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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어쩌나” 이해찬 취임 100일, 앞에 놓인 ‘3가지 숙제’

중앙일보 2018.12.03 06:00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지난 8월 25일 당선된 이 대표는 ‘강한 리더십’을 외치며 100일간 당을 이끌었다.
 
당에선 이 대표에 대해 “똑똑하고 선명하다”고 평가하는 이들이 많다. 이 대표는 종종 “내가 총리를 해봐서 안다”는 말로 논란을 잠식시킨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 부동산 문제 등 민감한 이슈를 먼저 제기한 것도 이 대표다. 이 때문에 당 내부에선 대체로 “당의 존재감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각론에 들어가면 당 안팎의 의견이 분분한 이슈들이 많다.
 
당장 최근 하락세가 두드러진 당 지지율을 반등시켜야 하는 게 이 대표의 당면 과제다. 특히, 발등의 불인 '이재명, 노동계, 선거제' 3가지 이슈를 어떻게 다루느냐가 관건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3일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한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중앙포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3일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한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중앙포토]

◇이재명 거취
취임 직후부터 현안에 대해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 온 이 대표지만, 유독 이재명 경기지사 문제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모양새다. 
 
문재인 대통령 등을 비방해 논란이 된 트위터 계정 ‘혜경궁 김씨’의 주인이 이 지사의 아내 김혜경씨라고 경찰이 발표한 것을 두고 “재판까지 보자”(11월 23일 기자간담회)고 답한 게 전부다.
 
문제는 이 지사를 둘러싼 논란이 당 분란의 불씨가 된다는 점이다. 주말인 1일에도 이 지사의 탈당을 촉구하는 민주당 당원 수십명이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같은 날 이 지사 지지자들도 “마녀사냥 그만하라”며 경기 성남 등지에서 따로 모였다. 
이해찬 대표가 지난달 18일 이재명 지사의 탈당 등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이러지 말라"고 답하고 있다. [JTBC 캡처]

이해찬 대표가 지난달 18일 이재명 지사의 탈당 등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이러지 말라"고 답하고 있다. [JTBC 캡처]

이미 당에 끼치는 부정적 여파가 수치로도 확인된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주 민주당 지지율(37.6%)은 9주 연속 하락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가장 낮았는데, ’혜경궁 김씨 논란 여파’가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대중의 정치혐오를 키우고, 친문(친문재인) 주류와 비주류 간 갈등으로까지 비치면서 지지층이 등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내에선 “검찰의 기소 결정 시점에 당이 조처해야 한다”(홍영표 원내대표)는 주장도 나오지만, 당 윤리위원회 회부 등 징계절차에 대한 최종 결단은 결국 이 대표의 몫이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지난달 27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체코·뉴질랜드 순방에 나섰다. 이날 문 대통령이 서울공항에서 환송 나온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지난달 27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체코·뉴질랜드 순방에 나섰다. 이날 문 대통령이 서울공항에서 환송 나온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노동계 관계
문재인 정부와 노동계가 사사건건 부딪치는 것도 큰 문제다. 최근엔 ‘탄력 근로제’ ‘광주형 일자리’ 등을 두고 노동계의 발언 수위가 점점 세지고 있다. 지난 1일 노동자 1만5000여명이 국회 앞에서 연 ‘민중공동행동’ 집회에선 “탄핵 망치를 두드렸던 국회가 촛불 항쟁 이전으로 세상을 되돌리려 하고 있다. 2년 전 박근혜를 끌어내렸듯 다시 힘을 모으자”는 발언도 나왔다.
 
여기에 최근 유성기업 노조원들이 임원을 폭행한 사건이 불거지면서 노조 이슈를 다루기가 한층 더 복잡해졌다. 이 대표는 지난 28일 당 회의에서 “(폭행 사건이) 절대로 다시는 발생해선 안 된다”고 노조를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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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마냥 '각을 세우며' 나설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노동계는 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이라 어떤 식으로든 이들을 끌어안는 게 중요하다.
 
이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노무현 정부 때도 노조와 싸우다 시간을 허비했는데, 이를 이 대표도 잘 알고 있다”며 “노동계를 무조건 달랠 수도 때릴 수도 없는 상황이기에 고민이 깊다”고 전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3일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중앙포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3일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중앙포토]

◇선거제 변경
바른미래당ㆍ민주평화당ㆍ정의당(야3당)과의 관계도 최근 이 대표의 새로운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핵심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매개로 하는 선거구제 개편.
 
이 대표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당이 공약한 건 권역별 정당 명부 비례대표제”라고 발언하자, 야 3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서 말을 바꿨다”며 날을 세웠다.
 
특히 ‘범진보’ 진영으로 분류되던 평화당과 정의당도 이 대표를 비난하고 나서면서 부담이 크다. 선거제 논란이 이어질 경우 3당의 공조 분위기가 흔들릴 수도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29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권역별 비례대표제의 기본 틀 위에서 연동형 제도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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