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설] 특감반 비위, 실체 안 나왔는데 쇄신부터 하나

중앙선데이 2018.12.15 00:20 614호 34면 지면보기
청와대가 어제 ‘특별감찰반(특감반)’ 쇄신안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민정수석에게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지 9일 만이다. 하지만 이번 쇄신안으로 특감반 문제가 해소될지 의문이다. 무엇보다 비위의 실체가 계속 베일에 가려져 있는 상황에서 사태를 미봉하는 데 그치지 않겠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청와대는 권위적 어감을 주는 특감반 명칭을 ‘공직감찰반’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검찰과 경찰로만 이뤄져 있는 인적 구성도 검찰·경찰·감사원·국세청 등 여러 기관 출신으로 다양화하기로 했다. 또 ▶감찰 개시 전 감찰반장 승인을 받고 ▶장·차관, 공공기관장 등을 접촉할 때는 사전 사후 보고하며 ▶감찰 결과 이첩·처리 과정에는 감찰반원 관여를 금지하는 것이 업무 내규로 명문화된다.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부당한 지시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비위 차단 장치를 보강한다는 점에서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비위의 진상을 밝힌 후 개선안을 수립하는 게 제대로 된 순서다. 어디에서, 무엇이, 어떻게 잘못됐는지 파악해야 그에 따른 쇄신을 할 것 아닌가. 특히 대통령이 “대검 감찰본부 조사 결과가 나오면 이번 사건의 성격에 대해 국민이 올바르게 평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는 점에서 쇄신안은 대검 발표 후로 나왔어야 한다. 특감반원들이 골프를 친 게 근무시간인지, 아니면 주말이나 연차를 이용한 것인지, 특감반원이 부처 장관에게 ‘셀프 인사 청탁’을 한 게 사실인지가 미확인 의혹으로 남아 있다. 대검은 물론 청와대까지 적극 나서서 진상을 철저하게 밝히는 과정 자체가 순리이자 최고의 예방책이다.
 
쇄신안 내용을 봐도 답답할 뿐이다. ‘감찰 개시 전 승인’이나 ‘장·차관 등 접촉 시 보고’는 기본 중의 기본 아닌가. 대체 감찰반원들은 그동안 어떻게 활동을 해왔다는 것인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지만 뒤늦게 외양간을 고치더라도 제대로 고쳐야 한다. 절치부심하는 결의 없이 문패 바꿔 달고 내규 제정하는 것으로 어물쩍 넘어간다면 내부 기강 사고는 재발할 수밖에 없다.

구독신청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