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훨훨 나는 여자투어, 남자투어와 다른점 뭘까?

중앙일보 2018.12.03 13:00
[더,오래] 민국홍의 19번 홀 버디(18)
'2018 KLPGA 대상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대상 시상식을 보면서 여자프로 투어는 올 한 해도 훨훨 날았다는 사실에 박수를 보냈다. [뉴스1]

'2018 KLPGA 대상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대상 시상식을 보면서 여자프로 투어는 올 한 해도 훨훨 날았다는 사실에 박수를 보냈다. [뉴스1]

 
남녀 프로골프 투어가 올 한해를 마감했다. 여자 프로골프협회는 지난달 27일 그랜드 인터콘티넨털 호텔에서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협회) 대상 시상식을 했고 남자 프로골프 협회는 오는 13일 하얏트 호텔서 KPGA(한국 남자프로골프협회) 대상 시상식을 연다.
 
전임 KLPGA 전무 자격으로 초대를 받아 여자프로골프협회의 대상 시상식을 보면서 여자프로 투어가 올 한해도 훨훨 날았다는 사실에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레프리(경기위원)로 일하고 있는 KPGA의 골프투어가 큰 성장을 앞두고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아쉬웠다.
 
한국의 여자 투어는 미국이나 일본의 LPGA 투어에 비견할 만큼 세계 3대 투어의 하나로 자리 잡았고 점점 발전해나가고 있어 전망이 밝다. 올해 여자 대회는 6개나 없어졌지만 4개가 새로 생겨 총 28개 대회가 열렸다. 상금 규모는 지난해 207억 원에서 206억 원으로 1억 원 낮아졌지만 대회당 상금 규모는 커졌다.
 
2018 KLPGA 대상 시상식에서 최혜진 선수가 수상 후 소감을 말하고 있는 모습. 대형신인 최혜진 선수가 대상을 거머쥐면서 여자투어는 대형스타를 발굴해내는 화수분임을 입증했다. [연합뉴스]

2018 KLPGA 대상 시상식에서 최혜진 선수가 수상 후 소감을 말하고 있는 모습. 대형신인 최혜진 선수가 대상을 거머쥐면서 여자투어는 대형스타를 발굴해내는 화수분임을 입증했다. [연합뉴스]

 
선수도 대형신인 선수가 출현해 투어의 흥행을 배가시켰다. 최혜진 프로가 신인상에 만족하지 않고 시상식의 하이라이트인 대상까지 거머쥐는 일대 사건을 일으켜 여자투어는 대형스타를 발굴해내는 화수분임을 입증했다.
 
상금왕과 최저 타수 상을 받은 이정은 6 선수는 미국의 LPGA 투어로 진출하지만 한국의 국내 투어는 오지현, 배선우, 김지현, 장하나 등 기존 선수를 비롯해 최혜진, 이소영, 이다연, 김아림 등 새로운 얼굴의 스타급 선수가 즐비하고 대회도 늘 것으로 보여 상승가도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내년부터 BMW 여자 대회가 미국의 LPGA로 넘어가지만 하나은행이 미국 LPGA를 그만두고 상금 15억 원 규모의 국내 여자 대회를 열고 BMW LPGA 대회와 정면으로 승부를 펼친다는 계획이다. 제약회사인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도 여자대회 개최를 공언하고 있어 대회가 하나 더 생길 듯하다. 내년에도 여자대회의 열기는 더욱 뜨거울 것 같다.
 
또 KLPGA도 올 창립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투어의 세계화(global KLPGA)를 내세우고 있어 겨울 시즌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 윈터 투어가 가시화될 것 같다.
 
남자투어는 언뜻 지난해와 비교하면 대회 수가 17개로 지난해보다 2개나 줄어 위축된 것처럼 보이지만 내실을 다진 한해라고 할 수 있다. 상금 총액도 143억원으로 다소 늘었다. KEB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과 KB금융 리브 챔피언십 등 금융권 대회가 2개나 새로 생겼다.
 
국내 굴지의 KEB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이 남자투어의 스폰서로 등장했다는 것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내가 KLPGA 전무로 있던 시절 여자투어는 늘 대회 수가 적어 고민됐다.
 
2005년 14개, 2006년 17개, 2007년 22개, 2008년 28개를 대회를 했는데 2005년과 2006년은 여자프로 골퍼나 협회 관계자들의 싸늘한 시선을 느꼈고 늘 죽을 맛이었다. SBS 골프에서 방송으로 골프가 직업인 프로선수들이 대회 수가 적어 손가락을 빨고 있다는 기사를 내보낸 적도 있었다.
 
