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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비핵화 50% 땐 평화협정…유엔사 해체, 핵우산 제거"

중앙일보 2018.12.12 20:20
지난 9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악수 모습이 담긴 대형간판이 설치되어 있다. 최승식 기자

지난 9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악수 모습이 담긴 대형간판이 설치되어 있다. 최승식 기자

북한이 비핵화를 50% 달성하면 남ㆍ북ㆍ미ㆍ중이 평화협정을 체결해 유엔군사령부를 해체하고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 억지력 제공을 중단하는 데 합의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통일연구원 김상기 통일정책연구실장은 12일 오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평화에 대한 세 가지 질문’ 학술회의에서 9개 조항으로 구성된 평화협정 시안의 초안을 발표했다. 4ㆍ27 판문점 선언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에 합의한 뒤 국책연구기관이 구체적 시안을 제시한 것은 처음이다.
 
시안은 북한이 비핵화를 50% 달성하는 평화협정 체결 시점을 2020년 초반으로 가정했다. 시안은 6조(한반도 평화관리 기구)에서 협정 발효 90일 내에 유엔사를 해체하도록 했다.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대체되면 정전 체제 관리자로서 유엔사의 존립 근거가 없어진다는 논리가 다수인 것은 사실이다. 다만 유엔사는 한반도 유사시 한국을 지원하기 위한 외국군의 접수 기능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평화협정을 맺었다고 곧바로 해체하는 데는 반대가 있을 수 있다.
 
시안 5조(군비통제)엔 ‘한국과 조선(북한)은 외국군과 대규모 연합군사훈련을 하지 않는다’고 돼 있다. 한ㆍ미 연합훈련의 폐지를 뜻한다. 또 ‘한ㆍ미는 비핵화 완료 이후 한반도의 구조적 군비 통제에 착수한다’ 혹은 ‘한ㆍ미는 비핵화가 완료되는 2020년 이내에 주한미군의 단계적 감축에 관한 협의에 착수한다’는 복수 안을 제시했다. 김 실장은 “주한미군이 한반도의 구조적 군비 통제에 참여할 가능성에 대한 것으로 쟁점 사안이라 복수 안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시안은 미국의 확장 억지력 제공과 관련해 ‘미ㆍ중은 한반도 지역으로 핵무기 및 그 투발수단을 전개, 배치, 경유하지 않는다’고 핵 전략 자산 전개를 금지하거나, 한발 더 나아가 ‘미국은 비핵화 완료 이후 한국에 확장 핵 억지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공약한다’고 넣자고 제안했다. 사실상 핵우산 제거를 뜻하는 것으로 볼 수 있어 논란의 소지가 있다.  
 
남북 간 이견이 명확한 서해 상 경계선 획정과 관련, 시안 2조는 ‘계속 협의하되 확정될 때까지 기존 북방한계선(NLL)을 존중한다’ 혹은 ‘계속 협의한다’고 했다. 하지만 서해 상 경계에서 수년에 걸쳐 정당성이 확립된 NLL을 확정적으로 주장하지 않고 남북 간 ‘협의의 대상’으로 남겨두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해당 세션의 사회를 맡은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비핵화가 완료되기 전 평화협정을 맺는 식으로 섞여 있다보니 핵우산 등 여러 이야기가 나오게 되는 것 같다. 비핵화가 결정적 국면에 와있는 만큼 평화협정은 비핵화의 출구로서 체결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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