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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지지율, 주가 따라 간다…최근 하락, 개미 이탈 때문”

중앙일보 2018.12.14 00:07 종합 4면 지면보기
지난 6월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뉴스1]

지난 6월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뉴스1]

“‘개미 군단’의 이탈이 가장 큰 문제다.”
 

주식시장과 청와대 함수
증시 20% 빠질 동안 23%P 하락
코스피·지지율 6·9월 변곡점 일치
정세 민감한 대북주 하락도 원인

13일 더불어민주당 관계자 A씨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에 대해 이런 진단을 내놨다. 지지율을 끌어내리는 힘이 주식시장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그는 “주식투자층은 연령·지역·직업군으로 특정되지 않기 때문에 기존 여론조사 데이터 분석으로는 잘 잡히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리얼미터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48.1%(10~12일 조사, 95% 신뢰 수준 표본오차 ±2.5%포인트)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코스피(KOSPI) 지수는 1월 29일 최고점(2607.10)을 찍은 뒤 현재 2089.79로 약 500포인트(약 20%)가 빠졌다. 올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하 리얼미터 기준)은 1월 첫째 주 71.6%를 찍은 뒤 지속해서 하락해 이날 48.1%로 23.5%포인트가 빠졌다. A씨는 “마키아벨리는 ‘아버지를 죽인 원수는 잊을 수 있지만 재산을 빼앗은 사람은 여간해서 용서하지 않는다’는 말을 했다”며 “주식시장이 어지간히 회복되지 않고서는 지지율 상승이 어려울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실제로 올해 코스피 지수와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추세는 비슷한 경향성을 띠고 있다. 주요 하락 변곡점이 6월 하반기와 9월 하반기로 일치한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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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하락한 1차 변곡점은 6·13 지방선거 이후다.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이 끝나자 대북주가 일제히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지방선거를 치른 다음 주 월요일(6월 18일)에 6개월 가까이 견고하게 지켜오던 2400선이 무너졌고, 두 달간 하락세가 지속하며 2240.80포인트까지 떨어졌다.
 
이 기간 문 대통령의 지지율도 75.9%(6월 둘째 주)에서 58.1%(8월 둘째 주)로 17.8%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8월 둘째 주는 취임 후 처음으로 지지율이 60%대 이하로 떨어져 여권을 긴장시켰다. 전문가들은 이 기간 주가 하락에 대해 ‘재료 소멸’이라는 용어로 설명했다. 이종우 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 가격은 해당 종목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격대가 미리 반영되는 속성이 있다”며 “3월 중순부터 대북 경협과 관련된 ‘대북주’가 일제히 상승했지만,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난 뒤엔 이를 뛰어넘는 이벤트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에 하락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2차 변곡점은 9월 18~20일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 이후다. 평양 방문 전후 코스피 지수는 대북주들이 상승하며 2300선을 회복하며 오름세였다가 10월 초부터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와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가 본격화되면서 중국의 주가가 급락하며 영향을 받았다. 여기에 평양 방문 이후 기대했던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대북주들도 맥없이 쓰러졌다.
 
10월 29일엔 코스피 지수가 1996.05로 22개월 만에 처음으로 2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평양 방문 기간(59.4%→65.3%) 지지율이 크게 반등했던 문 대통령의 지지율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대표적인 대북주 가운데 하나인 한일현대시멘트의 경우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 열흘 전인 4월 16일만 해도 1만3350원에 불과했으나 한 달여가 지난 5월 31일엔 9만1900원으로 588% 상승했다. 하지만 12월 13일 현재 주가는 4만3850원이다. 6개월 전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북주에 투자하는 순간 잠재적 여권 지지자가 된다. 김정은 위원장이 싫어도 대북관계가 잘 풀리고 경협이 되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반대로 대북관계가 삐그덕거리면 기대를 갖게 한 정부에 원망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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