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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농구 ‘돌연변이’ 이대성의 도전

중앙일보 2018.12.05 00:02 경제 7면 지면보기
현대모비스 가드 이대성은 남다른 도전을 지속해 ‘한국농구의 돌연변이’로 불린다. [최승식 기자]

현대모비스 가드 이대성은 남다른 도전을 지속해 ‘한국농구의 돌연변이’로 불린다. [최승식 기자]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은 내년 8월 중국에서 열리는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본선에 나간다. 지난달 29일 레바논, 지난 2일 요르단을 연파하면서 아시아·오세아니아 예선 E조 2위(8승2패)를 달리고 있다. 남은 2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조 3위까지 주어지는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한국, 월드컵 본선 진출 이끌어
NBA 꿈 위해 미국 무대 두 번 노크
선두 현대모비스서 평균 13.2점

가드 이대성(28·1m90㎝·울산 현대모비스)은 한국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데 감초 역할을 했다. 레바논전에서 11점-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안영준(SK)의 대체선수로 대표팀에 합류한 이대성은 자신의 미국 이름인 ‘대시(dash)’처럼 돌진했다.
 
특히 노룩패스로 소속팀 동료인 귀화 선수 라건아(현대모비스)의 덩크슛을 도운 장면이 압권이었다. 전반에 2점·2리바운드에 그쳤던 라건아는 후반에 21점·11리바운드를 올렸다. 4일 경기도 용인 현대모비스 훈련장에서 이대성을 만나 그의 농구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달 29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9 국제농구연맹 월드컵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 예선 경기 한국 대 레바논 경기. 한국 이대성이 넘어진 채로 공을 잡으려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9 국제농구연맹 월드컵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 예선 경기 한국 대 레바논 경기. 한국 이대성이 넘어진 채로 공을 잡으려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대성은 “(라)건아가 ‘전반엔 스위치가 꺼졌었는데, 대성이 덕분에 후반에 다시 스위치를 켰다’고 해서 기분이 좋았다” 며 "관중석에서 지켜 보시는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님의 ‘레이저 눈빛’도 긍정적인 자극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대성은 요르단전에서는 무리한 개인 플레이를 하다가 단 3점에 그쳤다. 소속팀 선배 가드 양동근(37)은 “대성이는 누구보다 에너지가 넘친다. 도를 넘기 전에 살짝만 멈췄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대성은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많이 해서 잠도 잘 못 잤다. 밥도 안 들어가더라. (양)동근이 형처럼 강약 조절이 돼야 하는데 아직 많이 모자라다. 동료를 살려주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반성했다.
 
한국과 레바논전을 관중석에서 지켜 본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이대성이 실수하자 레이저 눈빛을 쐈다. 이대성은 아차 싶어 관중석을 바라보니 유 감독님이 건아에게 줬어야지란 제스처를 했고 그 다음에는 성공하자 고개를 끄덕이셨다라며 웃었다. 용인=최승식 기자

한국과 레바논전을 관중석에서 지켜 본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이대성이 실수하자 레이저 눈빛을 쐈다. 이대성은 아차 싶어 관중석을 바라보니 유 감독님이 건아에게 줬어야지란 제스처를 했고 그 다음에는 성공하자 고개를 끄덕이셨다라며 웃었다. 용인=최승식 기자

이대성은 ‘한국 농구의 돌연변이’로 불린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미국 무대를 두 차례나 노크했다. 중앙대 3학년 때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디비전2 브리검영대로 농구 유학을 떠났다. 이대성은 “초등학교 때부터 ‘난 언젠가 NBA에서 뛸 거야’란 말을 달고 살았다. 친구인 장재석(오리온)이 대학 시절 NBA 가드 스티브 내시의 영상을 보여줬다. 어시스트 능력 등 내가 가지지 못한 걸 갖고 있었다. 더 늦기 전에 미국 무대에 도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원래 파워포워드로 뛰었는데 농구 본고장 미국에 가보니 포인트 가드가 더 적합하다고 하더라. 미국 이름도 대성과 내시를 합해 ‘대시’라 지었다”고 말했다.
 
2013년 현대모비스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이대성은 군팀 상무를 거쳐 2017년 10월 NBA 하부리그인 G리그 이리 베이호크스에 입단했다. 하승진(KCC)·방성윤(은퇴)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세 번째로 G리그에서 뛰었다. 그러나 11경기에 출전해 평균 2.5점에 그쳤고, 그해 12월 방출돼 현대모비스에 복귀했다.
 
이대성의 집안 사정이 넉넉한 것도 아니다. 미국을 찍고 돌아와 출전경기가 적은탓에 현재 연봉이 1억원이다. 신인 드래프트 동기인 김종규(LG)의 연봉은 3억2000만원. 이대성의 연봉은 그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대성은 “G리그팀 연봉은 2000만원이었지만, 돈보다는 도전이 좋았다. 비록 NBA 입성에는 실패했지만 많은 걸 배우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모비스 목표는 54경기 전승이란 당돌한 발언으로 팬들에게 지지를 받는 이대성. 그는 4패하면 50승4패가 목표고, 이런 발언을 해야 농구 붐이 일어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용인=최승식 기자

모비스 목표는 54경기 전승이란 당돌한 발언으로 팬들에게 지지를 받는 이대성. 그는 4패하면 50승4패가 목표고, 이런 발언을 해야 농구 붐이 일어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용인=최승식 기자

 
이대성은 올 시즌 프로농구에서 평균 13.2점, 3.6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그의 활약을 앞세워 현대모비스는 단독 선두(15승3패)를 달리고 있다.
상처로 가득한 이대성의 다리. 용인=박린 기자

상처로 가득한 이대성의 다리. 용인=박린 기자

 
무릎이 상처투성이인 이대성은 “하루에 슛 연습을 300~500개씩 한다. 경기를 망친 날 밤새 슛연습을 한 적도 있는데 코치님이 말리더라. 너무 분해서 새벽에 또 슛 연습을 했는데, 계속하다가는 손목 관절이 끊어질 것 같아 멈췄다. 몸에는 미안하지만, 상처는 훈장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수비는 얼마나 간절하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나온다. 상대 선수가 제 얼굴만 봐도 질리게 하고 싶다”며 “지금보다 더 기량을 향상시켜 내년 월드컵에도 꼭 나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대성(28)은 …
출생: 1990년 5월 30일
체격: 1m90㎝, 85㎏
포지션: 가드
출신학교: 삼일상고-중앙대
소속팀: 현대모비스(2013~14)-상무(2014~16)-
현대모비스(2017~)
특이사항: 브리검영대(2012),  
미국 G리그 이리 베이호크스(2017)
대표팀: 2019 중국 월드컵 본선 진출 기여
별명: 대시(이대성+스티브 내시)
 
용인=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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