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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복무 약속한 병역거부자 5명에게 최초 무죄 구형한 검찰

중앙일보 2018.12.14 12:51
지난달 1일 열린 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최승식 기자

지난달 1일 열린 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최승식 기자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게 검찰이 무죄를 구형했다. 그동안 법원이 종교적 이유 등으로 입대를 거부한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사례는 있었지만, 이들을 재판에 넘긴 검찰이 “죄가 없다”며 처벌을 요구하지 않은 것은 처음이다. 양심적 병역 거부를 인정한 최근의 대법원 판례를 반영하고 “대체 복무안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약속한 점을 고려한 구형으로 분석된다. 
 

'양심적 병역 거부' 인정한 대법원 판례 반영
전주지검 "대체복무 입법 움직임도 고려했다"

전주지검은 “병역을 거부한 혐의(병역법 위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김모(20)씨 등 5명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무죄를 구형했다”고 14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김씨 등은 지난해 입영 통지서를 받고도 입대를 거부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비슷한 시기 같은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윤모(20)씨 등 2명에 대해서는 ‘증거와 소명 부족’을 이유로 재판부에 변론 재개를 요청했다.  

 
연도별 양심적 병역거부 사유. [중앙포토]

연도별 양심적 병역거부 사유. [중앙포토]

전주지검 관계자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한 대법원 판례와 대검이 제시한 기준을 바탕으로 무죄를 구형했다”고 밝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지난달 1일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는 무죄”라고 밝힌 판례를 반영하고, ‘종교 활동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했는지’, ‘병역을 거부한 이유가 뭔지’, ‘집총만 거부했는지, 군사 훈련 전체를 거부했는지’ 같은 대검이 세운 기준에 따라 엄격히 심사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번에 무죄가 구형된 김씨 등 5명은 본인들이 믿는 교리에 따라 총을 쥐는 집총(執銃) 훈련은 거부했지만, “대체 복무안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들 가운데 2명의 아버지도 여호와의 증인 신도로 병역을 거부해 처벌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주지검 관계자는 “국회에서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 도입이 논의 중이어서 검찰 내부에서는 큰 이견 없이 무죄를 구형하기로 의견이 모였다”고 전했다.   
 
김씨 등에 대한 선고 공판은 14일 오후 2시 전주지법 2호 법정에서 형사1부(부장 박정제) 심리로 열린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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