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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강남 한복판 15층 빌딩을 붕괴 직전까지 방치했다니

중앙일보 2018.12.14 00:21 종합 34면 지면보기
가슴이 철렁 내려앉게 할 정도로 아찔한 안전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KTX 탈선사고에 이어 수도권 곳곳에서 난방용 열 송수관 파열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급기야 서울 강남 한복판에 우뚝 선 15층 빌딩이 붕괴 직전 상황인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의 대표적 오피스 빌딩이 밀집한 강남 테헤란로의 대종빌딩은 2층 인테리어 공사 중 균열을 발견했고, 붕괴 위험 때문에 13일 0시부터 출입이 금지됐다. 이 건물의 2층 중앙 원형 기둥은 약 20%가 두부 찌꺼기처럼 부서졌다. 누가 봐도 부실시공을 의심할 수 있을 정도다. 당국의 긴급 안전진단에서 최하 등급인 E등급(불량)으로 추정됐다. 하마터면 삼풍백화점 붕괴 같은 대형 참사가 날 뻔했다니 아찔하다. 퇴거 명령을 받은 입주자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1991년 준공된 대종빌딩은 지상 15층, 지하 7층으로 연면적만 1만4799㎡ 규모다. 겉은 멀쩡해 보이지만 붕괴 직전 상황이 되도록 방치되며 건물 안전관리에 구멍이 뚫려 있었다. 지난 3월 강남구청이 이 건물에 B등급(양호)을 줬다니 그만큼 안전진단이 겉핥기였다는 얘기다.
 
법적인 사각지대도 있다. 대종빌딩처럼 15층 이하 소규모 시설물은 법적 안전관리 대상에서 빠져 있다. 무엇보다 대종빌딩은 지분이 쪼개져 건물주만 110명이 넘다 보니 안전관리 책임이 분산돼 있었다. 더 큰 문제는 서울에만 30년 넘은 노후 건물이 25만3705개 동으로 전체(63만9412개 동)의 39.7%나 된다는 사실이다.
 
대형 안전사고를 초래할 위험 시설은 이뿐이 아니다. 지역난방공사가 20년 넘은 전국의 열 수송관 686㎞ 전 구간을 대상으로 긴급 점검했더니 이상 징후가 나타난 곳이 203곳이나 됐다. ‘지뢰밭’이 곳곳에 널려 있다는 얘기다. 사고는 예방이 최선이다.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한 뒤 후회하면 뭐하는가. 이제라도 총체적인 안전점검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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