추세다. 지금 전통 무기에서 앞선다고 해서 미래에도 우세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는 없다. 중국군이 AI 영역에서 미군의 우세를 위협하며 전략적 도전을 할 수 있는 존재로 떠오를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 이상국
중국 베이징대학에서 현대 중국 정치 분야를 연구하고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연구 교수, 미국 UC버클리 방문학자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중국 지방 정부간 권력조정의 정치경제』 『미중 ‘소프트패권경쟁’ 시대 한국의 전략적 선택』등이 있다.

 
이상국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korpia@kida.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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