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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소멸은 없다" 지방도시 재생 새 모델된 츠루오카

중앙일보 2018.12.30 13:00
[더,오래] 이형종의 초고령사회 일본에서 배운다(17)
게이오대 첨단생명과학연구소 전경. 아베총리는 2016년 야마가타현 츠루오카시에 있는 이 연구소를 방문해 '일본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학생이 모여드는 우수한 지방대학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사진 연구소 홈페이지]

게이오대 첨단생명과학연구소 전경. 아베총리는 2016년 야마가타현 츠루오카시에 있는 이 연구소를 방문해 '일본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학생이 모여드는 우수한 지방대학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사진 연구소 홈페이지]

 
아베총리는 2016년 야마가타현 츠루오카(鶴岡)시에 있는 게이오대 첨단생명과학연구소를 방문해 이렇게 말했다.
 

“국내외 최고 연구자들이 모인 곳이다. 전세계 젊은 사람들이 츠루오카시에 오고 있다. 젊은 인재들의 연구성과로 세계 최고의 새로운 벤처기업이 탄생해 지역경제에 큰 활력을 주고 있다. 젊은 인재야말로 지방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원천이다. 지역발전에 지방대학의 역할은 커지고 있다. 일본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학생이 모여드는 우수한 지방대학을 만들겠다.”

 
츠루오카시의 혁신은 2001년 게이오대학 츠루오카타운 캠퍼스와 첨단생명과학연구소가 설립되면서 시작되었다. 바이오테크놀로지를 연구하는 대학시설을 유치하자 신규 벤처사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츠루오카시의 사이언스파크에 벤처기업이 계속 설립되면서 시설이 들어설 공간이 부족해졌다.
 
앞으로 주변 지역으로 시설 부지를 넓힐 계획이다. 츠루오카시는 새로운 산업 클러스터를 창출해 세계에서 주목받는 지역이 됐다. 일본의 지방 재생의 새로운 모델이 되고 있다.
 
지적 산업 육성에 전력투구
츠루오카시도 인구감소 문제를 겪는 전형적인 지방 도시였다. 1990년대 후반에 약 13만명의 인구가 급감해 그대로 소멸될 것 같았다. 그 당시 츠루오카 시장은 맨땅에서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야 지역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바로 지적 산업의 육성이었다. 먼저 지적 산업의 핵심이 되는 연구소를 유치했다. 처음에는 불과 수십 명만 일하는 연구소는 경제적 효과가 없다고 거센 비판을 받았다. 시장은 30년 후 다음 세대를 위한 씨를 뿌려야 한다며 시민들을 설득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연구소 유치의 결실이 나타났다. 인공합성 거미실 섬유를 개발한 스파이버(Spiber) 등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벤처기업이 배출됐다. 츠루오카시는 이 회사를 중심으로 지방 혁신을 맹렬하게 추진하기 시작했다.
 
 
스파이버의 대표인 세키야마 카즈 히데(関山和秀)씨는 강하면서도 유연한 거미실 섬유를 개발해 산업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거미실의 강도는 화학섬유를 능가하고, 철강에 비해선 4배나 된다. 신축성은 나이론보다 좋고, 내열성은 300배 이상이다. 스파이버는 유전자와 아미노산 배열을 바꿔 ‘QMONOS’라는 인공합성 거미실 소재를 만드는 생산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단백질 소재로 분류되는 이 소재는 세라믹스, 금속, 플라스틱에 이어 제4의 소재혁명으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비행기와 자동차, 건축재료, 전자제품, 의료용 생체 적합재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될 것이다.
 
이렇게 일본 최첨단 바이오테크놀로지가 츠루오카시에 뿌리를 내렸다. 이어 2014년엔 스파이버의 직원이 독립해 지역개발 벤처기업인 야마가타 디자인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지자체를 대신해 지역개발, 교육과 주택환경정비, 외국인 대응 등의 업무를 하면서 츠루오카 사이언스파크의 브랜딩·커뮤니케이션까지 맡고 있다.
 
