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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문자혁명'···카톡같은 앱 없어도 100명과 문자 채팅

중앙일보 2018.12.14 01:40 종합 2면 지면보기
21년 만에 국내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의 틀이 바뀐다. 출시된 지 21년 된 문자메시지 서비스가 이르면 14일부터 채팅 서비스로 완전히 새롭게 진화한다. 기존에도 유사한 서비스가 있었지만 최신 ‘삼성폰’이면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앱)을 깔지 않고도 사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확장성이 크다.

문자메시지 21년 만에 새 서비스
한 번에 4000자, 100MB 영상 전송
삼성 휴대폰 안에 기본으로 탑재
“요금문자 클릭, 결제도 가능해져”

 
삼성전자와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14일부터 휴대전화 운영체제(OS) 업데이트 방식으로 새로운 형태의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선적으로 모든 갤럭시노트9 사용자를 대상으로 업데이트를 실시하고, 이후 적용 모델을 확대해 나간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중순부터 갤럭시 S9과 9+, 갤럭시노트9 등의 모델에서 베타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서비스가 출시되면 1997년 첫 문자 메시지인 SMS(단문 메시지 서비스)가 출시된 지 21년만, MMS(멀티미디어 메시지 서비스)가 출시된 지 17년 만에 새로운 스마트폰 메시지 서비스가 탄생하는 것이다.

 
문자 서비스의 진화

문자 서비스의 진화

새로운 문자 메시지 서비스의 이름은 RCS(Rich communication Suite·리치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로, 기존 MMS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채팅 기능을 겸비한 서비스다. 쉽게 말해 휴대전화 문자를 ‘카카오톡’ 같은 채팅앱처럼 쓰는 게 가능해진다. 최대 100명까지 동시 채팅이 가능하다. 기존 MMS에선 한글 기준 1000자 내외만 전송이 가능했지만 RCS에선 한 번에 4000자까지 전송할 수 있다. 또 기존엔 한 번에 최대 1MB(이미지 10장, 동영상 1개) 수준으로 파일 전송이 가능했지만 RCS에선 100MB의 사진과 동영상까지 전송할 수 있다.

 
또 저장된 전화번호를 통해 자동으로 채팅 가능한 사람이 표시된다. 상대방이 읽었는지 알 수 있는 것은 물론 현재 메시지를 작성 중인지의 여부도 알 수 있다. 기존 채팅앱에는 없던 기능이다. 만약 채팅하기 기능을 원치 않으면 RCS 비활성화 버튼을 눌러 일반 문자 서비스로만 이용할 수 있다.

 
RCS가 기존 채팅앱보다 편리한 점은 별도의 앱을 다운로드 받을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문자 메시지처럼 세계 표준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전 세계 이용자와 언제 어디서든 쉽게 채팅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지금까지 이용자들은 한국에선 카카오톡을 쓰다가도 중국에 가면 위챗, 미국에선 왓츠앱 등 별도의 앱을 깔아 소통해야 했다. 하지만 RCS의 경우 삼성 폰을 쓰기만 하면 따로 앱을 깔지 않아도 각국의 사용자와 채팅이 가능해진다.

 
이동통신 3사는 2012년 초기 단계의 RCS 서비스를 시행했다가 소비자의 외면을 받았다. 카카오톡·라인 등에 비해 기능이 현저히 떨어진 데다 추가 통신 요금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도 컸다. 별도의 앱을 깔아야 하는 불편함도 있었다. 하지만 통신사는 같은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RCS는 기존 문자 서비스처럼 사실상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특히 중저화질 미만의 파일을 전송하는 경우엔 데이터 차감을 하지 않기 때문에 데이터를 잡아먹는 기존 채팅앱보다 데이터 이용 요금이 오히려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새 서비스는 삼성전자와 국내 이통사들의 합작품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고의 폰 메이커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플랫폼’ 시장에선 영향력이 미미하다. 그나마 ‘삼성 페이’가 확장성 있는 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카카오톡’이란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카카오페이의 추격세가 만만치 않다. 이통사 입장에서도 기존 메시지 서비스로는 수익 창출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RCS는 향후 이를 통해 확장할 수 있는 영역이 다양하다.

 
업계는 플랫폼을 확장한 뒤 각종 부가 서비스를 연계함으로써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공공기관·병원·통신사·카드사 등 각종 관공서와 기업 등이 고객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면 클릭만으로 바로 결제 서비스로 연결하거나 채팅을 통해 실시간 문의가 가능해지는 등 추가 기능을 붙일 수 있게 된다”며 “기업과 개인 고객을 연결하는 강력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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