그래서 협회 차원에서 참으로 많은 일을 했었다. 대회유치에 전력을 다하는 한편 프로암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투어 선수들에게 에티켓 교육을 강화해 스폰서의 환심을 사도록 노력했다. 또 방송국이 가지고 있던 방송권도 협회로 가져오고 방송의 질도 향상했다.
 
서희경 선수의 릴리스 자세. 20위권 안팎에서 머물던 서희경 프로가 신데렐라처럼 스타로 탄생해 신지애 프로와 양강 구도를 만들어 여자투어의 비약에 밑거름 역학을 했다. [중앙포토]

서희경 선수의 릴리스 자세. 20위권 안팎에서 머물던 서희경 프로가 신데렐라처럼 스타로 탄생해 신지애 프로와 양강 구도를 만들어 여자투어의 비약에 밑거름 역학을 했다. [중앙포토]

 
이러던 차에 국민은행이 대회를 4개나 열어주었다. 대회가 22개가 넘어가니 스타도 발굴됐다. 20위권 안팎에서 머물던 서희경 프로가 신데렐라처럼 스타로 탄생해 신지애 프로와 양강 구도를 만들어 여자투어의 비약에 밑거름 역할을 했다.
 
요즘 남자투어를 보면 여자 투어의 2006년을 보는 것 같다. 국민은행이나 KEB하나은행 같은 금융권이 스폰서로 참여한다는 것은 남자프로대회에서 흥행의 싹을 보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제네시스 챔피언십 대회에 갤러리가 4만 명 정도 운집하는 것을 보면 남자골프대회의 잠재력을 알 수 있다. 또 금융권은 보수적이라 한번 대회를 하면 그 대회를 오랫동안 지속해서 키워나가는 속성이 있다.
 
또 이는 다른 금융권 기업이 대회를 열도록 하는데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금융권의 대회참가는 남자 프로들이 남자투어의 부진을 벗어나기 위해 대오각성을 하고 열심히 해온 결과이기도 하다.
 
요즘 남자 골프대회의 프로암을 참가한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선수들이 참으로 친절하고 훌륭하다”고 입을 모은다. 스폰서들도 대회 개최한 뒤 “선수들이 너무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실제로 열심히 한다”고 고마워해 한다고 한다.
 
박상현 선수가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는 모습. 박상현 선수가 3승을 해 스타급 선수로 성장했고, 최호성 선수도 주목을 받고 있어 남자 투어에 좋은 소식을 들려주고 있다. 남자투어 관계자 모두가 절실한 심정으로 더욱 분발할 때다. [매일경제 제공]

박상현 선수가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는 모습. 박상현 선수가 3승을 해 스타급 선수로 성장했고, 최호성 선수도 주목을 받고 있어 남자 투어에 좋은 소식을 들려주고 있다. 남자투어 관계자 모두가 절실한 심정으로 더욱 분발할 때다. [매일경제 제공]

 
선수라는 관점에서 보면 박상현 선수가 3승을 해 스타급 선수로 성장했고 낚시 스윙으로 유명한 최호성 선수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선수로 등장한 것도 좋은 소식이다.
 
내년에는 남자투어의 방송을 담당하는 JTBC와 협회가 각각 대회 1개씩을 늘릴 계획으로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LG그룹도 신임회장 체제가 안정화 되면 대회개최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 한국에서 골프투어가 활성화하려면 대회 수가 최소 20개는 되어야 한다. KLPGA 전무를 하면서 경험으로 갖게 된 생각이다. 대회가 20개가 되면 프로선수들도 투어에 전념할 수 있고 스타들이 발굴되기 마련이다. 그러면 투어는 더욱 탄력을 받게 된다. 지금 남자투어가 바로 그 직전에 놓인 것 같다. 남자투어 관계자 모두가 절실한 심정으로 더욱 분발할 때다.
 
민국홍 KPGA 경기위원 minklpg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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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국홍 민국홍 KPGA 경기위원 필진

[민국홍의 19번 홀 버디] 골프 전문가다. 현재 KPGA(한국남자프로골프협회) 경기위원과 KGA(대한골프협회) 규칙위원을 맡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전무를 역임했고 스포츠마케팅회사인 스포티즌 대표이사로 근무하는 등 골프 관련 일을 해왔다. 인생 2막을 시작하면서 골프 인생사를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풀어나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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