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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수의 노후준비 5년 설계] 고개 쳐드는 블랙스완, 내 노후자금 어떻게 지킬까

중앙일보 2018.12.31 00:05 경제 5면 지면보기
서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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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 가장 고통을 받은 건 다름아닌 노후생활자였다. 주가 폭락사태의 직격탄을 맞아 노후자금의 상당부분이 허공으로 날아가 버렸기 때문이다. 나이가 젊다면 주가 폭락의 손실을 만회할 가능성이 있고 수입도 있기 때문에 그럭 저럭 버틸 수 있다. 은퇴자는 돈 벌 기회가 적고 인생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조급함 탓에 자산 손실의 괴로움이 젊은 사람보다 두세 배 정도 된다고 한다.
 
최근 세계 증시가 약세국면으로 기울면서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가 ‘블랙스완(검은 백조)’이다. 나라 안팎으로 불길한 사건들이 줄을 잇고 있어서다. 블랙스완은 모든 백조는 흰색이라는 인식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인식된 상황이 실제 발생하는 것’이란 의미다. 금융시장에선 극단적으로 예외적이어서 발생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사건을 말한다.
 
언제부턴가 시장은 전통이론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위험하고 가격변동을 예측하는 일은 소용이 없어졌다. 확률적으로 수 백만 분의 일에 불과한 블랙스완이 툭하면 고개를 쳐들었다. 1998년 IMF외환위기, 2000년대 초 IT 버블 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백 년에 한 번 나타날까 말까 하는 사건이 10년동안 3번이나 터졌다.
 
블랙스완이 등장하면 세상에 나와 있는 어떤 첨단 금융기법도 무용지물로 만든다. 예측이나 전망도 무의미해진다. 만약 어떤 전문가가 이런 저런 경제 현상을 들먹이며 블랙스완을 예고한다면 그렇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고 맥놓고 무방비 상태로 있으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글로벌 경제가 2008년 금융위기를 겪은 후 10년 이상 별 일없이 지내왔다는 것은 리스크의 축적을 뜻하기 때문이다.
 
피할 수 없는 블랙스완이라면 함께 사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노후자금의 경우 적어도 은퇴 5년전부터는 채권이나 은행예금 같은 안전자산의 비중을 높여 놓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다 만약 블랙스완이 나타나면 현금성 자산으로 과감한 베팅에 나서 재산증식 기회로 역이용하는 것이다.
 
서명수 객원기자 seo.myo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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