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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손석희·이해찬에 유서 남기고 분신한 택시기사 애도

중앙일보 2018.12.11 10:25
10일 오후 2시께 서울 여의도 국회경비대 앞 국회대로에서 택시기사 최모씨가 자신의 택시 안에서 몸에 인화 물질을 뿌리고 불을 질러 분신을 시도했다. [연합뉴스]

10일 오후 2시께 서울 여의도 국회경비대 앞 국회대로에서 택시기사 최모씨가 자신의 택시 안에서 몸에 인화 물질을 뿌리고 불을 질러 분신을 시도했다. [연합뉴스]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Car Poolㆍ승차 공유) 서비스 반대를 주장하며 10일 국회 앞에서 분신한 택시기사 최모(57)씨를 애도했다. 최씨는 손석희 JTBC 대표이사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유서를 남기고 분신했다.  
 

"내 시신 카카오 본사 앞에 안치해달라"

카카오 모빌리티는 10일 "이런 일이 생겨서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 애도의 마음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카풀 서비스 운영 연기 여부에 대해서는 "서비스 시점을 논할 시기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최씨는 이날 오후 2시쯤 택시 운전석에 앉은 채 몸에 휘발성 물질을 뿌린 뒤 불을 질러 분신해 숨졌다. 그에게는 생후 1개월 된 손주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분신 직전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사람에게 돈을 건네며 유서를 보관해 달라고 부탁했다. 해당 유서는 김희열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교통노동조합 위원장이 수습했다.  
 
분신한 택시기사 최모씨가 손석희 JTBC 대표에게 남긴 유서. [뉴스1]

분신한 택시기사 최모씨가 손석희 JTBC 대표에게 남긴 유서. [뉴스1]

최씨는 이해찬 대표와 손석희 대표에게 각각 유서 2통을 남겼고 손 대표 앞으로 작성된 유서 내용이 공개됐다. 이 대표 앞으로 작성된 유서는 추후 공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최씨는 유서에서 "택시 근로자들이 제대로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며 정부가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카풀 24시간 운영에 대해서도 출퇴근 시간에 승차난을 해소한다는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유서에서 자신의 시신을 카카오 본사 앞에 안치해달라고 적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최씨에 대해 국과수 부검을 진행한다고 11일 밝혔다. 택시 조합은 이날 오전 회의를 열고 최씨의 장례 절차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JTBC 손석희 대표에게 보내는 유서' 전문
1. 카풀의 취지: 풀의 취지는 차량 정체를 줄이기 위해 정부에서 같은 방향으로 출퇴근하는 이웃끼리 같이 차량을 이용하라고 허용한 것임.
 
2. 하지만 지금 카카오는 불법적인 카풀을 시행해 사업 이윤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카풀의 취지를 호도하고 있다.
 
3. 카풀의 요금을 택시요금의 70~80% 수준으로 해 20%의 수수료를 취하겠다고 하는데 승객을 수송한다면 정부에서 유상 운송요금을 신고하고 허가를 얻은 후에 미터기를 장착하고 그에 따른 정상적인 요금을 받아야 한다. 카풀 요금을 카카오에서 무슨 근거로 책정해서 손님에게 받을 수 있는지 정부는 답변해야 한다.
 
4. 출 퇴근 시간이 자유로워 졌다?
카풀의 취지와는 전혀 상반된 이야기다. 출퇴근 시간 오전 7시~9시때 차량 속도를 올려보자고 정한 것인데 24시간 운영한다는 것은 법의 사각지대를 교묘하게 피해가려는 술책에 불과하다.  
 
5. 현재 서울시내 법인택시 255개 회사의 가동률은 60% 수준에 불과하다. 택시 수입으로는 생활할 수 없을 정도 밖에 안되고, 새벽 1시 시내(강남)을 나가도 빈차 등을 켠 택시가 줄 서 있다.
 
6. 택시도 승차거부·불친절에 대해 반성할 부분이 있다. 12시간 근무해도 5시간만 근무로 인정되는 환경, 장시간 근무에도 제대로 보수를 못 받아도 어디 하소연할 데가 없어서다.
 
7. 전국 모든 택시 노동자들이여, 불같이 일어나서 이번 기회에 택시근로자들도 제대로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날이 되기를 바라며 이 한 몸 내던져 본다.
 
8. 카풀이 무산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 바란다.
 
9. 카풀이 저지되는 날까지 나의 시신을 카카오 본사 앞에 안치해주길 바란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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