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상에서 사고가 난 블루레이1호 탑승객 이상신씨와 예인되는 선박. [페이스북 캡쳐]](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12/24/0ef9384b-60df-488d-9e35-b09b02aefdb3.jpg)
제주 해상에서 사고가 난 블루레이1호 탑승객 이상신씨와 예인되는 선박. [페이스북 캡쳐]
가파도서 좌초된 여객선, 사상자 없어
해경 신속한 출동·대체선박 투입 요인
승객은 차례차례…X마스 선물인가요
방송을 들은 승객들은 선원들의 안내에 따라 구명조끼를 입은 채 대기했다. “쿵”하는 소리와 함께 선체가 멈춰서는 아찔한 순간이었지만 대부분 침착했다. 승객 이상신씨는 사고 직후 SNS를 통해 사진과 동영상을 올려 당시의 급박한 소식을 알렸다. 이씨는 “표류 중이니 구명조끼를 입으라는 멘트에 다들 입고 구조선을 기다리는 중”이라며 “바다 한가운데서 큰 소리 나더니 여객선 멈춤”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세월호 침몰 해역인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중국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의 재킹바지선 두척이 세월호 인양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세월호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김상선 기자
현장에 도착한 해경은 경찰관을 승선시켜 승객들을 전원 대체 선박인 송악산 101호(139t)에 태웠다. 사고 후 승객들이 1시간22분 만에 전원 귀가할 수 있었던 것도 해경과 선원 등의 신속한 조치가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서귀포해경 소속 한승현 경사는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구명조끼 착용을 독려한 뒤 다른배로 옮겨타도록 한 게 승객들의 불안감을 덜어준 것 같다”고 말했다.
승객들은 해경 측이 투입한 송악산 101호를 타고 오후 4시5분쯤 모슬포 운진항으로 이송돼 모두 귀가했다. 해경에 따르면 하선 당시 승객들은 단 한 명도 병원을 가지 않을 정도로 정신적·신체적인 건강 상태가 양호했다. 사고 당시 해경과 선원들의 신속한 조치가 승객들의 트라우마를 없애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오후 제주 마라도에서 승객 195명을 태우고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블루레이 1호가 가파도 앞바다에서 좌초, 해경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12/24/6dd208e8-5194-40c7-9cf0-caacf8059b81.jpg)
24일 오후 제주 마라도에서 승객 195명을 태우고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블루레이 1호가 가파도 앞바다에서 좌초, 해경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블루레이 1호는 현장에 투입된 블루레이 2호(154t)에 예인돼 오후 4시22분쯤에야 입항했다. 좌초된 선박이 운진항에 입항할 당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선장인 고승호씨였다. 그는 사고 직후 선원들과 함께 승객들을 대체 선박에 태운 후 배에 남았다. 추후 있을 예인작업과 사고 원인조사 등에 함께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세월호 때의 경우는 이준석(73) 선장이 배를 버리고 가장 먼저 탈출하는 바람에 참사 피해를 키운 바 있다. 이날 블루레이 1호 선장인 고씨는 사고 직후부터 “가파도 해역에서 좌초됐다”며 구조를 요청한 뒤 줄곧 현장을 지휘했다. 고씨는 “배에 물이 찬다는 보고를 듣고 무조건 인근 배에 승객들을 옮겨 타게 했다”며 “하선을 도와주는 승객이 있을 정도로 침착했던 것도 사고 피해를 줄인 것 같다”고 말했다.
![24일 오후 4시22분쯤 침수 피해를 입은 블루레이1호가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운진항에 입항하고 있다. [뉴스1]](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12/24/78bbfc46-7139-439f-9e9f-f4d8a1840220.jpg)
24일 오후 4시22분쯤 침수 피해를 입은 블루레이1호가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운진항에 입항하고 있다. [뉴스1]
서귀포해경 소속 고규정 경위는 “경찰관이 파손된 배에 탑승할 때는 선미 쪽에서 물이 계속 흘러들어오고 있었다”며 “입항 때까지 계속해서 잠수 펌브로 배수 작업을 하면서 안전하게 예인 조치했다”고 말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최경호·최모란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