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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노사민정, ‘광주형 일자리’ 막판 제동…‘광주 차공장’ 설립 안갯속으로

중앙일보 2018.12.05 19:57
광주형 일자리의 출발점이 된 광주 기아차의 생산라인. [뉴스1]

광주형 일자리의 출발점이 된 광주 기아차의 생산라인. [뉴스1]

‘광주형 일자리’의 첫 모델인 광주 완성차공장 설립이 현대차와 광주 지역 ‘노사민정협의회’의 입장차로 인해 또다시 난항에 빠졌다. 이날 노사민정협의회가 수정을 요청한 제안을 현대차가 거부하면서 투자협약 문턱까지 갔던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도 급제동이 걸렸다.
 

5일 갑자기 “ 협상안 수정하라” 요구
“임단협 5년유예 반대”…현대차도 “못받는다”
현대차 투자에 막판 제동…타결문턱서 ‘암초’

광주광역시는 5일 광주 지역 각계 대표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를 열고 광주시와 현대차의 최종 협상안 중 임금과 근로시간 등에 대부분 동의했다. 하지만 협의회 측은 ‘임금 등 단체협약 시효를 35만대 생산 시기까지 유예한다’고 규정한 조항에 대해 삭제 및 수정을 요구하고 나섰다.당초 이날 회의의 추인을 거쳐 6일쯤 협약 조인식을 하려던 광주시의 계획이 막판 암초를 만난 것이다. 노사민정 협의회는 광주시와 지역 노동계, 경제계, 시민단체 등이 참여한 협의체다.
 
이날 회의에는 현대차의 완성차공장 투자와 관련한 협약서의 중요 부분 3가지가 안건으로 상정됐다. 안건별로는 ^노사상생 발전협정서 ^적정임금 관련 협정서 ^광주시 복지지원 프로그램 등이다. 노사민정협의회는 이중 노사상생 발전협정서 내 ‘임금 및 단체협약 유예’ 조항에 대한 현대차와의 재협상을 조건부로 내걸었다. 협의회에 참여한 한노총 측이 ‘광주 완성차 공장이 차량 35만대를 생산할 때까지 단체협약을 유예한다’는 내용에 문제를 제기해서다.
  
5일 광주시청에서 '광주형일자리'를 논의하기 위한 노사민정협의회가 열린 가운데 윤종해 한국노총광주지역본부 의장 등 노동계가 오전 회의에 불참했다. [뉴시스]

5일 광주시청에서 '광주형일자리'를 논의하기 위한 노사민정협의회가 열린 가운데 윤종해 한국노총광주지역본부 의장 등 노동계가 오전 회의에 불참했다. [뉴시스]

‘임단협 유예’ 조항은 그간 광주 완성차공장 투자협상 과정에서 최대 걸림돌이었다. 현행 노동법과 ‘근로자 참여 및 협력 증진에 관한 법률(근참법)’ 등을 어길 소지가 있어서다. 광주 공장에서 35만대를 생산할 때까지 임단협을 유예할 경우 현대차가 보증한 연간생산량(7만대)을 고려하면 5년간은 단체협약을 하지 못하게 된다.
 
해당 조항은 지난 6월 당시 협약안에 포함됐지만, 노동계가 “법률에 위배된다”며 삭제를 요구한 내용이다. 임단협은 통상 1년 단위로 이뤄지는 데다 ‘근참법’에 ‘노사협의회는 3개월마다 회의를 개최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어서다.
 
이에 노사민정협의회 측은 ‘단체협약 유예’ 조항을 대신할 3가지 안을 만들어 현대차 측에 동의를 구했지만, 현대차 측은 이를 거부했다. 6개월의 협상을 거쳐 지난 4일 잠정 타결까지 본 투자 협상이 또다시 난항에 빠진 것이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조합원들이 지난달 14일 울산시청 정문 앞에서 울산노동자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뉴스1]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조합원들이 지난달 14일 울산시청 정문 앞에서 울산노동자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이날 협의회가 제안한 3가지 안은 ^단체협약 유예 조항에 대한 전면 삭제 ^단체협약 시기를 규정한 ‘35만대 생산’ 문구를 삭제하는 안 ^근참법의 원칙에 따른 지속적 유지 등이다.현대차와의 협상을 주도해온 이병훈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은 “신설법인의 경영안정을 위해 해당 조항이 포함된 것인데 법령 위반 소지가 다분해 재의결한 것”이라며 “현대차 측에서 대승적 결단을 내릴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광주형 일자리는 노사민정의 대타협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적정임금 실현을 동시에 꾀하려는 모델이다. 근로자의 평균 연봉이 8000만원일 경우 절반인 4000만 원대까지 낮춰 일자리를 늘리는 게 핵심이다. ‘반값 연봉’을 통해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노사상생형 일자리 창출모델로 주목받아왔다.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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