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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교사 2명이 말하는 '불수능' 국어 학습법

중앙일보 2018.12.07 14:28
올해 수능 국어 영역 만점자가 전국에서 단 148명(0.035%)에 불과할 정도로 문제가 어려웠다. 지난해 3214명(0.61%)에 비해 턱없이 줄어든 수치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초고난도 문항 출제를 지양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사과했지만, 당장 내년부터 예비 수험생에게 국어는 부담으로 다가오게 됐다. 단기간 실력 향상이 어렵다는 국어 과목은 어떻게 학습해야 할까. 공부해도 국어 실력이 오르지 않는 원인과 올바른 국어학습법을 두 교사에게 들어봤다.
 
긴 지문 짧은 시간, 3종 배경지식 출제가 고난도 원인  
인터넷 강의에 의지 말고 스스로 풀어 사고력 훈련해야
-명덕외고 김영민 교사(국어)
 
올해 수능 국어 영역은 지문이 유난히 길었고, 전문가 수준의 배경지식이 있어야 독해가 가능할 정도로 어려웠다. 자연히 문제 풀이 시간의 부족했다.  
명덕외고 김영민 국어 교사는 “학생들이 국어 비문학 영역에서도 가장 어려워하는 분야가 과학·기술·철학·경제 관련”이라며 “올해 수능은 이중 경제·철학·과학 3종 지문이 다 등장했다. 출제자들이 변별력 확보를 위해 의도적으로 어렵게 출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평소 국어 기본 실력이 탄탄하고 독해력이 뒷받침된 학생들은 대체로 좋은 성적을 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김 교사는 “문제가 쉬워지면 실력이 좋아도 단순한 실수 때문에 등급이 떨어지기도 한다”며 “일부 초고난도 문제를 제외하면 이번 시험처럼 어려워야 평소 국어 잘하는 학생의 실력을 변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어 실력이 낮은 학생의 공통점으로 어휘력과 사고력 부족을 꼽았다. 그는 “수능 국어문제는 행간의 미세한 의미 차이에 따라서 답이 갈린다. 영어단어 외울 때는 단어장을 만들면서 국어에 등장하는 어휘의 뜻은 대충 파악하는 선에서 그친다”고 꼬집었다. 이어 “많은 학생이EBS 강의만 들으면 공부했다고 착각하고 있다”며 “스스로 고민하지 않고 그저 듣고 문제만 풀어내는 인터넷 강의 수강은 국어 학습에서는 일종의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어 영역은 반드시 사고력을 키우는 훈련을 해야 성적이 오른다고 조언했다. 김 교사는 이를 위해 기출문제를 풀면서 답을 찾기 어려울 때 해설지와 답을 보지 말고 최대 3회까지 반복해서 풀 것을 권했다. 처음 문제를 풀 때 실제 시험 시간과 동일하게 80분간 45문항을 푼 뒤, 바로 채점하지 않고 이번엔 절반의 시간인 40분을 할애해 헷갈렸던 문제들만 다시 풀어본다. 이때 처음 풀 때와 답이 달라지는 경우 문제 옆에 왜 답을 바꿨는지 그 이유를 적는다. 김 교사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문제를 분석하는 힘을 길러 사고력·논리력을 기르는 훈련”이라며 “제한된 시간을 주고 치른 첫 번째 시험과 다르게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생각한 두 번째 시험에서 정답을 찾아내는 확률이 높아진다. 이러한 훈련을 반복해 지문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높이면 서서히 문제 풀이 시간도 단축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두 번 문제를 푼 뒤에야 채점하고 다시 문제를 살펴본다. 가급적 해설지를 보지 않고 자신이 해설지를 쓰는 연습을 하는 것도 좋은 훈련법이다.  
그는 “국어는 조금씩 올라가다가 어느 순간에 기본기가 탄탄해지면 갑자기 올라간다”며 고교 시절 어휘력과 사고력을 훈련하는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초등학교부터 제대로 책을 읽고 생각하는 훈련해야
-서울 동산초 송재환 교사
 
국어 실력을 향상할 수 있는 황금기인 초등학교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서울 동산초 송재환 교사는 “초등학교 시절 어휘력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이때 양질의 독서와 낭독, 글쓰기로 국어 실력을 키워야 한다. 최근 초등학생들의 국어 실력 격차가 천차만별이다”고 지적했다.  
평소 아이가 말재주가 있다고 국어 실력이 좋다고 착각하는 부모가 의외로 많다. 그러나 송 교사는 "일상 대화에서 사용하는 어휘와 국어 교과 시간과 시험에서 사용하는 어휘는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초등학교부터 수능까지 국어시험의 원리는 단순하다. 긴 지문을 주고 이 지문을 읽고 이해했는지 묻는 것”이라며 “국어 시험시간이 모자란 이유는 이 지문과 문제를 빨리 읽고 이해해야 하는데 어휘력과 이해력이 부족해 시간 내에 소화를 못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우리말로 쓰여 있으니 누구나 읽고 풀려고 시도한다. 하지만 국어 시험은 ‘밥 먹었니’와 같은 의사소통 어휘를 묻는 게 아니다. 책을 많이 읽어 다양한 분야에 대한 배경지식을 갖추고 ‘공부 어휘’를 익힌 아이들이 좋은 성적을 받는다.”  
국어 실력을 위해 가장 강조되는 것은 독서다. 어휘력과 이해력뿐 아니라 배경지식까지 습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학년까지 열심히 독서를 해도 학년이 올라갈수록 다른 과목에 할애하는 시간 때문에 독서시간은 줄어들게 마련이다. 그는 “스스로 독서를 하는 아이들과 아닌 아이들이 나뉘는 시기가 3, 4학년부터이고, 5, 6학년이 되면 극히 일부의 아이들만 꾸준히 독서를 한다”고 말했다.  
독서습관은 수학·사회·과학 같은 다른 과목 성적에도 영향을 미친다. 송 교사는 “사회나 과학은 독서로 쌓은 배경지식이 끼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수학은 스토리 텔링형 출제가 유행이다. 문맥을 파악하지 못하고, 정의나 핵심어휘를 이해 못 해 틀리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 충분한 독서를 통해 국어 실력이 향상되면 수학 성적도 향상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송 교사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국어 실력을 향상하는 방법으로 양질의 고전을 포함한 충분한 독서와 함께 국어 교과서 낭독하기를 추천했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하루에 한 번 그날 학교에서 배운 국어 교과서의 지문을 소리 내 읽는다. 그는 “매일 5~10분씩 교과서의 본문을 반복해서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부분 암기가 되고, 인용해서 말하거나 글을 쓰게 되는 효과가 생긴다”며 “의미 단위로 끊어 읽기 훈련도 자연스럽게 돼 발표력도 좋아지는 방법”으로 권했다. 이지은 기자
이지은 객원기자는 중앙일보 교육섹션 '열려라 공부' 'NIE연구소' 등에서 교육 전문 기자로 11년간 일했다. 2017년에는 '지금 시작하는 엄마표 미래교육'이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지금은 교육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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