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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매력 잊었나요? 처음 만난 날을 기억해보세요

중앙일보 2018.12.07 13:00
[더,오래] 박혜은의 님과 남(37)
“결혼은 3T예요. 타산. 타성. 타협.”
 
드라마 '최고의 이혼'에서 3년차 부부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맞는 것이 없다고 느끼는 남편 석무 역에 차태현(우)과 아내 휘루 역에 배두나. [일간스포츠]

드라마 '최고의 이혼'에서 3년차 부부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맞는 것이 없다고 느끼는 남편 석무 역에 차태현(우)과 아내 휘루 역에 배두나. [일간스포츠]

 
얼마 전 끝난 드라마 ‘최고의 이혼’에 등장한 대사입니다. ‘결혼은 정말 사랑의 진정한 완성일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한 드라마에는 3년차 부부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맞는 것이 없다고 느끼는 남편 석무(차태현 분)와 아내 휘루(배두나 분)가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결혼 후 서서히 서로의 장점은 단점이 되고 좋았던 부분은 싫어진 이유가 됩니다. 뒤늦게 서로의 생각도, 감정도, 꿈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하죠. 서로를 낯선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하고 결국 부부는 이혼을 선택합니다.
 
그런데 같이 살 때는 몰랐던 것을 이혼 후에야 깨닫고 경험하며 뒤늦게 상대방을 이해하게 됩니다. 이혼 후 석무는 어렵게 휘루에게 진심을 꺼냅니다. 힘들고 아프면 당신이 생각난다 말하는 석무에게 휘루는 대답하죠.
 
“나는 지금이 좋아. 좋아졌어. 우리가 미안하다 고맙다 이야기를 하잖아. 이 쉬운 이야기를 지금….”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아내도 남편도 실은 남인데 가까운 사이로 매일 지내다 보니 남이라는 것을 잊는다는 겁니다. “결혼은 바닥을 닦는 거랑 비슷해서 매일 닦아도 티도 안 나고, 또 안 닦으면 티가 나. 낯선 사람 만나 가족이 된다는 게 그런 거 같아.” 낯선 남녀가 만나 가족이 된 결혼을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과정이라 말합니다.
 
30년간 칭찬과 비난을 통한 관계를 연구한 심리학자 테리 앱터는 조화로운 결혼생활에 위협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12쌍의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1년 반 동안 실험을 진행했죠. 내용은 『나를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는 책에 담겨 있기도 합니다.
 
30년간 관계를 연구한 케임브리지대 심리학 교수 테리 앱터가 쓴 책 『나를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 테리 앱터는 조화로운 결혼생활에 위협에 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실험을 했다.

30년간 관계를 연구한 케임브리지대 심리학 교수 테리 앱터가 쓴 책 『나를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 테리 앱터는 조화로운 결혼생활에 위협에 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실험을 했다.

 
결혼 후 사이가 좋지 않은 남편과 아내를 각각 부른 상담사는 서로의 첫 만남과 그 당신 어떤 매력을 느꼈는지 묻습니다. 부부는 처음 설렘을 느낀 당시의 감정을 떠올립니다. 서로 지지해주었던 따뜻했던 기억을 되살리며 서로에 대한 불평불만을 다시 돌아봅니다. 실험을 진행하며 사이가 좋지 않았던 많은 부부는 서로의 장점을 기억해내고 인정하고 칭찬했습니다.
 
서로가 칭찬하는 부분은 각기 달랐지만 공통점이 있었는데, 칭찬을 통해 서로의 숨겨진, 아니 잊고 있던 모습을 발견합니다. 모든 관계가 그렇듯 부부도 긍정적 혹은 부정적 시각으로 서로를 판단합니다. 당신의 기분을 충분히 알겠다고 말하는 대신 내가 지금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안다는 식으로 말합니다. 생각과 동기를 내가 추측해 답을 내 버립니다. 뻔하다고 생각하죠.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위해 꼭 필요한 전제가 한 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때로 화를 내거나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도, 내 배우자는 기본적으로 존경할 만한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와 반대로 ‘내 배우자는 이기적이고 무책임하며 배려도 없는 등 근본적으로 나쁜 사람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나를 실망하게 할 것’이라는 전제는 불행한 결혼 생활의 씨앗이 될 수밖에 없죠.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위해서는 '때로 화를 내거나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도 내 배우자는 기본적으로 존경할 만한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전제가 필요하다. 권혁재 기자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위해서는 '때로 화를 내거나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도 내 배우자는 기본적으로 존경할 만한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전제가 필요하다. 권혁재 기자

 
모든 문제의 원인을 배우자의 성격적인 결함 탓으로 돌려버리면 해결은 쉽지 않습니다. 결혼 생활의 가장 큰 위협은 서로에게 꼭 필요한 칭찬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늘 좋은 말만 할 수는 없죠. 살다 보면 서로에게 불편한 말도 해야 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하지만 칭찬과 비난의 황금 비율은 5:1이라는 것을 기억해 주세요. 칭찬을 잊지 않고 비난을 조절하는 것은 결혼 생활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임을 테리 앱터는 실험을 통해 확인해주고 있습니다.
 
부부싸움 현장을 생각해 보면 쉽게 떠오르는 말이 있습니다. “넌 사람이 원래 그래”라는 말이죠. 꼭 부부싸움이 아니더라도 많은 다툼에서 하게 되는 말인 듯도 합니다. 그런데 원래 그렇다고 하면 지금 나에게 보이는 상대방의 불편한 모습이 당연한 모습이라는 것이 됩니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하는 나나 듣는 상대방이나 좋을 리가 없죠.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하면 다시 돌아갈 곳이 없는 말이 됩니다.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닌데 뭔가 잘못 판단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면 어떤가요? 내가 처음 만났을 때 느꼈던 매력을 가진, 바로 그 사람이 이런 행동을 할 리 없다고 생각하면 어떤 말을 건네게 될까요? 칭찬은 내가 잊었던 상대방의 모습, 그리고 내 앞의 상대가 반복된 비난으로 잃었던 자존감을 스스로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행복한 결혼 생활에서 중요한 것은 ‘서로 얼마나 잘 맞는가’ 보다 ‘다른 점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가’라고 레프 톨스토이는 말했습니다.
 
 
“결혼이란 뭘까요? 그냥 함께 사는 방법의 하나죠. 사람들이야 다들 이렇게 저렇게 다양하게 모여 살잖아요. 혼자 사는 사람도 있고 각자 자기 방식이 있는 거죠. 모든 관계는 생기고 흩어지고 또 만들어지고 부서지고 그러는 겁니다. 잡을 수 있는 건 자기 마음뿐이죠. 그러니까 그냥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을 한번 보세요. 지금 그 눈빛으로 그렇게 살면 됩니다.”
‘최고의 이혼’ 마지막 회에 등장한 주례사의 내용이었습니다.
 
내가 매력에 빠졌던 순간의 그 사람을 떠올려 보세요. 매력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내가 잊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또 하나 기억할 것, 상대방이 잊었다고 해서 나의 매력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박혜은 굿커뮤니케이션 대표 voivod701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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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은 박혜은 굿 커뮤니케이션 대표 필진

[박혜은의 님과 남] 은퇴 후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낼 집에서 자주 함께할 상대는 누구인가요? 그 상대와의 관계는 지금 안녕하신가요? 가장 가까운 듯하지만, 어느 순간 가장 멀어졌을지 모를 나의 남편, 나의 아내와 관계 향상을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강의와 코칭 현장에서 만난 수많은 고민을 바탕으로, 닿을 듯 닿지 않는 서로의 심리적 거리의 간격을 좁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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