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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따·정' 상대방 말을 경청하는 것도 기술이 있답니다

중앙일보 2018.12.18 13:00
[더,오래] 이경랑의 4050 세일즈법(4)
가까이 지내던 변호사는 의뢰인의 이야기에 경청하리라 마음을 먹었지만 이야기를 들어주다 보면 상담이 길어져 비효율적인 것 같다며 계속 하는 것이 맞냐며 어려움을 토로한 적이 있다. [사진 pixabay]

가까이 지내던 변호사는 의뢰인의 이야기에 경청하리라 마음을 먹었지만 이야기를 들어주다 보면 상담이 길어져 비효율적인 것 같다며 계속 하는 것이 맞냐며 어려움을 토로한 적이 있다. [사진 pixabay]

 
가까이 지내는 변호사가 나에게 이런 어려움을 토로한 적이 있다.
“예전과 달리 요즘은 변호사도 영업해야 하는 시대인 건 사실입니다. 그래서 예전과 달리 좀 더 공감하는 자세로 의뢰인과 대화를 해야 한다는 점도 동의하고요. 그런데 정말 마음처럼 쉽지 않아요.
 
의뢰인 이야기에 경청하리라 마음먹었는데 이야기를 들어주다 보면 10분이면 끝날 상담이 40분, 50분이 되도록 끝나질 않으니…. 게다가 불필요한 이야기를 다 들어주다 보면 몸도 마음도 지치고 말이죠. 경청하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너무 어렵기도 하고 아무래도 비효율적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도 계속 그렇게 해야 하는 걸까요?”
 
변호사에게만 국한된 일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모두 경청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익히 많이 들어왔다. 모 대기업의 회장이 후대 경영진에게 남긴 두 글자이고, 자기계발서 중 최대의 베스트셀러라고 하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에서도 다루고 있다.
 
그런데 막상 경청은 어렵다. 마음을 먹는 것까지는 쉽게 동의하는데, 현실적으로 마음먹은 대로 잘 안 된다. 왜 그럴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경청은 ‘마음가짐’이 아니라 ‘방법’이기 때문이다. 경청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에 비추어보면 부자연스러운 것이기도 하다. 이를 가장 적절히 표현한 이야기가 있다.
 
말하는 사람 vs 말하려고 기다리는 사람
대화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 말을 하는 사람과 말을 하려고 기다리는 사람이다. 듣는 사람이 없다니 재미있지 않은가? [사진 pixabay]

대화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 말을 하는 사람과 말을 하려고 기다리는 사람이다. 듣는 사람이 없다니 재미있지 않은가? [사진 pixabay]

 
대화에서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 한 부류는 말을 하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다른 한 부류는 어떤 사람일까. 많은 경우 ‘듣는 사람’이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정답은 아니다. 바로 ‘말을 하려고 기다리는 사람’이다. 재미있지 않은가. 듣는 사람은 없으니 말이다. 경청은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경청이 어려우니 그럼 어쩌란 말일까. 이제 경청을 단순한 ‘마음가짐’으로 보는 오류에서 벗어나 익히고 훈련해야 하는 ‘방법’으로 이해하길 권한다. 경청의 방법은 다르게 표현하면 ‘반응’이다. 간단한 ‘반응’부터 대화의 방향을 디자인할 수 있는 수준 높은 ‘반응’까지 다양한 방법이 있다. 간단한 반응은 눈 맞춤, 끄덕임, 그리고 감탄사다. 상대방과 눈을 맞추고, 그의 이야기에 동의를 표하는 적절한 끄덕임, 그리고 흥미로운 대화의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추임새인 감탄사가 있다.
 
여러분도 잘하는 반응일까 (아주 간단한 것 같지만 실제 즉흥 롤 플레이를 해보면 의외로 잘 못 하는 경우도 많으니 너무 자신하지 말자) 끄덕임과 감탄사를 기계적으로 하라는 것은 아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고 적절한 타이밍에 해야 한다. 그러면 상대는 내가 경청하고 있음을 알게 되고, 나 또한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할 수밖에 없다.
 
단순한 마음가짐만으로는 ‘말을 하려고 기다리는’ 본능이 슬며시 발동하여 경청이 잘 안된다. 여기에 눈 맞춤과 끄덕임, 감탄사만 더해도 상대의 말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다.
 
조금 수준을 높여보자. 위 변호사처럼 비즈니스 상황에서 특히 더 유용하다. “더 이야기해주세요”라는 질문을 붙여본다. ‘그 밖에 또 무엇이 있나요?’의 개념으로 기억하면 좋다. 상대방이 자신의 이야기를 더 많이 할 수 있는 상황을 조성한다. 특히 상대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일 때 더 그렇다.
 
빠르게 본격적인 상담에 돌입하고 싶다면 '그 밖에 또'의 개념을 넣어 반응해 보자. 의뢰인이 법률 서비스에 어떤 것을 기대하는지, 상황이 어땠는지에 대한 본격적인 대화로의 진입을 도울 수 있다. [사진 pixabay]

빠르게 본격적인 상담에 돌입하고 싶다면 '그 밖에 또'의 개념을 넣어 반응해 보자. 의뢰인이 법률 서비스에 어떤 것을 기대하는지, 상황이 어땠는지에 대한 본격적인 대화로의 진입을 도울 수 있다. [사진 pixabay]

 
앞선 변호사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제가 혼자 해결하려 하다 보니 마음도 무겁고, 너무 힘들어서 이제는 정말 법적으로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 해요’라는 의뢰인의 이야기를 듣고 계속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고 감탄사만 남발하면 시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
 
구체적으로 빠르게 본격적인 상담에 돌입하고 싶다면 여기에 ‘그 밖에 또’의 개념을 넣어 반응해 보는 것이다. 예를 들면 “어떤 부분이 구체적으로 힘드셨는지요?” 혹은 “마음이 무거우셨다는 것은 어떤 의미이신지요?”라고 질문한다. 의뢰인이 더 많은 말을 하게 만드는 보다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경청이다. (물론 눈 맞춤, 끄덕임 등이 동반된 상태로) 의뢰인이 법률 서비스에 어떤 것을 기대하는지, 그간 상황이 어떠했는지에 대한 본격적인 대화로의 진입을 도울 수 있다.
 
