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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호 열흘간 해외에…그가 돌아가야 답방 시계 돌아간다

중앙일보 2018.12.11 00:02 종합 6면 지면보기
중국을 방문한 이용호 북한 외무상이 지난 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면담했다. 시 주석은 ’중·조 친선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국 정부의 확고한 방침“이라고 말했다. [EPA=연합뉴스]

중국을 방문한 이용호 북한 외무상이 지난 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면담했다. 시 주석은 ’중·조 친선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국 정부의 확고한 방침“이라고 말했다. [EPA=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좀처럼 연내 답방에 대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그의 외교 책사인 이용호 북한 외무상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김 위원장을 대신해 ‘국제 여론’ 청취에 나선 모습이기 때문이다. 이용호는 지난달 29일 베트남과 시리아를 방문하기 위해 평양을 출발했다. 그런데 예정에 없던 중국 방문 일정(6~8일)이 잡혔고, 뒤이어 몽골(8~9일)까지 방문하면서 꼬박 열흘을 해외에 체류했다. 김 위원장의 답방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민감한 국면에서 북한의 외교 수장이 장기간 자리를 비운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외교가의 해석이 나온다.
 
이용호는 방중을 통해 돈독한 북·중 관계를 국제사회에 재확인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뿐 아니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까지 짬을 내 직접 이용호를 만났다. 9일 중국 외교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용호를 면담하며 “중국 당과 정부는 북·중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고, 이는 우리의 확고부동한 방침”이라며 “북·중 관계는 이미 새로운 장을 열었으며, 내년 북·중 수교 70주년을 계기로 양국 관계의 장기적이고 건강한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양국이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이용호가 중국을 찾은 더 중요한 이유는 중국을 통해 미국의 의중을 파악하는 데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 뒤 “중국이 북핵 문제에서 100%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혀 양국이 한반도 사안에 대해 긴밀히 협의했음을 과시했다. 관련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이용호의 방중에 대해 “중국을 통해 미국이 대체 어떤 생각을 갖고 비핵화 협상에 임하려는 것인지 직접 들어보겠다는 게 김 위원장의 생각 같다”고 전했다. 시 주석이 이용호를 직접 만난 것은 시 주석 역시 김 위원장에게 직접 전달할 메시지가 있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달 8일 김영철 북한 중앙위 부위원장이 대표로 나가기로 했던 고위급회담을 연기한 뒤로 미국의 회담 요구엔 일절 답을 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내심 협상 대표를 김영철에서 이용호로 바꿨으면 하는 분위기지만, 이에 대한 반응도 전혀 없다고 한다.
 
북한은 이처럼 미국에는 대응하지 않으면서 중국을 상대로 미국을 읽는 우회전술로 나선 모양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은 이용호의 보고를 통해 시 주석의 설명과 판단을 전해 들은 뒤 서울 답방뿐 아니라 미국의 비핵화 협상 요구에 대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중국 전문가는 “북한으로선 미국이 좀처럼 제재를 완화해 주려 하지 않는 상황에서 중국이라도 숨통을 더 터주길 바랄 것이고, 시 주석으로부터 그에 대한 답을 듣고 싶어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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