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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포크가 뭐길래 … 비트코인캐시 둘러싸고 ‘전쟁’

중앙선데이 2018.12.08 00:20 613호 14면 지면보기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묘사한 ‘지옥에서의 한 주(the week from hell)’를 촉발한 직접적 원인은 비트코인캐시를 둘러싼 하드포크(hard-fork) 전쟁이다. 하드포크가 뭐 길래 암호화폐 시장 전체를 뒤흔들었을까.
 

블록체인 업그레이드 과정 ‘포크’
반발자 많으면 새 암호화폐 나와
가격 다 오르면 주식 배당과 비슷
나쁠 땐 양측 비난으로 불신 초래

암호화폐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은 컴퓨터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의 일종이다. 시간이 지나면 윈도 버전을 업그레이드하듯 블록체인에도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이런 업그레이드 과정이 ‘포크(fork)’다. 원래 의미는 ‘분기’다. 체인이 분기하는 과정이 식기인 포크를 닮았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포크는 이전 버전과 호환이 가능하냐 불가능 하느냐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뉜다. 소프트포크와 하드포크다. 윈도 같은 소프트웨어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업그레이드를 결정하면 끝이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의사결정 구조가 탈중앙화됐다. 참여자들이 동의해야 포크를 진행할 수 있다. 소프트포크는 호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참여자들 전체가 포크를 통한 해당 프로젝트의 발전 방향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포크 방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냥 이전 버전의 체인을 유지하면 된다.
 
하드포크는 이전 버전과 호환이 안 된다. 프로젝트 발전 방향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이 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반발 세력이 소수라면 이들이 주도하는 체인은 그냥 시장에서 사라진다. 암호화폐가 쪼개지는 일은 없다. 하지만, 반발 세력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이들이 주도하는 새로운 블록체인이 생명력을 얻고, 새로운 암호화폐가 쪼개져 나오게 된다. 지난해 8월 비트코인에서 비트코인캐시가 떨어져 나온 하드포크가 대표적이다.
 
하드포크에 따른 새로운 암호화폐의 탄생을 시장에서는 대체로 부정적으로 인식했다. 암호화폐가 쪼개져 나온다는 것 자체가 참여자들이 합의에 실패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2016년 하드포크 과정서 이더리움과 이더리움클래식이 쪼개질 때 가격이 급락했다. 반면, 지난해 8월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 때에는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캐시 모두 가격이 올랐다. 투자자들은 이를 계기로 하드포크를 새로운 암호화폐를 공짜로 받을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게 됐다. 일종의 주식 배당과 비슷하다. 이후 비트코인골드를 시작으로 지난해 연말에는 비트코인 하드포크를 통해 10여 개의 암호화폐 탄생이 이어졌다.
 
지난달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 과정에서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졌다. 비트코인캐시 양측 진영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면서 암호화폐 시장 전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졌기 때문이다. 시장은 더 이상 하드포크를 배당으로 여기지 않게 됐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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