경청을 단순히 수동적인 ‘듣기’에 머무른다면 일상의 대화에서는 플러스 점수를 얻을 수 있지만, 시간이 정해져 있고 목적이 있는 비즈니스 상황에서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경청을 적극적으로 상대방이 더 많은 (비즈니스 진전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하도록 돕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더 욕심을 내어보자. 상대방이 우왕좌왕 많은 이야기를 쏟아낼 때, 혹은 자신의 마음을 애매하게 표현할 때,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정리해 표현하면 경청은 더 큰 영향력을 가지게 된다. 여기에는 공감의 단어가 들어가기도 하고, 칭찬의 느낌을 가미하면 더 좋다. (추가로 중간중간 중요한 단어를 따라 해 주는 따라 하기 기법을 더해 ‘칭·따·정’ 기법으로 외우자. 칭찬하기· 따라 하기·정리하기 기법이다)
 
앞선 사례처럼 법적 해결에 앞서 자신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의뢰인이라면 이렇게 ‘정리하기’ 기법을 활용해 보는 것이다. “충분한 노력 끝에 저를 찾아오신 것 같습니다. 이제는 해결이라고 하는 결론에 집중하고 싶으신 거지요.” 의뢰인의 상황을 공감하고, 상황에 대한 긍정적 의미를 부여한 정리하기(충분한 노력)와 함께 대화의 방향을 제시(해결에 집중)하는 경청 기법이다. 여기에 추가 질문을 덧붙인다면 대화의 집중도와 속도는 더 좋아질 것이다.
 
우리의 일상에서 충분히 활용되는 또 다른 사례를 살펴보자. 가전제품 매장에 가서 소비자가 “요즘 건조기가 좋다고들 하던데요”라고 하면 판매원은 무엇이라고 응대할까. “그럼요, 건조기가 얼마나 좋으냐면요”로 대화한다면 ‘말을 하려고 기다리고 있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때 “어떤 점이 좋다고 하던가요”라고 물어보는 것이 효과적인 세일즈 경청 기법의 적용이다.
 
고객은 자신의 간접경험을 통해 건조기의 장점을 스스로 이야기하게 될 것이고, 판매원은 이에 덧붙여 추가로 건조기의 장점을 설명해도 되는 ‘대화’의 형식으로 상담이 이루어지게 된다. (판매원은 이러한 경청을 태도가 아닌 중요한 세일즈 화법으로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경청은 말하고픈 욕구에 여백 넣고 양보하는 것이다. 말하고 싶은 욕구에 여백을 넣고 상대방에게 여백을 양보하면 상대방은 주인공이 되어 훨씬 더 효과적으로 대화가 진행된다. [프리미엄 황정옥 기자]

경청은 말하고픈 욕구에 여백 넣고 양보하는 것이다. 말하고 싶은 욕구에 여백을 넣고 상대방에게 여백을 양보하면 상대방은 주인공이 되어 훨씬 더 효과적으로 대화가 진행된다. [프리미엄 황정옥 기자]

 
적응이 어려운 신입사원이 “다른 동기들은 팀 내에서 잘 적응하는 것 같은데, 저는 아직 매우 서툴고 불편한 것이 많아요”라고 한다면 어떨까. 신입 때는 다 그렇다거나, 잘하고 있다고 다독여 주는 것도 좋지만 경청 기법을 활용해 보자면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큰 것이 아닐까 해요. 특별히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라고 물을 수 있지 않을까?
 
경청은 말하고픈 욕구에 여백 넣고 양보하는 것
경청은 여백이다. 말을 하고 싶은 우리의 욕구에 여백을 넣고, 상대에게 그 여백을 양보하는 것이다. 여기에 세일즈나 비즈니스 상황에 맞는 준비된 질문과 정리하기, 칭찬하기 등이 결합하면 상대방은 주인공이 되어 훨씬 더 효과적으로 대화가 진행된다.
 
참 간단해 보이지만 사실 쉽지 않다. 마음가짐이 아니라 ‘방법’이기 때문에 익히고 훈련해서 습관이 되도록 준비해 보자. 누군가를 이해시키고 설득시킴에 있어 무엇보다도 필요한 대화의 기본이 바로 ‘경청’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오늘부터라도 눈 맞춤, 끄덕임, 감탄사, 추가 이야기, 정리하기와 칭찬하기를 실천해 보자.
 
이경랑 SP&S 컨설팅 공동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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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랑 이경랑 SP&S 컨설팅 공동대표 필진

[이경랑의 4050 세일즈법]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중장년층의 재취업과 창업을 위해서는 세일즈 역량이 필수다. 이제까지 세일즈가 나와 무관하다고 생각하고 살아온 4050 세대의 세일즈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걷어내고, 실질적으로 어떻게 해야 세일즈 적 마인드와 기술을 가질 수 있을지 몇 가지 핵심적인 방향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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