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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잡' 뛰는 지방의원… 연봉 최고 5억원, 꼼수 불법 겸직도

중앙일보 2018.12.18 05:00
전국 기초의회 예산과 의장단 업무추진비를 분석했던 '[탈탈 털어보자] 우리 동네 의회 살림' 후속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6.13 지방선거 당선자의 재산변동 내용, 겸직 신고 현황, 지자체 공무원의 해외출장비를 탈탈 털어드립니다. 2편은 지방의원들의 '투잡', 겸직 실태입니다. 언론이 광역·기초의원들의 겸직 실태를 전수 조사해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탈탈 털어보자 <시즌 2> 연재 순서
① ‘고무줄’ 공직자 재산신고 
② '투잡' 뛰는 의원님들 
③ 너도나도 '세금 해외여행' (예정)
 
부산진구의회는 지난달 배영숙(자유한국당) 의원 제명을 결정했다. 지방자치법 제35조 5항에 따르면 지방의원은 해당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단체와 영리를 목적으로 거래하거나, 관련 시설·재산의 양수인 혹은 관리인이 될 수 없다. 어린이집·유치원, 지역 체육회, 재향군인회 임원 등이 대표적인 경우라는 게 행정안전부의 유권해석이다.
 
3선인 배영숙 의원은 9년째 어린이집 대표를 맡고 있다. 초선이던 2010년 원장직을 다른 사람에게 물려주면서 불법 겸직 논란을 피했지만, 지난 8월 행정안전부가 '정부 보조금을 받는 어린이집의 원장은 물론 대표도 겸직 금지'라는 유권해석을 내놓으면서 부산진구의회는 배 의원을 제명했다. 제명이 최종 확정되면 6.13 지방선거 이후 불법 겸직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첫 사례가 된다. 배 의원은 하지만 제명이 다수당의 횡포라며 반발해 현재 소송 중이다.
 
이런 불법 겸직 논란은 단지 배 의원만의 문제일까. 중앙일보 디지털콘텐트랩은 전국 지방의회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광역·기초의원 총 3365명이 낸 겸직신고서 원본과 신고 현황을 살펴봤다. 
 
지난 3월 광주시민회의가 광주 지방의원 10명의 새마을회 임원 겸직에 항의하고 있다. [사진 뉴스1]

지난 3월 광주시민회의가 광주 지방의원 10명의 새마을회 임원 겸직에 항의하고 있다. [사진 뉴스1]

빈칸 수두룩……. 부실한 겸직 신고 
 
지방의원들은 임기 시작 한 달 이내에 의장에게 겸직 신고서를 제출한다. 분석 결과 광역의원 824명 중 315명(38.29%), 기초의원 2541명 중 1067명(69.77%)이 겸직 신고를 했다. 그러나 신고서 원본을 살펴보니 겸직 기관명, 보수 금액, 기간 등 기본 신고 사항을 불성실하게 썼거나 고의로 누락한 경우가 많았다. 특히 전체 겸직 신고 2200건 중 213건(9.7%)은 겸직기관에서 보수를 받고 있다고 체크를 하고도 금액을 적지 않았다. 보수 수령 여부와 보수 금액을 모두 성실하게 신고한 경우는 전체의 29.5%인 649건에 그쳤다.
 
겸직 신고의 절반에 육박하는 1024건(46.5%)은 보수를 받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이 중에는  영리 업체를  운영하지만, 보수는 받지 않는다고 신고한 경우도 있다. 실제로도 그런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방의회 관계자는 "의원들 대부분이 얼마를 받는지 밝히길 꺼리고, 금액은 의무 신고 사항이 아니라 관행적으로 미수령이라고 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신고의 구색만 갖추고 보수 수령 여부, 수령 금액, 직위 등 기본적인 신고 사항을 하나도 기재하지 않은 경우도 314건(14.3%)이나 됐다. 이런 사항을 빼먹은 채 신고를 해도 징계를 할 수 있는 조례나 규칙이 없는 점을 악용한 경우로 의심된다. 
 
실제로는 겸직을 하고 있으면서 신고를 안 하는 경우도 많다. 전라남도 고흥군의회는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겸직 해당 사항 없음'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고흥군의회 홈페이지에 있는 의원들 프로필을 보면 단체 법인이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국제라이온스협회 등 다양한 겸직 현황이 적혀 있다. 의회 사무국 관계자는 “겸직 사실은 알고 있지만, 강제 규정이 없어서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의원 겸직신고와 관련된 실질적인 처벌·강제조항이 없다는 허점을 악용한 것이다.
 
말로는 사퇴한다며 '겸직 버티기'
지방 의원은 어린이집과 유치원 대표 혹은 원장 겸직이 금지돼 있다. 하지만 교육부가 운영하는 ‘우리 동네 유치원 알리미'에는 총 26명의 지방 의원이 유치원·어린이집 원장이나 대표로 이름이 올라 있다. 확인 결과 이 중 14명은 실제로도 어린이집과 유치원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들은 대개 의회 사무국에 "곧 사퇴할 예정"이라고 통보했으나, 실제 겸직변경 신고서는 제출하지 않았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임기 중 겸직에서 물러나거나 직위 변동이 있을 때는 지체 없이 신고해야 한다. 
 