이 벤처기업은 오래된 민가를 새롭게 디자인해 주민들이 지역의 자연환경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만들었다. 쇼나이 호텔 수이덴 테라세라는 숙박시설은 마친 논 위에 떠 있는 듯한 컨셉으로 설계됐다. 지역주민이나 방문객은 자연과 일체가 되고, 교류할 수 있는 새로운 커뮤니티 공간이다.
 
시설 내부에는 레스토랑, 천연온천, 헬스장이 완비돼 있고 주변에는 우아한 전원풍경이 펼쳐진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식재료를 사용해 생산부터 조리과정까지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는 건강 제품도 내놓았다. 초등학교 자녀를 위해 전천후 놀이시설도 개발했다. 자녀들이 자유로운 발상을 하며 놀고, 학습에 도전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친구들과 즐길 수 있는 놀이시설이다.
 
츠루오카시는 독자적으로 이러한 모든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100억엔 이상의 지역 자본만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건설회사나 투자자가 아닌 오로지 지역과 지역주민을 위한 개발을 하고 있다. 벤처기업들과도 전폭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츠루오카시는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바이오 연구소의 재정도 지원하고 있다. 야마가타현도 이를 후원해 보조금을 부담하고 있다. 그러한 환경에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벤처기업이 탄생한 것이다.
 
전세계에서 젊은이들 몰려와
츠루오카시 합동 기업설명회 전단지. 츠루오카시의 사례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과 지자체가 하나가 돼 대처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사진 츠루오카시 홈페이지]

츠루오카시 합동 기업설명회 전단지. 츠루오카시의 사례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과 지자체가 하나가 돼 대처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사진 츠루오카시 홈페이지]

 
이러한 최첨단 기술을 보유한 회사가 지방 도시에서 활동하는 이유는 뭘까. 미국의 사례를 들어보자. 지방 도시의 평범한 인재를 활용한 실리콘밸리는 애플과 구글을 탄생시켰다. 실리콘밸리와 같이 지방으로 젊은 세대의 이주를 촉진하려면 대 도시에 못지 않은 흥밋거리가 필요하다. 츠루오카시도 특별한 흥밋거리를 통해 전국에서 인재를 끌어들이고 있다.
 
스파이버는 지역과 연계하면서 지역 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이노베이션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외 많은 거래처와 취업 희망자가 스파이버를 방문하고 있다. 최첨단의 폼나는 일은 대도시에서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상식을 완전히 뒤집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 지방소멸의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 전국의 지자체는 인구 감소에 대해 다양한 혁신정책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금까지 지역발전과 관련한 사업이라면 공공사업과 대기업 공장을 유치하고, 외부의 자금을 지원받는 것이었다. 대부분 지자체 독자적으로 지역발전 대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츠루오카시의 사례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과 지자체가 하나가 돼 대처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혁신에 성공하려면 주민과 지역기업이 지역의 위기상황을 함께 인식하고, 지자체와 함께 추진할 필요가 있다.
 
츠루오카시의 사례는 10년이 넘은 이제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혁신은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말하기 이르다. 지방혁신은 이제 첫걸음을 내디뎠다. 지방경제를 재생하려면 구태의연한 방법을 배제하고, 지방경제의 구조를 크게 바꾸는 혁신을 통해서만이 지방소멸을 막고, 지방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형종 한국금융교육원 생애설계연구소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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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종 이형종 한국금융교육원 생애설계연구소장 필진

[이형종의 초고령사회 일본에서 배운다] 한국은 급속하게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초고령사회에서는 인생 80세 시대와 다른 삶의 방식이 전개된다. 기존의 국가 시스템과 사회 제도 등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 인생100세 시대에 걸맞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앞서 고령화를 경험한 일본의 초고령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과 대응책 등을 통해 해답을 찾아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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