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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이냐 ‘단일’이냐…지도체제 두고 한국당 힘겨루기

중앙일보 2018.12.21 10:00
‘집단’이냐 ‘단일’이냐.
자유한국당이 내년 2월 열릴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당 대표의 지도체제 방식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당은 19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에 대해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운데)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정용기 정책위의장(왼쪽),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운데)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정용기 정책위의장(왼쪽),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현재 한국당은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를 적용하고 있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 선출하고, 당 대표에게 권한을 집중하는 방식이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패한 후 순수 집단지도체제였던 당 시스템을 바꿨다.
 
당시 당 대표였던 김무성 의원과 청와대에 가까운 친박계 최고위원들간의 극심한 갈등이 당력 약화로 이어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순수 집단지도체제에선 최고 득표자가 당 대표가 되고 차점자 순으로 최고위원이 된다. 당 대표 못지않게 최고위원 위상도 높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상선 기자]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상선 기자]

 
반면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는 양쪽이 분리 선출되기에 당 대표의 리더십이 강력해지는 경향이 있다. 당 대표 경선에 나섰던 중량급 인사들이 지도부에 입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선출되는 당 대표는 2020년 총선 공천을 사실상 좌우할 수 있기에 의원의 관심도 높다. 
 
최근까지 당내에선 순수 집단지도체제로 복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더 높았다. 지난해 당협위원장 전체 214명 중 62명을 교체한 홍준표 전 대표의 일방적 당 운영 방식을 놓고 반발이 컸기 때문이다.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산하 정당개혁위원회가 지난달 공개한 당원 설문조사에서도 64%가 집단지도체제 복원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당의 양대 세력인 복당파와 잔류파 어느 쪽도 전당대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도 작용했다. 특정 계파가 당 대표가 되면 반대파에 대한 ‘물갈이’ 작업이 진행될 수 있기에 "차라리 누구도 독주할 수 없게 안전장치를 만들자"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얘기다.
 
김태호 전 경남지사 [중앙일보]

김태호 전 경남지사 [중앙일보]

 
반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나 김태호 전 경남시장 등 당 외곽에서 몸을 풀고 있는 당권 주자들은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를 선호하고 있다. 김 전 지사와 가까운 한국당 인사는 “강도 높은 혁신과 보수 개혁이 절실한 만큼 강력한 리더십이 담보되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가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하더라”고 전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뉴스1]

황교안 전 국무총리 [뉴스1]

일부 한국당 의원들도 동조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구ㆍ경북(TK) 지역의 한 의원은 “과거 민주당도 집단지도체제에서 '복숭아 학당'으로 전락하지 않았나. 특히 야당이라면 더욱 대표에게 권한을 집중시켜 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비대위는 19일 의총에서 순수 집단지도체제 전환, 단일성 집단지도체제 유지, 권역별 최고위원 선출 등 3가지 방안을 내놓았는데 권역별 최고위원 선출에 대해선 반대 여론이 높았다고 한다. 당의 한 관계자는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이를 시행하지만, 부작용이 커 보인다”며 “당세가 약한 지역에서 ‘약체’ 인사를 데려다가 최고위원 자리를 내주면 당력에도 별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이달 안에 새 지도체제와 선출 방식 등을 담은 당헌ㆍ당규 개정안을 마련해 전국위원회 의결 등을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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