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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인증샷 명소서 ‘인생샷’ 건져볼까

중앙일보 2018.12.13 01:00 종합 22면 지면보기
 ‘한 컷을 위해 어디든 간다.’  
 최근 여행 풍속도를 콕 집은 한 여행사의 광고 카피라이트다. 이른바 ‘인증샷’을 건지는 일이야말로 여행의 목적이고 유희가 된 요즘이다. 인증샷 여행이 유행하면서 여행자는 이제 구경하기 좋은 곳보다 사진을 찍기 좋은 장소를 물색한다. 여행지마다 포토존을 꾸리고 인증샷 여행객을 유치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서울·수도권 인증샷 명소 6
촬영 포인트·노하우 대공개

 올겨울 인증샷 여행을 계획한다면 호텔·리조트·테마파크를 주목하시라. 연말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포토존에서 특별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서울·수도권과 강원도의 인증샷 명소 6곳을 꼽았다. 멋진 인증샷을 건지려면 준비는 필수다. 해 질 녘 시간대를 노려 촬영하거나 소품을 곁들여야 할 수도 있다. 꼼꼼히 덧붙인 촬영 팁을 참고하시라. 
 
 
 낮보다 더 예쁜 밤 - 쁘띠프랑스
건물 채도를 높이고 포토존마다 조명을 달아 놓은 쁘띠프랑스는 사진 잘 나오기로 유명한 여행지다. 손민호 기자

건물 채도를 높이고 포토존마다 조명을 달아 놓은 쁘띠프랑스는 사진 잘 나오기로 유명한 여행지다. 손민호 기자

 사진 잘 나오기로 경기도 가평 ‘쁘띠프랑스’만 한 명당도 없다. ‘별에서 온 그대’ ‘런닝맨’ 등 숱한 방송 콘텐트가 쁘띠프랑스를 선택한 이유도 오로지 예뻐서였다.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쁘띠프랑스’로 검색되는 인증샷 게시물은 84만 건이 넘는다. 
 쁘띠프랑스는 겨울밤에 가장 예쁘다. 내년 2월 28일까지 열리는 ‘어린왕자별빛축제’ 덕분이다. 프랑스에서 사 온 전구와 LED로 공중 조명을 설치했고, 30m 길이의 빛 터널도 만들었다. 파스텔 톤 건물 사이로 은은한 조명이 들어와 포근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쁘띠프랑스에서 사진이 잘 나오는 비결이 있다. 건물 벽의 채도가 높다. 쁘띠프랑스는 별빛축제를 앞두고 건물 6개 동의 외벽을 새로 칠하고 나머지는 코팅 작업을 했다. 건물마다 색깔이 다른데, 옆 건물과 그럴듯한 조화를 이룬다. 40년 넘게 페인트 사업을 한 한홍섭(72) 회장의 감각이다. 
 배경만 돋보이는 것은 아니다. 주요 포토존만 비추는 조명이 따로 있다. 동화 같은 풍경을 배경으로 선명한 표정의 인증샷을 얻을 수 있다. 축제 기간 오후 8시까지 개장시간을 2시간 연장한다. 오후 6시 이후에는 외국인 단체 입장객이 뜸하다. 입장료 어른 1만원, 어린이 6000원. 
 
 ‘인스타’ 광장 - 파라다이스시티
파라다이스시티 파라다이스 플라자에 걸려 있는 9m 높이의 샹들리에. 양보라 기자

파라다이스시티 파라다이스 플라자에 걸려 있는 9m 높이의 샹들리에. 양보라 기자

 인천 영종도의 파라다이스시티는 국내 최초 복합리조트다. 5성 호텔, 부티크 호텔, 스파 시설, 3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클럽 등을 갖추고 있다. 리조트 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온종일 놀고, 먹고, 쇼핑할 수 있다. 
 지난 9월 파라다이스시티에 ‘플라자’가 추가로 들어섰다. 3300㎡의 널찍한 실내 광장으로 제프 쿤스(Jeff Koons), 카우스(KAWS) 등 스타 아티스트의 작품이 설치됐다. 파라다이스시티 직원들은 이곳을 ‘인스타(인스타그램) 광장’이라고 따로 부른다. 누가 찾더라도 인증샷을 찍어서다. 
 이달 5일 인스타 광장에 카메라 세례를 받는 작품이 하나 더 늘었다. 대형 샹들리에다. 1764년 개업한 프랑스의 크리스털 브랜드 바카라(baccarat)가 제작했다. 가수 지드래곤이 자신의 카페를 바카라 샹들리에로 장식한 사실이 알려진 뒤로 ‘지디 샹들리에’라는 별칭을 얻었다. 
 샹들리에는 높이 9m에 달한다. 샹들리에와 인물이 어울리게 사진을 담으려면 로앵글로 촬영하는 게 낫다. 파라다이스 플라자 대형 전광판과 인물이 마주 보게 찍으면 얼굴에 반사판을 댄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샹들리에는 2월 28일까지만 걸린다. 
 
