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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치즈핫도그 열풍에 이사간 日 주민···도쿄에 무슨일

중앙일보 2018.12.03 16:25
3일 정오가 지난 시각 도쿄 신주쿠(新宿)구 신오쿠보(新大久保)역 주변 거리는 평일이지만 꽤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이곳은 도쿄의 대표적인 '코리아 타운'이자 한류의 중심지다. 
 

日방송 "핫도그 손님, 주민들 생활 공간까지 침투"
주민들 구청에 진정서 접수 "핫도그 후유증 심각"
엿가락같은 치즈 사진 올리려는 젊은이에 인기
평일 가게앞 장사진,주말엔 발디딜틈도 없어
핫도그 들고 쇼핑하는 손님들로 상인들 골치

요즘엔 한류를 즐기려는 일본인들뿐만 아니라 주변의 일본어학원에 다니는 베트남ㆍ네팔 등 다른 국가 출신 학생들의 발걸음까지 몰리면서 단순한 '코리아 타운'이 아닌 '아시아 타운'의 성격까지 띠게 됐다.
 
월요일인 3일 신오쿠보역 주변의 치즈 핫도그 가게앞에 줄을 지어 기다리고 있는 손님들의 모습. 서승욱 특파원

월요일인 3일 신오쿠보역 주변의 치즈 핫도그 가게앞에 줄을 지어 기다리고 있는 손님들의 모습. 서승욱 특파원

 그곳에서 최근 인파를 빨아들이는 역할을 하는 명물이 바로 치즈핫도그다. ‘한국판 아메리칸 핫도그’로도 불리는 음식 한류의 대표적인 히트 상품이다. 
 
핫도그안에 치즈를 잔뜩 넣어 한 입 물면 치즈가 엿가락처럼 늘어난다. 그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찍어 자신의 인스타그램 등에 올리려는 젊은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맛도 맛이지만, 사진때문에 400엔~500엔(약 4000~5000원)정도의 싸지 않은 가격에도 손님이 몰린다. 
 
월요일인 3일 신오쿠보역 주변의 거리에서 치즈 핫도그 등 한국 음식을 먹고 있는 손님들의 모습. 서승욱 특파원

월요일인 3일 신오쿠보역 주변의 거리에서 치즈 핫도그 등 한국 음식을 먹고 있는 손님들의 모습. 서승욱 특파원

신오쿠보 거리에 가면 굳이 일부러 찾으려 하지 않더라도 핫도그 가게의 위치를 저절로 알게 된다.
 
 '맛집'으로 알려진 가게마다 줄을 지어 기다리는 젊은이들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3일 오후도 마찬가지였다.
 
가게에서 차도까지 폭이 3m 될까 말까한 길가에 늘어서서 핫도그를 먹는 이들 때문에 안그래도 좁은 길은 더 좁아보였다.  
 
주말엔 발디딜 틈조차 없다. 1~2일 이곳을 취재했던 일본의 민영방송 TV아사히에 따르면 주말엔 신오쿠보의 중심 거리와 주변 주택가 골목길 할 것 없이 앞으로 전진하기가 어려울 만큼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핫도그 가게 앞 행렬도 당연히 더 길어질 수 밖에 없다. 
3일 신오쿠보역 주변 골목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몰렸다. 서승욱 특파원

3일 신오쿠보역 주변 골목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몰렸다. 서승욱 특파원

 
현재 신오쿠보역 주변에서만 15개 안팎의 핫도그 가게가 영업중이다. "하루 매상은 영업비밀"이라지만 보통 주말이면 수백개씩은 팔고, 맛집으로 소문난 곳에선 하루 1000~2000개까지 팔린다고 한다.
 
그런데 3일 방송된 TV아사히의 와이드 뉴스쇼는 "핫도그의 인기가 폭발하면 할수록 주변 거리엔 쓰레기가 넘쳐나고, 그래서 지역 주민과 다른 매장 상인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르며 사회문제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핫도그라는 음식의 특성상 테이블에 앉아 먹기 보다 들고 다니며 먹거나 가게 주변에 서서 먹는 사람이 많다. 물론 가게 주변에 휴지통이 있지만, 핫도그의 종이 받침과 꼬치를 길에 버리거나 주변에 방치된 쓰레기 비닐에 아무렇게나 우겨 넣는 사람도 많다.  
 
손님들이 주민들의 생활 공간을 침범하고 있는 것도 골치다. 
 
TV아사히엔 "외출을 하기 위해 문을 열었더니 학생 4~5명이 현관문 밖 계단에 쪼그리고 앉아 핫도그를 먹고 있더라. 왜 여기서 먹느냐고 나무랐지만 ‘집인 줄 몰랐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하소연하는 주민의 불만이 소개됐다.  
 
이런 불편때문에 이사를 한 이웃까지 있다고 했다. 
 
3일에도 가는 곳마다 "이 주변에선 식사 금지"라고 쓰인 경고문이 붙어있었다.
건물 주변에서 음식을 먹거나 담배를 피거나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는 경고문. 서승욱 특파원

건물 주변에서 음식을 먹거나 담배를 피거나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는 경고문. 서승욱 특파원

 
피해는 주변 매장의 상인들에게까지로 확산되고 있다.  
 
핫도그를 들고 매장으로 들어오는 손님들때문에 시비가 붙기도 하고, 심지어 음식물을 가게에 떨어뜨려 영업에 지장을 주는 경우도 있다.  
 
핫도그에 묻어있는 양념이 진열중인 흰색 구두위에 떨어져 물건을 팔지 못하게 된 상인의 사연도 전파를 탔다.  
 
주민들과 상인들 사이에선 “핫도그 때문에 신오쿠보가 슬럼가로 바뀌고 있다”는 불만까지 터져나온다. 
 
그래서 일부 주민들은 신주쿠 구청에 진정서를 제출했고, 구청이 핫도그 상인들을 상대로 ^휴지통 설치^손님들에 대한 계도 활동 등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TV아사히는 보도했다.
 
겨울연가의 '욘사마'가 위세를 떨쳤던 제1한류, 카라 등 아이돌그룹이 활약했던 제2의 한류에 이어 현재의 제3한류는 TWICE와 BTS(방탄소년단)등 K-팝과 음식 한류가 접목한 형태다. 
소란을 피우지 말라는 경고문이 신오쿠보 거리에 붙어있다. 서승욱 특파원

소란을 피우지 말라는 경고문이 신오쿠보 거리에 붙어있다. 서승욱 특파원

 
치즈닭갈비와 함께 음식 한류를 이끄는 주역인 핫도그의 고공행진이 계속되려면 지역주민ㆍ상인들과의 공존을 위한 비책이 필요하다고 일본 언론들은 진단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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