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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자동으로 해주는 게임을 왜 할까? …MMORPG에 불붙는 ‘자동사냥’ 논란

중앙일보 2018.12.07 05:00
넷마블이 6일 선보인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넷마블이 6일 선보인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인공지능(AI)이 게임 일부를 자동으로 진행해 주는 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MMORPG)이 대세가 되고 있다. 모바일로 나오는 MMORPG뿐만 아니라 과거 인기를 끌었던 PC게임에서도 AI의 역할은 커지고 있다. 게임 사용자들 사이에선 노력 없이 성과를 얻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과 바쁜 사람을 위해선 꼭 필요하다는 반박이 맞서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넷마블은 6일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을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출시했다. 2012년 PC 기반 온라인 게임으로 발매돼 큰 인기를 끌었던 엔씨소프트 블레이드&소울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모바일에 맞게 이식한 게임이다. 대체로 원작의 세계관과 콘텐트를 따랐지만 PC버전에는 없는 ‘자동사냥’ 시스템을 도입했다.  
 자동사냥은 게임 속 캐릭터를 컴퓨터가 자동으로 조정해 몬스터를 사냥하며 레벨을 올리는 데 필요한 점수를 쌓게 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과거 MMORPG에선 게임 사용자들이 자신의 캐릭터를 키우기 위해 ‘노가다’로 불릴 만큼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야 했는데 이 부분을 컴퓨터에 맡긴 것이다. 대신 성장한 캐릭터로 대규모 전투를 벌일 땐 사용자가 직접 조종하는 방식이다. PC로 블레이드&소울을 즐겼던 직장인 이승훈(39) 씨는 “시간 없는 직장인 입장에선 노가다를 하지 않아도 돼 편하긴 하지만 예전처럼 내 캐릭터를 노력을 통해 키워 나가는 재미는 확실히 덜할 것 같다”고 말했다.  
 모바일 MMORPG에선 자동사냥은 이미 기본사양으로 자리 잡은 시스템이다.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 상위권에 올라있는 리니지M, 검은사막 모바일, 뮤오리진2, 다크에덴M도 자동사냥 기능을 채택하고 있다. 대세이긴 하지만 거부감을 드러내는 이들도 있다. 특히 지난달 29일 엔씨소프트가 대작 PC게임으론 처음으로 리니지 리마스터 버전에 ‘자동사냥’ 기능을 도입하겠다고 나서자 이용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리니지 게시판에 올라온 100여건 이상의 관련 글 상당수는 “자동사냥 도입하면 다른 게임 하겠다”, “자동사냥하는 유저들 패도 되나요?” 같은 부정적 내용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게임 사용자들은 그렇게 피땀 흘려 높은 레벨이 됐는데 자동으로도 같은 레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화가 날 수도 있다”며 “노력에 따른 결과를 중시하는 국민 정서도 한몫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니지 홈페이지에 올라온 자동사냥 관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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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둘러싼 주변 환경이 달라져 ‘자동사냥’이 필요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과거처럼 밤새 PC 앞에 달라 붙어있기보단 잠깐 짬 나는 시간에 즐기는 쪽으로 게임 이용 행태가 달라진 점, 게임방송 영향으로 ‘직접 하는 재미’만큼 ‘남의 것을 보는 재미’를 아는 이들이 많아진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대학 교수는 “게임에서도 모바일 환경이 대세가 되면서 작은 스마트폰 화면으로 지속해서 '노가다'를 하기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대학 교수는 “게임 시장이 성숙단계로 접어든 탓에 새로운 이용자를 발굴해야 해 가급적 진입 장벽을 낮추고 게임을 하기 편하게 만들어 주기 위한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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