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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테이블 돌아오라…강경파 펜스도 북 인권연설 참았다

중앙일보 2018.12.24 00:04 종합 12면 지면보기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21일(현지시간)이 백악관으로 향하고 있다. 미 ABC방송은 22일 펜스 부통령이 지난주 북한 인권 유린 문제에 관한 연설을 준비했다가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AP=연합뉴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21일(현지시간)이 백악관으로 향하고 있다. 미 ABC방송은 22일 펜스 부통령이 지난주 북한 인권 유린 문제에 관한 연설을 준비했다가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AP=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북한을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올려놓기 위해 잇따라 신호를 보내고 있다. 대북 인도지원 허용 가능성을 알린 데 이어 대북 인권 압박도 자제하는 분위기다.
 
미국 ABC방송은 22일(현지시간)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북한 인권유린에 대한 연설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이를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다른 스케줄과 겹쳤기에 때문이라는 게 펜스 부통령 측 공식 입장”이라면서도 “북한을 화나게 할 수 있고 비핵화 대화를 탈선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이미 공식적으로 북한 인권 유린의 최종 책임자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지목했다. 따라서 지난 17일 유엔총회에 북한 인권결의안을 통과시킨 데 맞춰 트럼프 정부가 북한 인권을 거론하면 할수록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겨냥하겠다는 경고가 된다. 특히나 펜스는 지난 2월 평창 겨울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했을 때 청와대의 계속된 권유에도 북한에서 내려온 김여정 일행과의 공식 접촉을 거부한 대북 원칙주의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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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 부통령의 대북 인권 연설 취소는 미국이 북·미 비핵화 협상을 염두에 두고 북한 최고지도자에 대한 공개 압박을 자제한다는 얘기다. ABC 방송은 “인권 단체들은 펜스 부통령의 연설 취소가 트럼프 행정부가 인권 유린에 대한 압박을 일부 풀어주려는 또 다른 신호가 될 것을 우려한다”고도 전했다. 백악관의 대북 매파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도 잠잠하다.
 
대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전면에서 북한을 설득하고 있다. 그는 21일(현지시간) 라디오방송 NPR과 인터뷰에서 인도적 대북 지원 금지 완화에 대해 “깊은 함의가 있기에 중요하다”며 “(북한에) 현실적으로 인도주의적 지원이 필요한 건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방한 기간, 미국 내 대북 인도 지원단체들의 활동 제한을 완화하겠다고 한 데 대한 설명이다. 비건 대표는 20일 한·미 워킹그룹 회의에서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북한에 지원하는 방안에 오케이 사인을 냈다.
 
다만 대북 인도적 지원 허용을 놓고 폼페이오 장관은 NPR 인터뷰에서 “경제 제재를 완화하는 것처럼 (앵커가) 얘기하지만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비건 대표도 21일 기자회견에서 인도적 지원 금지 해제가 제재 해제로 이어지는지에 대해 “제재 해제 의도는 전무하다”고 선을 그었다. 본격적 대북 제재 해제는 북한이 비핵화의 선행 조치에 나설 때만 가능하다는 원칙의 재확인이다. 대북 인도적 지원 같은 사실상의‘제재 완화’조치를 꺼내면서도, 공식적으론 ‘아직 제재 해제는 없다’고 강조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미국이 대북 제재 해제라는 핵심만 제외하고 그 주변부의 가능한 조치들은 모두 활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정치적으로 수세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의 2차 북·미 정상회담 밑불 때기란 분석도 있다.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는 “최근 미국이 1월 1일 이후 정상회담을 다시 언급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연초에 북한 카드를 다시 집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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