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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조끼 시위 "국민은 참새 아냐"...마크롱 정부 제안 거절

중앙일보 2018.12.05 13:16
4일(현지시간) 프랑스 북서부 몬타본 지역에서 바리케이트를 치고 시위하고 있는 노란 조끼 시위대 [사진 AFP=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프랑스 북서부 몬타본 지역에서 바리케이트를 치고 시위하고 있는 노란 조끼 시위대 [사진 AFP=연합뉴스]

 
지난달 17일 프랑스 정부의 유류세 인상 발표로 촉발된 '노란 조끼' 시위대가 정부의 백기 선언 후에도 집회와 시위를 계속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르몽드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시위대는 오는 8일로 예정된 전국 규모의 집회를 강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최근 벌어진 대규모 시위 사태에 굴복해 애초 내년 1월 시행 예정이었던 유류세 인상 조치를 6개월 늦추겠다고 발표한 직후에 나온 반응이다. 에마뉴엘 마크롱 행정부의 유류세 인상 조치를 전격 거부하고 집회와 시위를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노란 조끼 시위대의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는 벤자멩 코시는 “프랑스 국민은 참새가 아니다. 빵 부스러기를 원하는 게 아니라 온전한 바게트를 원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이번 대응이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유류세와 함께 천연가스와 전기요금도 내년 5월까지 동결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최저 임금 인상에 대한 언급 등이 없는데다 당초 시위 요구 조건(부의 재분배, 임금·연금·사회보장연금·최저임금 인상 등)에도 한참 못미치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시위 지도자를 자처하는 티에리 파울로 발레트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시위대는 연료 가격 뿐만 아니라 경제적 불평등에 불만을 품고 있다”며 “너무 늦었다. 나는 이 정부가 물러나길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4일(현지시간) 프랑스 북서부 몬타본 지역에서 바리케이트를 치고 시위하고 있는 노란 조끼 시위대 [사진 AFP=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프랑스 북서부 몬타본 지역에서 바리케이트를 치고 시위하고 있는 노란 조끼 시위대 [사진 AFP=연합뉴스]

 
시위가 사그러들지 않고 오히려 점차 불만의 목소리가 다변화되자 프랑스 정부도 국가 운영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시위대들은 이제 유류세 철회 요구에 그치지 않고 갖가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경기 침체 문제와 함께 사회적 불평등, 유럽 내 최고 수준인 납세제도, 현 정부의 퇴진 요구까지도 나온다.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5일 몇몇 시위대 대표(비공식)와 회동할 예정이었으나 다른 시위대 대표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취임 후 최대 위기에 몰린 마크롱 대통령은 현재까지 공개적 언급을 피하고 있다. 당초 SNS로 시작한 이번 시위가 시간이 흐르면서 극우와 극좌 등 이념을 넘어 반(反)마크롱 세력이 결집하는 모양새가 되는 데 대해 추이를 지켜보는 수준이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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