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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년 가짜 서울대 법대생 사건, 그걸 잡아낸게 석동현

중앙일보 2018.12.24 06:00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변호를 맡은 석동현 변호사. [중앙포토]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변호를 맡은 석동현 변호사. [중앙포토]

지난 7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과 특별감찰반 출신으로 청와대에 연일 폭로 공세를 펼치고 있는 김태우 검찰 수사관. 최근 한 달간 우리 사회를 들썩이게 한 두 사람은 같은 변호인을 선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석동현(58·사법연수원 15기) 변호사다.
 
석동현 변호사는 지난 3일 세월호 유족 불법 사찰 혐의를 받는 이재수 전 사령관의 구속영장심사에 참석해 영장 기각을 끌어냈다. 하지만 나흘 뒤 이 전 사령관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그 노력이 빛을 보지 못했다. 당시 이 전 사령관이 구속 심사에 앞서 수갑을 찬 채 법정에 들어선 이른바 '수갑 논란'에 대해 석 변호사는 "미리 법정 안에 들어간 바람에 수갑을 차고 온 것도 몰랐던 무능한 변호사가 됐다"고 자책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구속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포토라인 앞에 선 고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손목에 찬 수갑을 가리기 위해 검찰 로고가 박힌 검은 천을 씌웠다. [연합뉴스]

구속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포토라인 앞에 선 고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손목에 찬 수갑을 가리기 위해 검찰 로고가 박힌 검은 천을 씌웠다. [연합뉴스]

석 변호사는 23일 김태우 수사관의 법률대리인으로 나서며 또다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석 변호사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김태우 수사관과 개인적 인연은 없다"며 "이 전 사령관 변호 때 내가 '불법 사찰' 혐의에 대해 문제 제기한 것을 보고 소개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석 변호사는 24일 수원지검에 선임계를 내고 본격적인 변호 활동을 시작한다.  
 
검찰 출신인 석 변호사는 대검 공보관을 거쳐 법무부 법무과장, 부산지검장, 서울동부지검장을 잇달아 역임하며 '승승장구' 했다. 동료 검사들의 신망이 두터웠던 석 변호사는 잠재적 검찰총장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렸다. 하지만 2012년 부하 검사가 여성 피의자와 부적절한 성관계를 가진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자 관리·감독의 책임을 지고 검사장직을 스스로 내던졌다. 당시 검찰 동료들은 '때를 알고 물러난다'며 석 변호사의 결단에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법조계 안팎에선  "검찰 사정에 누구보다 밝은 석 변호사가 '친정'인 검찰 후배들에 맞서 어떤 법정 공방을 벌일지 귀추가 주목된다"는 얘기가 벌써부터 나온다. 
 
대검 공보관으로 재직하던 2002년엔 대장암 판정을 받고 대장 전부 절제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는 고통을 겪었지만 지금은 완치됐다. 그래서 "저는 5장 6부가 아니라 5장 5부를 가졌습니다"란 농담을 하기도 한다. 
 
대학 시절 '가짜 서울대 법대생'을 밝혀낸 일화도 유명하다. 1983년 초 서울대 법대 졸업을 앞둔 석 변호사는 졸업앨범 제작 책임을 맡고 있었는데, 평소 친하게 지내던 '찬경이 형'의 이름만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의구심을 가진 석 변호사는 대학 학적과에 사실관계를 문의해 '찬경이 형'의 법대생 사칭을 밝혀내고 앨범에서 이름을 들어냈다.
 
석동현 변호사와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인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뉴스1]

석동현 변호사와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인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뉴스1]

이후 석 변호사와 79학번 동기생인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남기춘 전 서울서부지검장이 '찬경이 형'을 잡으러 신림동을 뒤졌다는 일화는 아직도 법조계에 회자되고 있다. '찬경이 형'은 수천억 원대 부실대출 비리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김찬경 전 미래저축은행 회장이다.
 
검찰을 떠난 이후 검찰 개혁에 목소리를 높이던 석 변호사는 2016년 총선에 도전장을 던지며 정계에 입문했다. 새누리당 예비 후보로 부산 사하을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민주당에서 새누리당에 입당한 조경태 의원에게 밀려 공천을 받지 못했다. 최근까진 자유한국당 부산 해운대갑 당협위원장을 맡았다. 18대 새누리당 국회의원을 지낸 박영아 전 의원이 부인이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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