중앙일보의 취재가 시작된 뒤 겸직을 그만둔 경우도 있다. 경기도 시흥시의회 안돈의 의원은 본지가 의회 사무국에 겸직 여부를 확인한 직후 직계가족인 딸에게 어린이집 대표 자리를 넘겼다. 안 의원은 시흥시 자치행정위원회 소속이다. 자치행정위는 어린이집 예산 심의, 시립어린이집 민간 위탁동의안 등을 처리한다. 
2018년 9월 3일 열린 제 1차 '시흥시 시립어린이집 민간위탁동의안' 회의록 내용 중 일부 캡처.

2018년 9월 3일 열린 제 1차 '시흥시 시립어린이집 민간위탁동의안' 회의록 내용 중 일부 캡처.

부산광역시 남구의회 김현미(자유한국당)의원은 지방선거 직전 유치원 대표직을 남편에게 넘겼다. 대신 자신은 행정실장을 맡아 매달 450만원을 지급 받는다고 겸직 신고했다. 행정실장직도 논란이 돼 지난 10월 사퇴 의사를 표명했지만, 겸직변경 신고서는 아직 제출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본인이 대표로 있는 또 다른 어린이집 겸직을 신고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돼 문제가 됐다. 남구의회 윤리특별위원회는 그러나 지난 14일 정례회의에서 김 의원이 징계 대상이 아닌 것으로 결론 내렸다. 
 
지방의원이 지자체 예산을 지원받는 재향군인회 임원을 맡는 것도 불법 겸직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모르는 의원들도 많은 듯했다. 광역의원 2명, 기초의원 6명이 재향군인회 이사직(회장·부회장·이사)을 맡고 있다고 신고했다. 역시 불법 겸직에 해당하는 각급 체육회 임원을 맡고 있는 기초의원 역시 14명이나 됐다. 
 
고액 연봉 1억원 이상 신고자 4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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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 당선자 겸직 현황 (광역·기초) 데이터 보기 

지방의원들이 겸직으로 받는 돈은 얼마나 될까. 겸직 보수 수령액을 신고한 665명(광역의원 114명, 기초의원 551명)을 기준으로 계산해봤다. 광역의원의 평균 겸직 연봉은 5375만 8325원, 기초의원은 3825만 4761원이었다. 
 
겸직 연봉을 1억원 이상 받는 의원은 48명(광역의원 15명, 기초의원 33명)이었다. 광역에선 경상북도의회 김수문 의원이 유성빌딩과 유성태양광발전소 대표로 4억8000만원을 받는다고 신고해, 가장 많은 액수를 기록했다. 이어 충청북도의회 허창원 의원(제이건설 이사, 3억7200만원), 인천광역시의회 김준식 의원(Good Food 대표, 2억5000만 원) 등의 순이었다. 
 
기초의원 중에서는 파주시의회 목진혁 의원이 탑직업전문학교와 (주)시티즌랜드 원장으로 총 5억원을 신고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논산시의회 조용훈 의원(황산젓갈상회 대표, 3억원), 강남구의회 최남일 의원(지코퍼레이션·호텔지 공동대표, 2억4889만)이 각각 2, 3위를 기록했다. 
 
 지방의원 겸직 수령액 분포도

지방의원 겸직 수령액 분포도

수령액 구간을 분석해보면 광역의원은 5000만원 미만이 65%(74명), 5000만원 이상 ~ 1억 미만이 22%(25명), 1억 이상이 13%(15명)로 나타났다. 기초의원은 5000만원 미만이 75%(415명), 5000만원 이상 ~ 1억 미만이 19%(104명), 1억 이상이 6%(32명)이었다. 5000만원 이상 보수를 받는 의원의 비율은 광역의원(35%)이 기초의원(25%)보다 10%P 높았다.  
 
지방의원 겸직 신고 규정
 관련 규정 : 지방자치법 제35조 제3항 및 제4항
③ 지방의회의원이 당선 전부터 제1항 각 호의 직을 제외한 다른 직을 가진 경우에는 임기개시 후 1개월 이내에, 임기 중 그 다른 직에 취임한 경우에는 취임 후 15일 이내에 지방의회의 의장에게 서면으로 신고하여야 하며, 그 방법과 절차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한다. <신설 2009.4.1>
④ 지방의회의장은 지방의회의원이 다른 직을 겸하는 것이 제36조제2항에 위반된다고 인정될 때에는 그 겸한 직을 사임할 것을 권고할 수 있다. <신설 2009.4.1>
 
배여운 데이터분석가 bae.yeowoon@joongang.co.kr 
자료=6.13 지방선거 당선자 겸직신고서 현황 및 사본 정보공개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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