 빨간 버스의 추억 - 켄싱턴 설악비치 
강원도 고성 켄싱턴리조트 설악비치 해수욕장에 영국 런던에서 공수해 온 빨간색 이층 버스 '루트마스터'가 있다. 버스 내부에서 이국적인 인증샷을 남길 수 있다. 양보라 기자

강원도 고성 켄싱턴리조트 설악비치 해수욕장에 영국 런던에서 공수해 온 빨간색 이층 버스 '루트마스터'가 있다. 버스 내부에서 이국적인 인증샷을 남길 수 있다. 양보라 기자

 빨간색 이층 버스 ‘루트마스터(Routemaster)’는 영국 런던의 상징과 같은 교통수단이다. 1950~60년대 생산된 버스는 빈티지한 매력이 가득하다. 런던 시민과 여행객의 사랑을 차지했지만, 차량 노후화 문제로 2005년 운행이 전면 중단됐고 2012년 신모델로 부활했다. 
 런던에서도 보기 힘든 루트마스터 구모델이 우리나라에, 그것도 동해를 곁에 둔 백사장 한가운데 서 있다. 강원도 고성 ‘켄싱턴리조트 설악비치’ 앞 해수욕장이다. 루트마스터가 리조트 앞 해변에 등장한 것은 올해 7월. 켄싱턴리조트 측은 5000만원에 사들인 고물 버스 1대로 동해를 이국의 바다처럼 연출하는 효과를 거뒀다. 인스타그램에서 리조트 연관 게시물의 절반을 루트마스터가 차지할 정도다. 
 루트마스터를 보면 누구나 바다를 뒤에 두고 버스 옆에서 사진을 찍지만, 사실 베스트 컷을 건질 수 있는 스폿은 버스 내부다. 버스 2층에 탁자와 의자가 있어 바다가 보이는 작은 카페 같다. 해 질 무렵에 촬영하면 버스 내부와 외부의 조도 차가 적어 인물과 바다 모두 색깔이 산다. 오후 5시부터 자정까지 조명도 켜진다. 버스 1층에 앉아 있는 사람을 버스 바깥에서 찍어도 멋스럽다. 투숙객이 아니어도 입장할 수 있다. 
 
 아이스크림 트리 - 서울스카이 
국내 최고 높이를 자랑하는 전망대 서울스카이 121층에 있는 미디어트리. 유리창에 비친 트리로 재미있는 인증샷을 찍는다. [사진 롯데월드]

국내 최고 높이를 자랑하는 전망대 서울스카이 121층에 있는 미디어트리. 유리창에 비친 트리로 재미있는 인증샷을 찍는다. [사진 롯데월드]

 서울 롯데월드타워 117~123층의 ‘서울스카이’를 방문하는 일 자체가 온갖 기록을 인증하는 경험이다. 우선 국내 최고(最高·555m), 세계에서 네 번째로 높은 전망대에 오르려면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에서 가장 빠른 더블데크(2대가 수직으로 연결된 엘리베이터) ‘스카이 셔틀’을 타야 한다. 
 서울스카이에 올라서면 기네스북이 인정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유리 바닥 전망대 118층 ‘스카이 데크’에 들어서게 된다. 지상 478m 높이에서 투명한 바닥 아래 서울을 굽어보는 기분이 짜릿하다. 지난해 4월 개장한 이래 서울스카이를 다녀간 방문객은 300만 명을 훌쩍 넘겼다. 
 크리스마스 시즌 서울스카이에는 별난 재미가 있다. ‘아이스크림 트리’ 인증샷 찍기다. 먼저 롯데타워 지하 1층 서울스카이 상품 숍에 들러 아이스크림콘(2000원)을 사 먹고 껍데기를 챙기자. 서울스카이 121층에 LED 패널로 불빛을 밝히는 6m 높이의 ‘미디어트리’가 서 있다. 유리창에 비친 미디어트리 아래 아이스크림콘을 받혀 아이스크림처럼 트리 사진을 담으면 끝이다. 카메라를 고정한 채 아이스크림콘만 앞뒤로 움직여 구도를 맞추면 된다. 입장료 어른 2만7000원, 어린이 2만4000원.
 
