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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부,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정권 편향 방송에 정치적 보은”

중앙일보 2018.12.14 00:05 종합 6면 지면보기
방송통신위원회가 지상파 방송에 중간광고를 허용하기로 하면서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2일 방통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방송법 시행령 개정 추진을 의결했다.
 

한국당·미래당 “즉각 중단하라”
KBS 시청료 납부 거부운동 검토

당장 정치권에서 비판이 이어졌다. 13일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지상파의 중간광고를 막고 KBS 수신료를 전기료와 분리 징수하는 내용의 방송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강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공영방송과 지상파의 편향성, 방만 경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현실을 무시한 어처구니없는 정책”이라며 “방송사의 자구적 노력이 없고 정치적 편향성이 심각한 상황에서 중간광고를 허용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방침은 정권 창출과 유지에 기여하고 있는 방송사들에 대한 정치적 보은이자 보너스 성격을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기·김성태·박대출 등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과방위) 자유한국당 의원 7명은 논평을 통해 “편파방송 경영부실 KBS 살만 찌우는 중간광고를 즉시 중단할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며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국회 상임위 차원의 대응, 당 차원의 시청료 납부 거부운동 등 다양한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과방위 바른미래당 간사 신용현 의원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당혹스럽기 그지없다”며 “정권 편향 방송에 대한 보답이 아니라면 방통위는 중간광고 도입 결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론도 부정적이다. 지난 10월 tbs가 리얼미터에 의뢰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6명(60.9%)이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에 반대했다. 그럼에도 방통위가 이를 도입하는 명분은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다. 방송환경 변화로 지상파 경쟁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지상파에만 중간광고를 금지하는 건 과도하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유료방송 관계자는 “지상파는 경쟁력을 갖추려는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매번 외부 핑계만 대며 정책 지원을 요구해 왔다”며 “‘꿈의 주파수’라 불리는 700Mhz대 주파수 무상 할당, 광고 총량제 등 그간 숱한 혜택을 받아 왔다”고 지적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이날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 논의, 순서가 틀렸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중간광고 허용과 같은 땜질식 처방은 근본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재원을 어떻게 마련해야 방송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면서 공적 역할을 강화할 수 있는지 근본적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공회대 신문방송학 최진봉 교수는 “지상파 중간광고는 하지 않는 게 맞다”고 전제하면서 “꼭 해야 한다면 시청권 침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최소한 ▶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 KBS는 중간광고를 허용해서는 안 되고 ▶그외 지상파 방송도 시사·보도·교양·어린이 프로그램에는 허용해선 안 되고 ▶연예·오락 프로그램도 최소 1시간 이상 프로그램에만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상파 중간광고는 40일 간의 입법예고와 규제개혁위원회, 국무회의 등을 거쳐 이르면 내년 3월 실시될 예정이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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