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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미수 논란 부른 20여 차례 엽기적인 차량 후진

중앙일보 2018.12.13 18:13
인터넷에 올라온 제주대병원 이중주차 공방 관련 가해차량 사진. [네이트 판 사진 캡쳐]

인터넷에 올라온 제주대병원 이중주차 공방 관련 가해차량 사진. [네이트 판 사진 캡쳐]

지난 4일 낮 12시 30분쯤 제주대학교 병원 주차장의 전기차 충전소 앞. 김모(37)씨가 50대 여성과 주차 문제로 실랑이를 벌어졌다. 차를 빼라는 김모씨의 말에 여성이 차를 빼려고 운전석으로 향한다. 하지만 김씨의 차가 후진했고 여성은 이 충격에 운전석에 미처 앉지 못하고 문에 낀 상황이 벌어졌다. 김씨는 자신의 차로 강도는 약했지만 20차례 이상 운전석 부분을 지속적으로 들이받았다. 엽기적인 이 사건은 '살인미수' 논란 속에 제주지역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당일 김씨를 입건한 경찰은 김씨가 이중주차된 A(54·여)씨의 차량이 자신의 차를 가로막았다는 이유로 앙심을 품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자신의 차량 운전석 앞문에 몸이 끼인 상황에서 후진하는 김씨의 차량에 20차례 이상 부딪혔고 골반 등을 크게 다쳐 병원에 입원 중이다. 
 
A씨의 가족이 주장하는 당시의 상황은 이렇다. A씨의 자녀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전기차 충전 목적으로 어머니가 주차장에 이면주차를 했고, 가해자는 차량을 빼달라고 매우 화가 난 상태로 전화했다”며 “통화 당시에도 욕을 반복하고, 대면 상태에서도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고 밝혔다. 
인터넷에 올라온 제주대병원 이중주차 공방 관련 피해자 차량 사진.[네이트 판 사진 캡쳐]

인터넷에 올라온 제주대병원 이중주차 공방 관련 피해자 차량 사진.[네이트 판 사진 캡쳐]

 
엽기적인 상황은 이후에 벌어졌다. 전화를 받은 A씨는 차를 빼주려고 나갔으나 김씨는 A씨가 운전석에 완전히 탑승하지 않은 것을 알면서, A씨의 차를 20여 차례 충격했다. A씨의 자녀는 당시 A씨는 왼쪽 다리와 골반이 차와 차사이에 낀 채로 "살려달라 도와달라 잘못했다. 제발 다리 좀 빼게 그만해달라 다리 부러지겠다" 소리 지르며 애원하는 모습이 폐쇄회로TV(CCTV)에 담겼다고 했다.
 
 A씨의 자녀는 "문에 끼인 어머니가 '제발 살려달라. 저는 암환자다'라며 빌기까지 했는데 김씨는 차에서 내려 웃으며 '암환자면 잘됐네. 그냥 죽으라'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경찰이 확인한 CCTV 영상에는 김씨가 A씨가 끼어있는 차량을 20여 차례 들이받고 차에서 내려 A씨에게 다가가 상황을 확인한 후, 다시 자신의 차에 올라타 수차례 추가로 들이받은 장면이 담겼다. A씨가 급히 차량 경적을 울려 주변의 몇몇 사람이 모여들어 상황이 종료됐지만, 그는 왼쪽 골반을 심하게 다쳐 입원 중이다. 또 사고피해 당사자는 물론 가족들의 정신적인 후유증 또한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골반 등을 크게 다쳐 입원 중인 제주대병원 주차장 엽기 후진 피해자 A씨. [네이트 판 사진 캡쳐]

골반 등을 크게 다쳐 입원 중인 제주대병원 주차장 엽기 후진 피해자 A씨. [네이트 판 사진 캡쳐]

 
경찰이 김씨에게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초 김씨는 '사람을 보지 못하고 후진했다'고 진술했지만, 인근에 설치돼 있던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미필적 고의가 인정돼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차량 충격이 20여 차례나 돼 고의성이 크다 판단해서다. 경찰 측은 CCTV의 내용이 충격적이라 공개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제주지방법원은 지난 12일 “살인미수 및 특수재물손괴 혐의를 받는 피의자 김모(37)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양태경 제주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살인의 고의 유무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고, 초범이며 반성하는 점 등에 비추어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배상훈 전 서울경찰청 심리분석관은 “사회적 약자인 여성 등에 갑자기 내재한 개인적 분노를 가학적인 방법으로 표출한 경우라고 추측된다”며 “이런 경우 꼭 피해자에게 화가 났다기보다는 당시의 누구라도 피해자가 될 수도 있었던 상황”이라고 의견을 냈다.  
 
또 배 분석관은 “조사기관은 앞으로 김씨가 인격장애가 있는지, 폭력성이 어떻게 표출되는 사람인지 더 면밀하게 조사해 분석할 필요가 있다”며 “그 관리를 단순히 진료·치료기관에 맡길 수도 없는 상황이라, 미국의 메사추세츠트리트먼트센터(Massachusetts treatment center)같은 폭력성이 높은 이들은 연구하는 국가기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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