 반짝반짝 그네 트리 - 레스케이프 
레스케이프 호텔 7층에 있는 그네 트리. 카메라앱 블링카메라로 촬영했다. 양보라 기자

레스케이프 호텔 7층에 있는 그네 트리. 카메라앱 블링카메라로 촬영했다. 양보라 기자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실내 장식 비용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건 호텔가의 오랜 관행이다. 겨울 풍경이 을씨년스러울수록 화려하게 치장한 호텔이 돋보인다. 
 특급호텔의 크리스마스 장식 중에서 올 시즌 두드러지는 건 ‘레스케이프’ 호텔의 ‘그네 트리’다. 크리스마스트리 가운데 그네를 달아 트리 장식에 폭 싸인 장면이 연출된다. 7층 찻집 ‘르 살롱 바이메종엠오’ 입구에 있다. 
 그네 트리는 영국 런던에서 활동하는 플로리스트 토니 마크류(Tony Marklew)의 작품이다. 마크류는 인증샷을 좋아하는 한국인을 겨냥해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트리를 만들었다. 트리 재료는 네덜란드에서 생산한 수공예품으로 사람의 손이 닿아도 쉽게 망가지지 않는 조화와 크리스털이다. 그네 트리는 2월 28일까지 설치된다. 
 다만 그네 뒤에 창문이 있어 사진을 찍을 때 얼굴이 어둡게 나온다. 실루엣만 담아야 분위기 있는 사진이 나온다. 마크류가 직접 알려준 촬영 팁이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앱 ‘블링카메라’를 사용할 것. 크리스털이 반짝거리게 찍힌다. 르 살롱은 차나 디저트를 주문해야 입장할 수 있다. 에프터눈티세트(2만5000원). 
 
 산타 옆에서 찰칵 - 허브아일랜드
허브아일랜드 산타마을의 포토존은 모형 산타가 앉아 있는 벤치다. [사진 허브아일랜드]

허브아일랜드 산타마을의 포토존은 모형 산타가 앉아 있는 벤치다. [사진 허브아일랜드]

 경기도 포천 ‘허브아일랜드’는 이름처럼 허브가 유명한 식물원이자 테마파크다. 풀과 꽃이 시드는 겨울에도 허브아일랜드에서는 봄을 느낄 수 있다. 면적 6600㎡가 넘는 허브식물박물관에 들어가면 로즈메리와 세이지, 재스민 꽃이 만발해 있다. 
 허브아일랜드는 사실 밤에 즐길 것이 더 많다. 조명이 켜지면 축제장 같은 분위기로 변신한다. 야경 사진을 찍으려는 방문객이 끊이지 않는데, 가장 오랜 시간 머무는 곳이 핀란드 산타마을이다. 라벤더밭 9917㎡를 불빛이 뒤덮는다. 산타마을은 건물 테두리에 등을 밝히고, 주요 건물 외벽에 은은한 조명을 비춰 어디에서나 예쁜 사진을 건질 수 있다.
인증샷 포인트를 한 군데 꼽는다면 산타마을 안의 하트 터널과 모형 산타가 앉아 있는 벤치다. 배경이 너무 밝아서 얼굴이 어둡게 나올까 싶지만, 사람 쪽을 비추는 조명을 따로 설치해 배경과 인물이 모두 잘 나온다. 
 너무 깜깜한 밤보다 일몰 시간을 노리면 더 근사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12월에는 오후 5시 점등한다. 산타마을 내 산타하우스는 체험장으로 운영된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크리스마스트리·쿠키·뱅쇼 등을 만들 수 있다. 입장료 어른 6000원, 어린이 4000원.
 
손민호·최승표·양보라 기자 ploves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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