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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실 확인 않고 레이더 주장” 일본 “재발 방지 요구”

중앙일보 2018.12.25 00:04 종합 4면 지면보기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오른쪽)이 24일 오후 한·일 외교부 국장급 협의에 참석하기 위해 외교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장진영 기자]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오른쪽)이 24일 오후 한·일 외교부 국장급 협의에 참석하기 위해 외교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장진영 기자]

한·일 관계가 강제징용 판결에 이어 한국군의 일본 초계기 레이더 조준 논란으로 악화일로인 가운데 24일 양측 외교부 국장급 협의도 인식 차를 좁히지 못했다.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 국장은 이날 외교부를 방문해 김용길 동북아국장에게 일본 정부의 유감을 표명했다. 한국 정부도 유감을 표명했다. 김 국장은 일본 측에 “사실 관계에 대한 명확한 확인 없이 자신들의 주장만을 언론에 공개한 데 대해 유감 표명을 했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전했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가나스기 국장은 “한국 측 입장을 잘 들었다”며 “불필요한 오해가 없도록 잘 소통해 나가자”고 답했다.
 

일본 외무성 국장 방한해 협의
외교부 “양국 계속 소통하기로”
강제징용 배상 판결 놓고도 논의
“긴밀 협의 계속” 즉답 피해

김용길 국장은 협의 후 기자들에게 레이더 논란에 대해 “우리 정부의 입장과 파악한 사실 관계를 상세하게 일본 측에 설명했다”며 “국방 당국을 포함해 양 정부 간 필요한 의사소통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협의는 오후 2시부터 약 90분간 진행됐으며, 한국 국방부와 일본 방위성 측도 참석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24일 협의에서) 서로 설명이 다른 부분도 있다”며 “그런 부분에선 필요하면 양국 국방 당국 간 계속 소통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설명이 다른 부분은 한국 해군 광개토대왕함이 일본 초계기에 공격용 사격통제레이더인 STIR 180을 쏘았다고 일본 측은 주장하지만 한국 측은 “STIR 180의 안테나가 움직이긴 했지만 레이더 전파가 나가지는 않았다”고 맞서는 대목이다. 국방부는 24일에도 “일본 초계기 추적 목적으로 레이더를 운용한 사실이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가나스기 국장은 협의 후 이날 일본 기자들에게 “한국 측에 재차 강한 유감의 뜻을 전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며 레이더 사실 관계에 대해선 “기술적인 문제이기도 하고 이곳에서 논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게 한국 측의 답변이었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 측이) 상당히 진지한 자세로 응했다”며 “일본 측에서도 한·일 관계를 잘 운영해 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각수 전 주일대사는 이를 두고 “양측이 서로의 의견 차이를 확인하며 평행선을 달렸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양국은 지난 10월 일본 기업에 대한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서도 논의했다. 이날은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이 오후 5시까지 판결 이행 협의에 응하지 않을 경우 한국 내 자산에 대한 강제집행 절차를 밟겠다고 강제징용 피해자 변호인 측이 지정한 날이다. 이날 정부가 공식 입장을 밝힐지 여부가 주목됐으나 외교부 당국자는 “신중하고 광범위하게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피해자의 강제집행 절차와 관련해 이 당국자는 “강제징용과 관련해선 (일본 측과)어떻게 이 문제를 잘 협의해 나갈 수 있을지를 논의하고 외교 당국 간 긴밀한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다”고만 말했다.  
 
피해자 대리인단은 “신일철주금이 현재까지 협의 의사를 밝히지 않았으므로 곧 한국 내 신일철주금에 대한 압류 진행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다만 한·일 당국자 간 협의가 진행 중이니 외교적 교섭 상황도 고려해 집행 일자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가나스기 국장은 일본 언론에 “우리는 한국 정부가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을 경우 일본으로서 취할 수밖에 없는 조치가 있다는 점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일본 기업이 배상을 해야 한다”고 입장을 정할 경우 국제사법재판소 제소 등 대응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가나스기 국장은 이날 오전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도 면담해 북핵 공조도 협의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전수진·이유정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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