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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방통위의 지상파 특혜…자구책이 먼저다

중앙일보 2018.12.14 00:20 종합 34면 지면보기
방송통신위원회가 지상파 방송 중간광고 허용을 골자로 한 방송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12일 입법 예고했다. 국민 10명 중 6명이 반대하는 등 시청자의 반대가 높았던 사안이다(리얼미터 조사). 중간광고로 인한 시청자 편익 저하, 지상파 자구책 부재 등은 논외로 하고 지상파의 요구에 일방적으로 굴복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반대 여론 무릅쓴 중간광고 허용
지상파 경쟁력 약화란 본질 외면
수신료 병합징수 제도도 손 봐야

이날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최근 유료방송의 광고 매출과 시청률은 크게 증가한 반면, 지상파 방송 광고 매출은 급감해 재정 상황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제작 역량이 저하되고 있다”며 “매체 간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지상파 방송의 공적 기능과 콘텐트 제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중간광고 차별적 규제 해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위원장의 인식에는 문제가 많다. 일단 최근 지상파 광고 매출 급감은 다른 무엇보다 지상파 자체의 경쟁력 약화에서 기인한 것이다. 매체 환경 변화 속에서 공공성을 잃고 편향된 뉴스, 유료방송을 따라잡지 못하는 드라마, 예능의 질 저하가 본질이다. 시청률은 물론이고 각종 방송 관련 시상식, 사회적 영향력 면에서도 경쟁력이 강화된 유료방송이 지상파를 따라잡거나 뛰어넘은 지 오래다.
 
게다가 수년간 지속된 방만한 경영, 비효율적 인력구조의 문제도 여전하다. 올 8월까지 441억원의 경영적자를 기록한 KBS에는 연봉 1억원 이상을 받는 임직원이 60%에 달한다(2017년 기준).
 
유료방송과 달리 보편적 서비스 성격이 강한 지상파 방송에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 원칙을 적용하는 것도 문제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중간광고가 허용되면 공공자산인 전파로 운영돼 온 지상파와 유료방송 간의 비대칭 규제 핵심이 모두 사라져 매체 간 균형발전과 지상파의 공공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김병희 서원대 교수)고 지적한다.
 
이 와중에 방통위는 내년 KBS 수신료 인상 방침까지 밝히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KBS 수신료를 전기사용료와 병합 징수하는 현행 제도를 폐지하라는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정치적으로 편향된 KBS를 보지도 않는데 수신료를 걷어가는 건 불합리하다”는 비판과 함께다. 지난해 4월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도 ‘시청료 분리 징수’를 내용으로 하는 방송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지상파의 직접수신율이 5% 미만이라 현재 대부분의 가구는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을 통해 지상파를 시청하는 실정이다. 엄밀하게 따지면 수신료도 내고, 유료방송 가입비도 내는 이중 부담을 지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중간광고 폭탄까지 떨어진다. KBS가 수신료 인상을 요구할 때마다 예로 드는 BBC·NHK 같은 공영방송은 상업광고와 협찬 자체를 금하고 있다. BBC는 광고 없이도 직원을 10% 이상 감원하는 등 연간 3%의 예산 절감을 이뤄 방송 재원을 충당했다. 시청자가 납득할 만한 최소한의 자구책과 자성도 없는 지상파로의 특혜 몰아주기는 당장 중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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