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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린데만의 비정상의 눈] ‘친한 척’과 ‘매너손’

중앙일보 2018.12.05 00:22 종합 31면 지면보기
다니엘 린데만 독일인·JTBC ‘비정상회담’ 전 출연자

다니엘 린데만 독일인·JTBC ‘비정상회담’ 전 출연자

요즈음 알아보시는 사람들과 사진을 찍을 때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 한국 사람들만이 많이 쓰는 두 가지의 표현 때문이다. 그 표현은 바로 ‘친한 척’과 ‘매너손’이다.
 
나는 낯가리는 편에 속하기에 처음 보는 사람과 아주 친하게 지내거나 바로 어깨동무를 할 수가 없다. 그래서 그런지 특히 많은 여성들이 “친한 척 좀 해줘요”라고 하거나, 사진을 찍고 확인한 후에 “너무 안 친해 보여요”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마다 “어차피 ‘척’인 것을 다 아는데 왜 사실이 아닌 것을 연기해야 되지”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 서로 처음으로 만났는데 안 친한 것이 당연하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사회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영향 때문에 사람들이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진다. 때문에 실제로 만났을 때는 더 진중한 관계에 집중해야 한다. 처음 만났을 때 안 친한 만큼 오랫동안 만난 사이에는 그만큼 친하다는 것의 가치가 더 높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식적인 인간관계를 많이 경험하기 때문에 적어도 우리를 알아보고 좋아해 주는 고마운 사람들과 가식적인 관계를 만들고 싶지 않다.
 
비정상의 눈 12/05

비정상의 눈 12/05

‘매너손’이라는 말도 요즘 많이 들린다. 남자로서 여자의 몸에 손을 댈 일이 생겼을 때 그 여자가 불쾌하지 않게 신체 접촉을 최대한 줄이자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어깨동무를 할 때 손바닥을 어깨에 닿지 않게 올린다거나 팔을 여자의 등 뒤에 안듯이 뒀을 때 등과 닿지 않게 주의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깨동무와 같은 행위를 아예 안 하는 게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유럽에서는 여자의 아랫등에  손을 대 살짝 밀면 먼저 가라는 뜻이다. 반면에 한국에서는 많은 여자들이 이런 신체 접촉도 불쾌해하는 거 같다. 그래서 나를 포함한 많은 남자들이 어떻게 행동해도 되는지 헷갈린다.
 
‘친한 척’과 ‘매너손’은 현실과 맞지 않는 상황을 대표하는 표현이기 때문에 굳이 안 해도 된다고 본다. 안 친한 것이 처음 보는 사이에 너무나 당연한 것이고, ‘매너손’이 필요한 사이도 결국 친한 사이가 아니기 때문에 가식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은 친하거나 친하지 않다. 안 친한 것에 대해서 부끄러워하지 말자. 인간관계도 양보다 질이니까.
 
다니엘 린데만 독일인·JTBC ‘비정상회담’ 전 출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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