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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 중장년 실업률 역전 … “정책 방향 틀라”는 경고

중앙일보 2018.12.03 00:07 종합 30면 지면보기
세계 주요국의 흐름과 달리 우리만 겪고 있는 일자리 보릿고개가 중장년까지 덮치고 있다. 어제 통계청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올 2분기 55~64세 실업률은 1년 전보다 0.4%포인트 상승한 2.9%로 치솟았다. 이는 같은 기간 2.7%를 기록한 미국을 앞지른 수치다. 이런 흐름은 3분기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고용한파는 20대 청년에서 시작돼 3040세대를 넘어 50대 중장년까지 확산되고 있다.
 
한국의 중장년층 실업률이 미국보다 높아진 것은 1999년 3분기 이후 19년 만에 처음이다. 이는 ‘일자리 정부’를 자처한 문재인 정부의 정책 방향에 뚜렷한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이 한국의 배를 넘는 미국보다 실업률이 높아졌다는 것은 경제의 역동성이 크게 저하됐음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한국 경제는 주력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좋은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에서도 일자리가 증발하고 있다. 여기에다 ‘소득주도성장’은 취업자의 25%에 달하는 자영업자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도·소매업, 숙박·음식에서만 벌써 20만 개 넘는 일자리가 사라졌다. 청년들에 뒤이어 부모 세대인 50대도 줄줄이 일을 접은 여파다.
 
정부는 즉각 정책 방향을 틀어야 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후보자는 내일 인사청문회에서 이에 대한 구체적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반시장·반기업적 노동단체의 요구에는 선을 긋고, 공기업을 통한 ‘이틀짜리 인턴’ 같은 실적 부풀리기 꼼수는 당장 접어라. 나아가 말잔치에 그쳤던 혁신성장에 속도를 내겠다고 약속하라. 그래야 기업 투자가 되살아나고 일자리를 만들 분위기가 조성된다. 마침 미·중 양국이 90일간 무역전쟁의 휴전에 들어가면서 당분간 통상 파고의 공포에서는 벗어나게 됐다. 정부가 정책 방향 전환에 집중해 고용 한파를 녹일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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