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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노조원 시신 탈취 돕고 1000만원 받은 전직 경찰관 2명 기소

중앙일보 2018.12.30 09:00
지난 5월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민변 노동위 삼성노조파괴대응팀이 18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경찰의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염호석 열사 장례절차 개입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월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민변 노동위 삼성노조파괴대응팀이 18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경찰의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염호석 열사 장례절차 개입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조합 탄압에 항의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염호석씨의 시신을 탈취하는데 관여한 전직 경찰관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 김수현)는 지난 18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허위공문서작성・행사, 부정처사후수뢰 혐의로 경남 양산경찰서 전 정보보안과장인 A씨를 불구속기소 했다고 30일 밝혔다. 양산서 정보계장이던 B씨는 부정처사후수뢰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염씨의 장례가 노조장으로 치러지는 것을 막으려는 삼성을 위해 B씨와 정보관에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는 2013년 7월 출범한 뒤 단체협약 체결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양산센터 분회장이던 호석씨는 사측의 압박에 반발해 2014년 5월 “지회가 승리하는 그 날 화장해 뿌려달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노조 측은 부친 염모씨로부터 위임을 받아 장례 절차를 준비했다.

경남 양산경찰서[사진 다음로드뷰]

경남 양산경찰서[사진 다음로드뷰]

그러나 염씨는 다음날 갑자기 위임을 철회하고 시신을 부산으로 옮기려 했다. 경찰은 시신이 안치돼 있던 서울의료원 장례식장에 3개 중대를 투입해 시신을 탈취했다. 결국 노조장으로 예정됐던 장례는 부친의 요구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러졌다.

 
검찰은 호석씨의 시신 탈취를 전후해 염씨가 최모 삼성전자서비스 전무 등과 합의해 6억원을 받고 장례 방식을 변경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삼성 측이 호석씨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시신을 넘기라고 유족들을 설득한 정황이 담긴 녹취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삼성의 합의금을 직접 경찰 정보관이 받아 염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사건 브로커에게 “조합원들이 시신 운구를 막고 있다”는 112신고를 하게 해 경비 병력이 투입되는 걸 도왔다. 부산으로 시신을 운구한 뒤에는 검사 담당자도 아님에도 검사필증을 받아 시신도 없는 곳에 빈소를 차리게 했다. 검사필증을 받는 과정에서 A씨는 당직 경찰관에 ‘수사상 필요하다. 유족의 요청이 있다’는 취지의 공문서를 작성하도록 했다. A씨와 B씨는 삼성 측으로부터 1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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